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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림 세번째 시집 ‘그냥 한번 불러보는’ 펴내

2014-01-15

“무당이 신들리듯 빼도 박도 못하고…詩 쓰기가 아니면 죽을 만큼 아프다”

강해림 세번째 시집 ‘그냥 한번 불러보는’ 펴내

시인 강해림이 7년 만에 세 번째 시집 ‘그냥 한번 불러보는’(시인동네)을 펴냈다.

시인동네 기획으로 이번 시집을 발간한 시인은 “내가 ‘다가가는’ 시가 이나라 나를 ‘찾아오는’ 시를 모아 냈다”며 표제시 ‘그냥 한번 불러보는’을 읊었다.

“엄마, 한 번 불러보지도 못하고 사산된 울음아//소경을 불러 미친 어미를 꽁꽁 묶고 복숭아 나뭇가지로 후려/치면 비명소리에 도망치던 귀신아//엄나무 가시를 뽑을 때마다 생각나는 그리운 역병들아//그 흔한 봉분도 관도 없이 처형의 세월 견디고 있는 말의 침묵, 말의 형벌아//너 가면 나도 갈 텐데, 남김 뼈 하나 채 수습하지 못한 청춘아//버려진 상엿집 똬리 튼 배암 옆에서 하루 종일 잠이나 자빠져 자는 오색 만장 같은 슬픔아…” 살면서 말로 할 수 없는 울컥하는 감정의 이미지가 고스란히 담겼다.

1991년 계간 ‘민족과 문학’, 97년 월간 ‘현대시’ 등에 작품을 발표하며 등단한 지 20여년. 그동안 시집을 단 3권만 냈다. 그런데 시인은 “7년에 한 권꼴이다. 이만하면 적당한 터울이다. 이보다 잦으면 공해”라고 말했다. 이번 시집에 실린 글은 2년전쯤 마침표를 찍은 것으로, 몇 번의 검열을 거쳐 세상에 다시 내놨다.

강 시인은 여행을 즐긴다. 몽골 고비사막, 네팔, 인도 등 특히 오지 여행을 많이 했다. “샹젤리제같이 멋진 델 가면 나도 모르게 위축된다. 태생적으로 그렇다”고 고백했지만, 여전히 시인은 한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단 한편의 시를 꿈꾸고 있다. 긴 여행을 다녀온 후 그곳에서 있었던 경험에 끝없이 천착하고, 현지서 들고온 소품을 수없이 들여다보고 만지작거리며 시에 몰입한다는 것이다.

강해림 세번째 시집 ‘그냥 한번 불러보는’ 펴내

네팔을 다녀온 후엔 한동안 ‘네팔 화장터’ 영상을 틀어놓고 살았고, 어느 땐가 ‘무병(巫病)’에 꽂혀 인터넷 무당 사이트를 제집처럼 드나들었다. 한번은 이를 본 딸이 “엄마, 정신 건강에 너무 안 좋을 것 같아”하고 기겁하며 만류했다.

하지만 시인은 무병에 집착하면서 자신의 시쓰기와 동병상련의 심정을 깨닫는다. 시 ‘병들다’에서 (무당이) 신 들리는 것처럼 자신도 시를 써야하는 병에 들려 “빼도 박도 못하고, 너 아니면 죽을 만큼 아프다”고 고백했다.

해설을 쓴 장석원 광운대 교수는 “강해림은 시에 대해 끝없이 의문을 던지는 사람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시인은 시의 기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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