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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 피플] ‘여·야의 입’ 강은희 새누리당 원내대변인- 이언주 민주당 원내대변인

2013-09-14

‘어떤 사람 또는 단체를 대신하거나 대표해 의견이나 입장을 밝혀 말하는 사람’. ‘대변인(代辯人)’의 사전적 정의다. 간단히 말하면 ‘입’이다. 국민의 주목을 받는 ‘입’은 단연 정당 대변인이다. 여·야의 대치정국이 이어지는 요즘은 더 그렇다. ‘총성 없는 전쟁’의 최전방 공격수가 바로 정당 대변인이다. 최근 정당 대변인에는 여성이 꼭 들어간다. 척박하고 딱딱한 이미지의 정치권에 여성을 등장시켜 부드럽게 만드는 게 일반화됐다. 정치권의 대변인은 당 대변인과 원내 대변인으로 나뉜다. 원내 대변인은 당 소속 국회의원들을 대변하는 자리로, 현역 국회의원이 맡는다. 새누리당 원내 대변인단은 홍지만·김태흠·강은희 의원으로 구성됐고, 민주당은 정호준·이언주 의원 체제다. 촌철살인(寸鐵殺人)을 꿈꾸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여성 원내대변인을 만났다.

[y 피플] ‘여·야의 입’ 강은희 새누리당 원내대변인- 이언주 민주당 원내대변인


강은희 의원은

△1964년 대구 출생 △대구 효성여고-경북대 물리교육학과 △제5대 한국IT여성기업인협회 회장 △19대 국회의원(초선·비례대표) △현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원내부대표

“브리핑 세지 않다고들 하는데 말로 이기려할수록 서로 상처만…”

강은희 의원을 만난 날(11일) 때마침 여·야 대변인들이 ‘충돌’했다. “문재인 의원은 문제가 많은 의원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는 새누리당 김태흠 원내 대변인의 발언이 발단이 됐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이 “이름 갖고 말장난하는 것이야말로 대변인들이 하는 워딩 중에 최하수”라며 “그렇게 얘기하시면 황우여 대표는 국민에게 황당한 우려를 주는 의원이고, 김태흠 의원은 흠이 엄청나게 큰 의원인가. 대변인이라고 하는 업계에서 나름대로 장수를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 업계가 언제부터 이렇게 혼탁해졌는지 참 한심스럽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도 가만있지 않았다. 강 의원은 브리핑에서 “어떻게 하면 사안마다 뒤틀고 꼬아서 비아냥거릴 수 있는지 장수 대변인께 한 수 배우고 싶다”고 꼬집었다.

약속시간인 오후 4시쯤 자신의 집무실인 국회 의원회관 515호로 들어온 강 의원은 다소 상기된 얼굴이었다. 그는 “오늘 박용진 대변인을 한 대 쳤어요.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식의 대응이라고 생각해서…. 처음 실명을 거론했는데, 세게 하지는 못했어요”라고 말했다.

-하루에 브리핑은 몇 번이나 하나.

“많이 나갈 때는 두세 번. 한 번 나갈 때도 있고. 원내 대변인이 3명이라 당번을 정해서 한다. 정치적 공방이 치열한 주제는 김태흠 의원이나 홍지만 의원이 담당하고, 난 정책적인 문제를 주로 다룬다.”

-브리핑 준비는 어떻게.

“당이나 원내에서 일어나는 상황에 맞춰서 하는 게 대부분이다. 큰 흐름은 그렇게 가지만, 각 상임위마다 다이내믹하니까 사안에 따라 별도 브리핑을 한다. 사전에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에게 확인을 받는다. 공부를 많이 하는 편이다. 끊임없이 공부하지 않으면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기 어렵다.”

[y 피플] ‘여·야의 입’ 강은희 새누리당 원내대변인- 이언주 민주당 원내대변인


왜 정치적 공방에만 관심 두나
평이하고 정책적 브리핑
기사로 잘 안써 안타까워

'귀태’ 발언에 욱
가만 보고만 있을 수 없어
감정적 발언 후 ‘아차’

이언주 대변인은
정책사안 순발력 있게 대응
감정 나빠질 대화는 자제

-대변인으로서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브리핑에서 평이하고 정책적인 것은 기자들이 잘 써주질 않는다. 정치부 기자들은 정치적 공방에 관심이 더 많다. 초기에 정책에 대해 브리핑을 했는데, 아무도 관심을 안 가져줘서 먹먹할 때가 있었다. 좀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보나.

“정책을 보는 게 굉장히 필요하다. 정치적 공방이 심할 때는 국민들이 손해를 본다. 정치가 아니라 정책 공방이 되고, 민생이 주제가 될 때 국민들이 득을 본다. 양당이 예리하게 보면 감시기능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

-논평을 하거나 브리핑을 할 때 조심하는 부분은.

