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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수학이야기] 마방진의 역사

2008-02-25
[재미있는 수학이야기] 마방진의 역사

지난 번에는 81개의 칸으로 된 정사각형의 각 줄마다, 작은 9칸의 정사각형마다 숫자를 다르게 채우는 스도쿠(sudoku) 퍼즐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이 번에는 이와 비슷하지만 각 줄마다 합이 같도록 채우는 마방진(magic square)을 설명하겠습니다.

마방진(魔方陣)은 가로와 세로의 개수가 같은 정사각형의 칸에 가로, 세로, 대각선의 합이 모두 같도록 수를 나열하는 일종의 숫자 퍼즐입니다. 마방진의 한자를 살펴보면 마(魔)는 마귀, 방(方)은 네모, 진(陣)은 진영을 의미합니다.

전쟁을 할 때 군사를 배치하는 형태를 진(陣)이라고 하는데, 마방진이 바로 이러한 진법의 한 형태입니다. 제갈공명은 전쟁에서 이 마방진을 많이 이용하여 군사를 배치하였다고 하는군요. 이렇게 군사를 배치하는 이유는 어느 쪽을 봐도 군사들의 수가 같기 때문에 일정한 수의 군사로 전체 숫자가 더 많아 보이게 하여 적에게 두려움을 주기 위함입니다. 또한 옛날 사람들은 이러한 마방진에 신비로움을 느껴 전쟁터에 나갈 때나 마귀를 쫓을 때 자신을 지켜주는 부적으로도 사용하기도 하였습니다.

마방진은 다음의 유명한 전설을 통해 유래되었습니다. 약 4천년 전 중국 하나라의 우왕 시대에 황하의 작은 물줄기 중의 하나인 낙수(洛水)가 있었는데, 황하가 넘치면 이 낙수도 같이 넘치기 때문에 우왕이 앞장서서 치수 공사를 하였습니다. 그때 강 복판에서 다음과 같은 45개의 점들이 새겨진 거북의 등껍데기를 발견하였습니다. 낙서(洛書)라고 불리는 이 그림은 점들을 숫자로 바꾸면 가로, 세로, 대각선의 어느 방향으로 더해도 그 합이 15가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중국에서는 이 등껍데기를 세상의 비밀과 진리를 함축하고 있고, 우주와 주역의 원리를 함축한 숫자의 배열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조선의 유학자이자 수학자로 왕조의 주요 직책을 거쳐 숙종 때 영의정을 역임한 명곡 최석정(1646~1715)은 우리나라 마방진에 크게 공헌한 인물입니다. 그는 동양 수학 가운데 최고 걸작 중의 하나라고 칭송받는 '구수략'이라는 수학책을 저술했는데 그 책에는 가로, 세로가 각각 9줄인 9차 마방진과 지수귀문도(地數龜文圖)라는 유명한 마방진이 실려 있습니다.

9차 마방진은 1부터 81까지의 수가 중복 없이 배열되어 있는데 얼핏보면 스도쿠 같이 보이지만 전체적으로도 마방진이 되고 그 안에 있는 9개의 정사각형도 모두 마방진이 됩니다. 지수귀문도는 전체적으로 생긴 모양이 거북의 등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육각형에는 1에서 30까지의 수가 중복되지 않고 배열되어 있고 각각의 육각형의 수를 모두 더하면 93이 됩니다.

지금도 만들기 힘든 이러한 마방진을 조선시대에 만들었다는 점이 대단하게 느껴지는군요.

박재우(대구도남초등교사)

[재미있는 수학이야기] 마방진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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