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청받고 연락 안하는 것, 연락없이 불쑥 찾는 것…모두 결례죠"
식사 중 정치·종교 금전 얘기는 절대 하지 말고
담배는 메인요리 나올땐 안되고 디저트 나올때
집 초대 받았을 때는 정시보다 2∼3분 늦게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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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SVP를 아세요
우리는 벼락치기든 아니든 돈만 많이 벌면 상류사회의 일원이 되는 줄 압니다. 교양과 에티켓을 챙길 겨를이 없고 돈만 번 '초짜 부자'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자리가 바로 사교장이죠. 뉴욕 맨해튼 최고급 레스토랑에 데리고 가면 버벅거리고 식은땀을 줄줄 흘릴 겁니다. 한국 업자끼리라면 룸살롱 등에서 폭탄주로 좌중을 휘어잡을 수 있지만 사교계에선 그게 잘 안먹히죠. 현재 지구촌 사교계에는 평균적 에티켓이란 게 있어요. 문화권마다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글로벌 비즈니스맨들의 표준 매너가 있습니다. 그걸 모르면 '사교계의 무식쟁이'로 왕따 당하고, 이로 인해 자기 사업에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거물을 만나려면 각종 부티크 리셉션장에 가야 합니다.
고급 레스토랑이야 자기 돈 내고 가면 되지만 각국 외교사절, 장관, 귀족 등 VIP가 운집한 곳에는 가고 싶어도 초청장이 없으면 갈 수 없습니다. 초청하는 쪽에서 자기 행사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은 아예 초청장을 보내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행사 주최자 비서진에서 피초청자에게 전화를 걸어 참석여부를 확인하지만 정통은 그게 아닙니다. 공식 행사의 경우 초청장 하단에 'RSVP(레뽕데 실부 플레·Repondez S'il Vous Plait)' 또는 'REGRET ONLY'라는 문구를 전화번호와 함께 명시합니다. 참석 가부를 전화로 통보해 달라는 국제적인 관행이죠. RSVP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프랑스 에티켓 용어로 영어의 'Please Reply'에 해당됩니다. 즉 '참석가부를 통보(회신)해 주십시오'라는 뜻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죠?
RSVP의 경우 반드시 참석 여부를 알려줘야 합니다. 만약 전화를 하지 않으면 참석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그렇게 해놓고 불참이면 주최자에게 씻을 수 없는 과오를 범하게 된 것이고 향후 상당한 불이익을 받게 됩니다. 초청받은 사람이 행사장에 갈 때는 초청받지 않은 다른 사람을 데리고 가는 것 또한 대단히 실례입니다.
◇ 미국에선 가정에 초대받으면 최고의 환대를 받은 것
미국에 갔다 오면 미국에 대해 이런 저런 자랑을 합니다.
하지만 미국에 단기 관광성 여행을 다녀온 경우 미국의 상류사회 문화는 거의 접하지 못하고 왔다고 봐야 합니다. 현재 미국의 여느 관광코스에는 미국의 감춰진 고급문화가 거의 노출되지 않습니다. 관광코스에 정통 다이닝 레스토랑이 포함될 수 없고, 간다고 해봐야 고작 관광객을 상대하는 캐주얼 레스토랑이 전부입니다. 그걸 갖고 미국문화 운운했다간 비웃음을 살 수 있습니다.
미국에선 집에 초대를 받았다면 그건 최고 환대를 받은 겁니다.
초대를 할 때는 파티에 어울리는 복장을 입고 와 달라고 주문합니다. 가령 'NORMAL SUIT/DRESS'라 적혔으면 평상복, 'INFORMAL SUIT/DRESS/ LOUNGE SUIT'은 격식없는 복장, 'NO DRESS'는 정장하실 필요가 없다는 뜻이고 'FORMAL SUIT/DRESS'는 남자는 진한색 상하의 정장을 입으라는 말입니다. 'FULL DRESS, EVENING DRESS, LONG DRESS'는 무도회 복장, 'BLACK TIE/TUXEDO'는 남자에 한하여 외교상의 공식복장인 연미복을 입어달하는 주문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알아야 될 상식은 여성의 미니스커트는 정장이 아닙니다. 우리의 한복은 괜찮습니다.
만약 가정에 오후 7시에 초대를 받았을 경우. 우리는 일찍 가는 게 예의인 것 같지만 미주권은 그렇지 않습니다. 시간 전에 가면 실례입니다. 정시보다 2~3분 늦게 들어가는 게 예의죠.
◇ 레스토랑에 입장할 때는 반드시 안내에 따르라
우리가 레스토랑에서 가장 잘 저지르는 실수는 '불쑥'이다.
레스토랑은 모든 게 시계 톱니바퀴처럼 돌아갑니다. 입구에 오면 청와대에 온 것처럼 종업원의 지시에 따르면 됩니다. 불쑥 들어가는 것은 무례한 일입니다. 외국의 경우 도둑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습니다. 초대행사의 경우 자신이 앉을 자리가 지정돼 있으니 거기로 안내받으면 됩니다.
여성은 레스토랑 공간에서 무조건 남자의 배려를 받도록 돼 있습니다. 독자적으로 행동하지 못합니다. 여성은 남성으로부터 반드시 착석보조를 받습니다. 남성은 여성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자기 오른쪽에 있는 여성의 의자를 당겨 착석을 도와주고 다음으로 왼쪽 여성에게도 같은 요령으로 착석을 도와 준 뒤 자기 자리에 앉아야 하죠. 여성이 자리에 앉을 때는 의자의 왼쪽 방향으로 들어가서 스커트의 아래부분을 쓸어 모으고 앉습니다. 간혹 어울리지 않게 큰 가방을 갖고 오는 경우가 있는데 곤란합니다. 물론 여성은 반드시 핸드백을 지참해야 되고 식사 때는 등뒤 의자 위에 놓거나 손잡이를 핸드백 홀더를 이용해서 식탁위에 걸어두면 편리하고 모양도 좋습니다. 바닥에 놓는 것은 에티켓이 아니죠. 여성이 외투를 입었을 경우 남자가 받아 드레스룸에 맡겨두고 오는 게 바람직합니다. 남자끼리 온 경우도 타인을 위해 옷을 입혀주는 게 깍듯한 처세입니다.
◇ 메뉴의 선택
주로 참석인원이 많을 때는 정식(SET MENU(영어), TABLE D'HOTE(프랑스어))으로 준비합니다. 참석자 중에 채식주의자나 종교적으로 육류를 금기하는 사람이 있는지 사전에 확인해야 됩니다. 원칙적으로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거나 다른 사람이 주문하는 것을 따라서 주문하는 것도 결례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식성에 맞지 않아 요리를 먹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너무 싼 요리를 주문하는 것은 피하고 조리 시간이 오래 걸리는 요리는 가급적 피하고 주문한 요리를 빨리 달라고 독촉하는 것도 금물입니다.
식사중 대화도 한정됩니다. 가급적이면 정치적·사상적·종교적·금전적인 대화는 피해야죠. 당연히 식사중에는 금연입니다. 메인요리가 나오면 안되고 디저트가 나오면 담배를 피울 수 있습니다. 또한 홍차, 커피 등 차류가 나오면 식탁에서 일어나 응접실로 자리를 옮겨 마시는 게 정석입니다. 커피류는 정찬에 포함된 게 아니기 때문이죠. 종업원이 서빙을 할 때 요리는 왼쪽, 음료수는 오른쪽에서 서빙하고 빈접시를 가져갈 때는 오른쪽에서 빼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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