“최근 민주당 홍익표 의원의 ‘귀태’ 발언을 듣고 깜짝 놀랐다. 자기최면이나 자가당착적인 상황에 빠진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대변인이고, 당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해도 객관적인 시각을 갖지 않을 경우 국민에게 호소하지 못한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두고 있다. 그래서 일각에선 내 논평이나 브리핑이 세지 않다, 너무 부드럽다고 얘기도 한다. 그래도 여성 대변인으로서 품격과 따스함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가급적 단어도 가려서 쓰려고 한다.”

-귀태 발언과 관련해 사고를 쳤다던데.

“열이 나서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대선불복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고위원들이 회의를 하는 중이었는데, 국회 정론관(대변인의 논평이나 브리핑이 열리는 곳)으로 달려가 홍익표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고, 발언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모든 상임위를 보이콧하겠다고 말했다. 백브리핑에서 한 기자가 상임위 보이콧에 대해 지도부의 재가를 받았느냐고 물었을 때 ‘아차’ 싶었다. 마지막에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둘러댔다.”

-당시 지도부는 뭐라고 했나.

“최고위원들에게 ‘사고쳤다’고 보고했는데, 웃으면서 ‘잘했다’고 하더라. 한숨을 돌렸다.”

-보람을 느낀 적은.

“최근 사립대에서 교직원 연금이나 보험료를 교비로 대납한 일이 있었는데, 교육부가 감사는 하고 액션을 취하지 않았다. 그때 과감하게 환수조치를 하고, 명단을 밝히라는 논평을 냈다. 정부가 다음 날 바로 조치를 시작했다. 그런 점에서 일본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도 사실 좀 더 신속하게 했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힘들 때는 언제인가.

“마음이 힘들다. 국회가 잘 안 돌아가니까. 대변인은 가장 공식적인 채널이다. 당을 대변해서 소통을 해야 하는데, 언제부터 서로 공격하는 게 일상화됐다. 말로 이기려고 하는 것은 참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자꾸 말이 세지고, 상대방을 자극하게 된다.

-민주당과의 공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좀 갑갑하다. 밖에서는 왜 저런 일로 싸우나 생각하지 않겠나. 예전에 정치를 하지 않을 때 국회가 휴업상태라는 것을 좋지 않게 생각했다. ‘세비를 받았으면 일을 해야지’라고 생각했다. 요즘 주변 사람들로부터 ‘강은희 들어가도 별 수 없네. 너도 똑같네’라는 말을 듣는다. 뼈아프다.”

-민주당 이언주 원내 대변인을 평가한다면.

“순발력 있게 정책 사안들에 대해서 잘 브리핑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 같다. 개별 사안에 대해선 절대 얘기를 안 한다. 개인으로 만나면 감정싸움이 되니까.”

-브리핑할 때 패션에도 신경 쓰나.

“원래 신경 쓴다. 사업할 때도 유일하게 신경을 쓰는 부분이 패션이었다. 가방도 신경 안 쓰고, 펜도 좋은 것 안 쓰고 사치를 안 하는데 옷은 신경을 쓴다. 옷은 그 사람의 이미지를 나타내는 것이지 않나.”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y 피플] ‘여·야의 입’ 강은희 새누리당 원내대변인- 이언주 민주당 원내대변인


이언주 의원은

△1972년 부산 출생 △서울대 불어불문과 △전 S-OIL 상무 △현 민주당 원내대변인/원내부대표 △19대 국회의원(초선·경기 광명을)

“잘못된 발언, 스스로 바로잡아야 일단 대화 시작하면 실마리는 풀려”

이언주 의원과의 인터뷰는 지난 12일 국회 본청 3층에 위치한 카페에서 이뤄졌다. 마침 인터뷰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이 여·야 대표와의 3자회동을 제의했다. 이 의원은 “시간이 오래 지나서 국민들께 죄송하다”며 “야당도 잘 하겠다는 의미로 영수회담을 여러 번 제안을 했기 때문에 대통령도 의지를 갖고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총선 때 경기 광명을에서 보건복지부 장관 출신인 새누리당 전재희 전 의원이 12년간 구축한 아성을 무너뜨린 당찬 초선의원답게 자신이 정치에 입문한 계기, 원내대변인으로서의 활동, 현 정국에 대한 평가 등을 깔끔하면서도 논리정연하게 풀어냈다.

이 의원은 1시간가량 진행된 인터뷰 내내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는 “국민들께 꿈과 희망을 드릴 수 있는 브리핑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한 주 앞둔 터라 대구·경북 주민들에게도 “즐거운 추석을 보내시라”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국내 30대 기업 최연소 여성 임원이라는 타이틀로 소위 잘나가는 유명인사였는데, 보장된 앞날을 마다하고 정치에 뛰어든 계기는.

