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섬·미세먼지·소음 덜어내는 서대구권 완충지대
와룡산 자락과 맞닿아 산책·등산 함께 즐기는 숲길
동선 안내·홍보·생태 체험 콘텐츠 보강은 과제
지난 5일 오후 대구 서구 중리동 상리공원 둘레길에서 시민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구경모기자
지난 5일 오후 대구 중리동 상리공원 입구. 아파트와 상가가 빽빽하게 들어선 공간 사이로 녹색 풍경이 펼쳐졌다. 입구 안쪽엔 녹음이 짙게 깔렸다. 공원 안에는 넓은 광장과 잔디밭이 펼쳐졌고, 산책로도 완만하게 이어졌다. 길가에는 나무 그늘이 자연스레 조성됐다. 도로와 주거지로부터 멀지 않지만, 숲속에 있으니 차량 소음에선 자유로웠다.
상리공원은 서대구 생활권을 대표하는 대형 녹색 공간이다. 면적은 21만8천641㎡. 축구장(7천140㎡) 30개를 합한 크기다. 이 공원의 또 다른 특징은 생활권 안에서 걷고, 쉬고, 운동할 수 있는 주거지 근처 여가 공간이라는 점이다. 벤치와 쉼터가 놓여 있어 노년층도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다.
지난 5일 오후 대구 상리공원 광장에서 시민들이 휴일 오후를 보내고 있다. 구경모기자
실제 취재진이 둘러본 상리공원 곳곳에선 운동기구를 이용하거나, 숲 그늘 속 사색을 즐기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공원에서 만난 권지연(여·27)씨는 "서구에 살지는 않지만 조용하고 넓은 공원이 있다고 해 일부러 휴일을 맞아 찾았다. 산업단지와 주거지가 맞닿은 대구 서부권에서 색다른 매력의 도심 속 녹지를 만나서 너무 반가웠다"며 "다른 공원들처럼 인위적으로 꾸민 느낌이 강하지 않고, 소박하지만 자연 그대로의 멋을 담고 있는 점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전문가들도 상리숲의 도시환경적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계명대 최이규 교수(생태조경학과)는 "상리숲처럼 도심 주거지와 산업·교통축 사이에 있는 대규모 녹지는 도시 열섬을 완화하고 미세먼지와 소음을 줄이는 완충지대 역할을 한다"며 "다만 도시숲의 가치는 나무가 많다는 사실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이용자가 숲의 구조와 생태적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수목 안내, 생태 해설판, 계절별 숲 체험 프로그램 등을 보강하면 주민 휴식은 물론 생태 교육과 치유 기능까지 갖춘 생활권 도시숲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대구 서구 중리동 상리공원 둘레길 안내판. 구경모기자
아쉬운 점은 있다. 공원 내부 동선 안내가 선명하지 않은 게 '옥의 티'였다. 취재진이 1시간 30분간 직접 걸어 본 상리공원은 면적이 넓어 처음 찾은 방문객이 주요 산책로와 체육시설, 쉼터 위치를 한눈에 파악하기 쉽지 않아 보였다. 입구와 갈림길마다 거리, 소요시간, 화장실 위치 등을 표시한 안내판을 보강하면 이용 편의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였다.
대구 서구청 안은영 도시공원과장은 "상리공원은 산단이 밀집한 대구 서부권에서 보기 드문 도심 속 대형 녹지여서 개발과 보전 사이의 균형성을 늘 고민해야 하는 공간"이라며 "사업비 128억 원을 투입해 조성한 만큼, 지역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녹색지대다. 주민들도 점차 많이 찾는 추세"라고 했다. 구청은 앞으로 체육시설과 산책 편의시설 등을 확충할 계획이다. 오는 8월엔 공원에 풋살장과 족구장이 조성된다고 한다.
구경모(대구)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