최근 대구 학교 해외 수학여행비 150만~250만원선
학부모, ‘결정 문제없다 VS 굳이 해외로?’ 갑론을박
지역 학교별 현황조차 확인 않는 시교육청 문제 제기
수학여행 참가비용이 150만원인 것을 보고 놀라는 학부모의 모습 <인포그래픽=생성형 AI>
최근 대구지역 초·중·고교의 높은 수학여행 참가비용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역 학교들이 해외 수학여행 시 학생당 부담해야 할 참가비를 150만원 이상 책정하면서 학부모들이 적잖이 고심하고 있다. 학교 측은 충분한 의견 수렴과 관련 절차를 밟았다고는 하지만 미국·이란 전쟁발 고물가 상황에서 학부모들에겐 큰 고민거리가 될 수 있다.
21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4일 대구 수성구 한 고교가 추진한 일본 수학여행비가 155만원에 달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된 바 있다. 동구의 한 초등학교는 이달 싱가포르 수학여행비로 250여만원을 책정했다. 중구지역 한 초등학교에선 같은 국가로 가면서 학생당 220여만원을 부담시켰다.
학부모들 사이에선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의견 수렴 등 관련 절차를 거쳐 문제가 없다는 의견과 굳이 해외로 가야 하냐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학부모 김정혜(여·44·중구)씨는 "아이가 해외를 원하니 보낼 수밖에 없다"며 "학교가 작성한 해외 수학여행 비용 리스트를 보면 금액이 다소 많더라도 납득은 된다. 현재 논란은 총액만 봐서 일어난 것"이라고 했다.
반면, 학생에게 비싼 참가비 부담을 지워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학부모 이진영(여·53·남구)씨는 "국내에도 얼마든지 좋은 장소가 많은데 굳이 해외로 가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학교나 교육청에서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 재정을 지원한다지만, 받는 학생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고 했다.
지역 공·사립학교의 수학여행 관리를 하지 않는 대구시교육청에 대한 문제도 제기된다. 수학여행 계획은 학교가 학교장 재량과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결정하다 보니 시교육청이 관여하지 않는다. 대구시교육청은 일일·숙박형 현장체험학습으로 각각 나눠 숫자 확인만 할 뿐 장소 및 참가비 등 구체적인 내용까진 파악하지 않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관련 포털을 통해 현황을 공개하는 것과 상반된다.
수성구 한 고교 교사는 "시교육청이 학교별 수학여행 현황만 모두 파악했어도 일선 학교들은 부담스러워 쉽게 국외 계획을 잡지 못한다"며 "교육청이 빠르게 나섰다면 논란을 막을 수 있었다"고 했다.
시교육청 내부에선 수학여행 관리를 두고 부서 간 책임 소재가 모호하다. 기존엔 초교 문제를 시교육청 초등교육과가, 중·고교는 중등교육과가 각각 관리했다. 안전 문제 인식이 강해지면서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부터는 '안전총괄과'가 학교 수행여행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시교육청이 바라보는 수학여행이 학교 밖 교육과정의 내실보다는 '안전 문제'만 없으면 되는 정례 행사로 치부되는 셈이다.
대구시교육청 안전총괄과는 "현재 교육부가 불거진 수학여행 문제로 관련 논의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침이 나오면 지역 상황에 맞춰 적용하겠다"고 했다.
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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