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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의 길] 두뇌 실험실 : 우리의 두뇌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가?

2026-09-11 06:00
윤기록 새마을문고대구동구지부 이사

윤기록 새마을문고대구동구지부 이사

살다 보면 누구나 예기치 않게 통증을 만난다. 오늘 아침도 그랬다. 일어났는데 어깨와 목이 뻐근하고 허리가 묵직해 곧바로 몸을 일으키기 어려웠다. 계단을 오를 때 무릎이 시큰거리거나 며칠째 머리가 지끈거린 날도 있었다. 그럴 때 우리는 "나이 들어서 그렇지", "조금 지나면 괜찮겠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한다. 바쁘다 보면 진통제 한 알로 통증을 잠재우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일도 다반사다.


하지만 통증은 몸이 보내는 경고일 수 있다. 집 안의 화재경보기가 위험을 알리듯, 통증도 몸 어딘가를 살펴보라는 신호를 보낸다. 경보음이 시끄럽다고 소리만 끈다고 해서 불씨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진통제로 아픔을 잠시 가라앉힐 수는 있지만, 되풀이되는 통증이라면 그 안에 담긴 이유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 이유를 이해하려면 몸만이 아니라 뇌에도 눈을 돌려볼 필요가 있다. 신경과학자 빌라야누르 라마찬드란은 샌드라 블레이크스리와 함께 쓴 '라마찬드란 박사의 두뇌 실험실'에서 흥미로운 사례를 들려준다. 팔을 잃은 뒤에도 사라진 팔이 여전히 아프다고 느끼는 '환상통'이다. 존재하지 않는 팔에서 통증을 느낀다는 사실은 통증이 단순한 신체 반응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뇌가 몸의 상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느냐도 통증에 영향을 미친다. 통증은 감각인 동시에 뇌의 해석이기도 한 셈이다.


그렇다면 통증과 어떻게 지내야 할까. 먼저 "오늘 내 몸이 조금 힘들구나" 하고 알아차리는 데서 시작하면 된다. 오래 앉아 있었다면 잠시 몸을 풀고, 무리했다면 충분히 쉬어도 좋다. 통증이 반복되거나 심해진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작은 신호를 제때 알아차리는 습관이 결국 큰 변화를 만든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힘든 표정에는 "괜찮으세요?"라고 묻지만 정작 자신의 몸에는 그 말을 건네지 못할 때가 많다. 바쁘다는 이유로 미루고,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이유로 견딘다. 그러나 아프다는 것은 때로 잠시 멈춰 지금의 나를 돌아보라는 뜻일지도 모른다.


통증을 참아내는 사람이 강한 것은 아니다. 자신의 몸에 귀 기울이고 제때 돌볼 줄 아는 것, 그것이 오래 삶을 지켜가는 힘이다. 어쩌면 통증은 우리를 괴롭히는 불청객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조금 더 마음을 두라고 건네는 몸의 가장 솔직한 말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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