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달·조류 등 다양한 생물 살아가는 도심 생태공간
시, 가로등 확충·4천500그루 식재… 안전·녹지 더해
지난 4일 오전 대구 신천 산책로에서 시민들이 산책과 자전거 타기를 즐기고 있다. 조윤화 기자
지난 4일 오전 11시쯤 대구 신천 둔치(신천교 일대). 취재진은 신천교에서 칠성교 방향으로 시민들과 함께 신천 둔치를 뚜벅뚜벅 걸었다. 잔잔한 물소리와 스치는 바람소리는 귀를 시원하게 했다. 평일이지만 가벼운 차림으로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이 적잖았다. 반려견과 산책을 나온 이들도 눈에 자주 띄었다. 벤치 곳곳에 앉은 어르신들은 하천 풍경을 바라보며 사색을 즐겼다. 시민들은 신천을 둘러싼 숲길에서 자연을 마주하며 따뜻한 위로와 활력을 얻는 듯 보였다.
지난 4일 오전 대구 신천변에서 한 시민이 체조를 하고, 인근 정자에서는 주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조윤화 기자
신천 숲길은 대구를 대표하는 녹지 공간이다. 시민들의 일상 속 휴식과 여가를 책임지는 도심 속 쉼터다. 달성군 가창면 우록리 우미산 밤티재에서 발원한 신천(총연장 27.06㎞)은 대구 도심을 남북으로 관통해 북구 침산동 부근에서 금호강과 합류한다. 물길을 따라 조성된 교량(가창교~침산교)은 총 14개. 이 교량을 잇는 자연 생태 축이 바로 12㎞ 길이의 신천 숲길(신천 둔치 산책로)이다.
이날 야외에 설치된 운동기구로 스트레칭을 하던 김영수(67)씨는 "집 근처에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이런 좋은 산책길이 있다는 게 참 큰 복이다"며 "매일 걸으면서 운동도 하고 수목도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지난 4일 오후 8시 대구 신천 산책로에서 시민들이 야간 경관을 즐기며 산책과 러닝을 하고 있다. 조윤화 기자
신천 숲길을 오가는 발길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았다. 같은 날 오후 8시쯤 다시 찾은 신천 둔치(신천교~칠성교)는 가족·연인, 산책나온 시민들과 퇴근 후 러닝에 나선 이들로 여전히 북적였다. 장진호(36)씨는 "퇴근 후 4~5㎞ 정도 뛰는 게 이젠 일상이 됐다"며 "바닥이 너무 딱딱하지 않고 자전거도로와 러닝 구간이 확실하게 분리돼 있어 뛰기가 편하다"고 했다. 4살 딸, 남편과 함께 신천을 걷던 이진희(여·37)씨는 "저녁을 먹고 소화도 시킬 겸 가족과 왔다"며 "신천 숲길은 대구의 다른 산책로와 비교해 규모가 크고, 가로등과 CCTV가 잘 설치돼 있어 밤에도 안심하고 걸을 수 있다"고 했다.
대구 수성구 희망교 아래 신천둔치에서 천연기념물인 수달(멸종위기종 1등급)과 왜가리가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모습. 영남일보DB
다양한 생물과의 공존이 가능한 것은 신천 숲길의 또 다른 매력이다. 신천 숲길은 '도심 생태계의 보고'로 불린다. 왜가리와 쇠백로, 해오라기는 물론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 등을 만날 수 있다. 이날 낮에도 삼각대에 망원 카메라를 설치해 신천을 찾은 새들을 촬영하는 사진가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수달도 서식한다. 대구시 대표 캐릭터 '도달쑤'는 바로 이 신천 수달을 모티브로 완성됐다. SNS에는 신천을 산책하다 수달을 마주쳤다는 시민들의 인증 영상이 종종 올라온다.
신천 숲길에 조성된 수목은 조금씩 늘어가고 있다. 대구시는 2023~2025년 가창교~금호강 합류부 구간에 메타세쿼이아 숲, 목백합 숲을 조성했다. 총 4천500여그루가 식재됐다. 계절마다 모습을 달리하는 나무들은 산책로를 찾는 시민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대구시 맑은물추진단 송명수 친수공간과장은 "신천은 대구 도심을 관통하며 시민들이 일상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대표적인 수변 녹지공간"이라며 "시민들이 걷고 쉬며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이용 편의를 높이면서 수생태 보전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조윤화
사회1팀 조윤화 입니다. 중구 동구 시민단체 복지 맡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