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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교육 메카라더니”… 엄마는 교실서 ‘그림자 노동’

2026-05-10 17:38

대구 유급 지원인력 1명당 학생 10.9명
전체 지원인력 32.8%는 ‘사회복무요원’
2년새 학생 655명 폭증, 실무원은 4명↑

대구시교육청 전경. 영남일보DB

대구시교육청 전경. 영남일보DB

최근 대구시교육청 자유게시판에 학부모가 올린 글이 논란이 되고 있다. 글은 복합 중증 장애를 가진 자녀가 특수학교 배정에서 탈락해 일반 중학교 특수학급에 배치됐으나, 특수교육실무원(이하 실무원)이 없어 방치됐다는 내용이다. 게시글에 따르면 해당 학생은 입학 후에도 제때 실무원 배치를 받지 못해 하루 2시간 단축 수업을 받아야 했다. 또 학부모는 매일 함께 등교해 교실 이동과 식사를 직접 돕는 '그림자 노동'에 시달려야만 했다. 이는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단발성 민원이 아니다.


영남일보 취재 결과 대구 특수교육대상자 다수의 가정이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같은 구조의 '그림자 노동'을 떠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시교육청 측은 "최근 정부의 기간제 채용 단속 분위기가 있는 상황 속에서 당시 인력 채용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상황이 급박한 만큼 인력 충원을 했다. 다만 인력 충원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시일이 걸렸다. 해당 학부모와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최대한 지원하려고 했다"고 해명했다. 대구교육의 자부심을 상징하는 대구시교육청의 슬로건이 무색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구는 전국 최초의 문화예술 중점 특수학교인 대구예아람학교와 직업교육 중점의 대구이룸고등학교를 설립하며 '특수교육의 메카'로 불려왔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5년 특수교육통계'를 보면 대구의 특수교육대상자 6천173명 중 1천506명이 일반학급(전일제 통합학급)에 배치돼 수업을 듣고 있다. 대구의 완전통합교육 비율은 약 24.4%로 전국 평균인 16.2%를 크게 웃돈다. 하지만 지표의 이면에는 학부모가 교실을 지키며 생업마저 포기해야 하는 현실이 도사리고 있었다.


◆ '특수교육의 메카'라더니… 실무원 1명이 11명 감당


영남일보가 '2025년 특수교육통계'를 분석한 결과 현재 대구 특수교육대상자의 66.5%(4천107명)가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 유·초·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다. 장애학생과 비장애 학생이 함께 어울리는 '통합교육'이 확대되고 있지만 늘어나는 수요를 뒷받침할 현장의 '인프라와 인력'은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애학생 교육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특수교육실무원 등 유급 특수교육 지원인력은 대구 전체를 통틀어 566명에 불과하다. 실무원 1명이 10.9명의 장애학생을 감당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장애학생 수가 3천604명인 대전이 실무원 633명으로 1인당 5.7명, 울산이 학생 수 3천135명에 실무원 509명으로 1인당 6.2명의 학생을 감당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열악한 수준이다. 단순 환산하면 대구 실무원 1명이 떠안는 학생 수는 대전의 1.9배, 울산의 1.8배에 달한다.


부족한 인력의 빈자리는 '사회복무요원'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장애학생의 돌발행동 중재 등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마저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이들에게 맡겨지고 있는 것. 대구의 전체 특수교육 지원인력 843명 중 무려 32.9%에 달하는 277명이 사회복무요원이다. 이는 전국 평균 27.9%보다도 높고 사회복무요원 의존율이 2.5%(23명)로 가장 낮은 인천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편이다.


<인포그래픽=생성형 AI>

<인포그래픽=생성형 AI>

'통합교육'이라는 명분 아래 일반학급으로 보내진 아이들의 현실은 더욱 서글프다. 대구 관내 일반학급(전일제 통합학급)에 배치된 특수교육대상자는 1천506명에 이르지만 2025년 교육청 집계 기준 일반학급에 배치된 특수교육 지원인력은 단 1명에 불과했다. 결국 지원 공백을 교사, 동급생 등 학교 구성원, 그리고 학부모의 그림자 노동에 기대어 간신히 버텨내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셈이다.


