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의회 “구도심 침체 해결위해 필요”…대구시·코레일은 ‘회의적’
상권활성화 기대…인근상인 “적극 환영”
동대구역과 거리 2㎞ 불과…예산확보 등 실현성 의문
대구시 중구의회가 최근 낙후된 구도심 활성화 방안으로 KTX의 대구역 정차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KTX 정차가 필요하다는 주장만 있을 뿐 이를 현실화시키기 위한 시민 공감대 확산 노력이 없어 실현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많다.
KTX 대구역 정차 논의가 수면위로 부상한 것은 지난 6월 중구의회가 결의문을 채택하면서 부터다.
당시 중구의회는 결의문을 통해 “2004년 KTX의 동대구역 정차로 인해 대구역의 위상은 간이역 수준으로 전락했다”면서 “이제 대구역을 활성화시켜 구도심의 침체를 해결해야 할 시점이 됐으며 그 출발점은 KTX 정차”라고 주장했다.
설동길 중구의원은 “서울역에는 경부선이, 용산역에는 호남선이 각각 정차한다. 이를 롤모델로 삼아 동대구역에 정차하는 노선의 일부라도 대구역에 정차하면 대구 도심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구역 정차에 대해 주민 대부분이 동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중구의회는 현수막과 구청 홈페이지를 통해 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대구역 인근 상인은 적극 환영하고 있다. 이들은 KTX가 정차할 경우 대중교통전용지구 조성으로 침체된 인근 상권이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곽상원 대구패션주얼리특구 상인회장은 “한일극장 앞 횡단보도 설치 등 소극적인 상권 활성화 대책으로는 실효성이 크지 않다. KTX 대구역 정차와 같은 획기적인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KTX 대구역 정차 문제에 힘을 보태야 할 대구시와 중구청 등 지자체가 실현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내고 있어 주민을 애타게 하고 있다. 이 문제는 현재로선 자칫 헛구호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상인 이모씨(56)는 “서대구복합환승센터 건립에는 서구청이 앞장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대구역 정차와 관련해 중구청은 팔짱만 끼고 있다”며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대구시와 코레일도 마뜩잖아 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동대구역과 대구역의 거리는 불과 2㎞에 불과해 대구역을 KTX정차역으로 만들자는 것은 예산 낭비”라고 일축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대구역은 정거장 길이가 짧아 KTX가 정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반적인 시설개선도 필요한데 예산확보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일각에선 이 문제를 제기한 중구의회가 특위 구성활동과 서명운동 전개를 통해 대대적인 여론몰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최우석기자 cws092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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