“한마디로 얘기하면 공적의지에서 비롯됐다. 제가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결심하는 데, 배경이 된 두 가지 사례가 있다. 하나는 제가 기업에서 담당했던 업무 자체가 사회적 책임이라든지 기업의 윤리경영, 법, 준법과 같은 일이었다. 그래서 우리 기업환경의 구조적 부분을 개혁하지 않고 기업 개개의 도덕성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하나는 개인적으로 20대 후반에 집안이 어려워졌다. 당시 어머니가 몸이 안 좋으셨는데 집이 어려워지면서 치료를 제대로 못 받으셨고, 그때 치료시기를 놓쳐서 돌아가셨다. 사람의 수명까지도 경제력에 따라 왔다 갔다 하는 사회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국민들이 불합리한 제도, 인간의 존엄성이 존중되지 않은 제도로 인해 고통을 받는데, 그 제도를 개선하고 개혁하면서 국민의 고통을 덜어주는 게 정치라고 생각했다.”

-브리핑 준비는 어떻게 하나. 원내대변인으로 활동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면 소개해 달라.

“크게 보면 브리핑은 두 개의 유형으로 나뉜다. 하나는 정국 현안에 대한 부분이고 다른 하나는 정책브리핑이다. 정국현안에 대한 브리핑의 경우 매일 아침 회의에서 이슈화되고 쟁점이 되는 것을 원내지도부와 얘기하면서 당의 입장을 최종적으로 정리해 발표를 한다. 정책과 관련된 브리핑은 정부에서 어떤 정책을 발표할 경우 그 사안에 대해 조사를 하고 정책위원회와 상의를 해서 당의 입장을 정리한다. 저 같은 경우 제가 브리핑을 했다가 이게 너무 많이 나갔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수정을 하는 편이다. 좋은 취지에서 수정을 하는데 가끔 ‘이언주 원내대변인, 수정 해프닝’이라는 가십성 기사가 뜨기도 한다. 얼마 전 브리핑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독재’를 ‘독선’으로 바꾼 적이 있다. 정확한 워딩이 ‘독선’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정 브리핑 이후 트위터에서 엄청난 비판을 받아 속이 상하기도 했다. 정치인이 정치를 하다보면 발언을 잘못하는 경우도 있고 실수를 할 때도 있다. 중요한 것은 자기가 잘못했다고 생각하면 바로잡는 것이다. 정치인이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수정하려는 것에 대해 용기를 줘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잘 되지 않는 것 같아 아쉽다. 원내대변인으로서 애로사항도 있다. 개인적인 생각과 당의 공식적인 입장이 다르면 굉장히 괴롭다.”

-정기국회가 개회됐지만 아직까지 정상적인 의사일정에 합의를 하지 못하고 있다. 마침 박 대통령이 여·야 대표와의 3자회동을 제의했다. 국정원 사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사태 등으로 정국이 어수선한데.

“우리 당 김한길 대표가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은 현 정국을 잘 풀어보자는 취지였다. 일단 대화를 시작하면 어떤 식으로든 실마리가 풀릴 것으로 기대한다. 대통령이 이번에 3자회동을 제안하셨는데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하다. 양쪽의 의지가 있기 때문에 잘 될 것으로 본다. 국회의 시간이 가을로 가면서 할 일이 많아지고 있다. 여·야의 대치정국이 오래가면 결국은 도토리 키 재기다. 여·야가 단기적 우세에 집착하기보다는 국민행복을 위해 대승적으로 갔으면 한다.”

-대구·경북은 민주당의 불모지로 불린다. 민주당이 대구·경북에서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제 고향이 부산이고 본은 벽진이씨다. 성주에 집성촌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비교적 영남의 정서를 잘 이해한다.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고 좋아지게 되면 그 사람이 추구하는 이상도 이해하게 된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런 부분에서 저희가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호남을 떠나 기업도 독과점이 심해지면 결국 소비자가 손해를 본다. 정치도 독과점이 심해지면 유권자가 손해를 본다. 특정 정당이 너무 장악하는 것은 지역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적당한 견제가 필요하다. 권력은 집중되면 부패하고, 안이하고, 방만하게 된다. 민주당도 대구·경북의 정서를 이해하는 바탕 위에서 호감을 사기 위해 노력하겠다.”

[y 피플] ‘여·야의 입’ 강은희 새누리당 원내대변인- 이언주 민주당 원내대변인


여성 CEO, 왜 정치판에…
가슴 아픈 가정사 영향
불합리한 제도 개혁 위해

대구·경북과 민주당
권력은 집중되면 부패
적당한 견제 이룰 때 발전

강은희 대변인은
솔직하고 털털하신 분
워킹맘으로 공감대도

-새누리당 강은희 원내대변인을 평가해 달라.

“강 원내대변인과 저는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초선 여성 국회의원으로 인터뷰를 같이한 적이 있다. 그때는 둘다 대변인이 아니었고 여성 CEO 관점에서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있다. 상당히 솔직하고 털털하시다는 인상을 받았다. 또 강 원내대변인과 저는 워킹맘으로 아이들을 키우는 입장이다. 그런 부분에서 공감대가 형성됐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친밀감이 든다.”

최종무기자 ykjmf@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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