◆ 학생 폭증할 때 인프라는 제자리


문제는 이 같은 지표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수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는 점이다. 1년 전 통계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으나 지난 1년간 실질적인 인력 확충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교육부의 2023년, 2024년, 2025년 특수교육통계를 교차 분석한 결과 대구의 특수교육 인프라는 개선은커녕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2023년 5천518명이던 대구 전체 특수교육대상자는 2025년 6천173명으로 불과 2년새 무려 655명이나 폭증했다. 하지만 이들의 손발이 돼 줄 전체 유급 지원인력은 2023년 562명에서 2025년 566명으로 4명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일반학급(완전통합교육)에서 이뤄지는 통합교육의 경우 지원체계의 한계가 더욱 두드러졌다. 2023년 일반학급에 배치된 장애학생은 1천399명이었고, 당시 이들을 위한 전담 유급 지원인력은 대구 전체에 2명이었다. 2년이 지난 현재 일반학급 학생은 1천506명으로 100명 이상 급증했지만 이들을 돕는 지원인력은 1명이다. 이는 2024년 3명에서 줄어든 수치다.


대구 특수교육의 현실은 타 시도의 적극적인 인프라 확충 행보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대전은 2024년 3천596명에서 2025년 3천604명으로 1년간 특수교육대상자가 단 8명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유급 지원인력을 598명에서 633명으로 35명이나 확충했다.


일반학급 지원 실태를 비교하면 그 격차는 더욱 컸다. 인천은 2024년 기준 일반학급에 18명의 유급 지원인력을 배치했다. 경북은 무려 82명의 유급 지원인력을 일반학급에 투입해 통합교육의 질을 높였다.학생 수와 인력 사이의 격차가 2년째 벌어지는 동안, 대구시교육청의 예산 심의·인력 정책 결정 과정에서 특수교육 인력 충원이 어느 우선순위에 놓였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매년 통계가 경고음을 울리는데도 동일한 결정 라인이 동일한 결론을 반복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 인력 부족이 아닌 의사결정 구조 자체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시교육청은 특수교육실무원 등 유급 지원인력 부족을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공무직 인건비가 높아 당장 유급 지원인력 충원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구시교육청 유아특수교육과 문병수 장학관은 "유급 지원인력 확충을 위해 공무직에 대한 총액 인건비를 상향 조정해달라고 올해 초 교육부 특수교육지원과에 건의해 놓은 상태"라면서 "실무원 배치를 특수학급에 우선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다보니 일반학급에 배치되는 유급 지원인력 수가 적은 것이다. 특수교육실무원은 아니지만 대신 올해부터 협력강사, 한시적기간제근로자 등 118명을 투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장애학생들의 학습권 보장 및 교사 업무 과중 방지 차원에서라도 실무원의 확대 배치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신수정 대구교사노조 대변인은 "사회복무요원은 돌발행동 제재 등 단순 보조에 그칠 수밖에 없다. 화장실 이용 등 신변처리 시 성별 차이로 인한 불편함이 있을 수도 있고 전문성 부족으로 교육적 지원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학생의 학습권 보장과 적절한 케어를 위해 전문성을 갖춘 특수교육실무원의 확대 배치가 절대적으로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특수학교 증설을 넘어, 일반학교 내에서도 공백 없는 실질적인 지원체계가 마련돼야만 학부모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진정한 통합교육을 실현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함께하는장애인부모회 허미연 사무국장은 "일반학교 진학 시 발생할 서비스 공백과 교육권 침해에 대한 우려 때문에 특수학교에 가지 못하면 입학을 유예하는 과감한 선택까지 하는 것이 부모들의 현실"이라면서 "학교 현장의 제각각인 어려움을 즉각적으로 해소해주는 촘촘한 지원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4일 한 학부모가 대구시교육청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 캡처.

지난달 24일 한 학부모가 대구시교육청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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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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