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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엔 ‘스토리’ 과학에는 ‘융합’

2014-03-03

■ 2014년 초등 3·4학년부터 통합형 교육

20140303
지난달 27일 오전, 대구시 수성구 청림초등학교 한 교실에서 학생들이 과학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문·이과 통합형 교육이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과목 간 경계를 넘나들며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이 주목받고 있는 것. 2018년부터는 문·이과 통합 고교 교과서가 나오고, 2021학년도부터는 문·이과 통합 수능이 실시되는 등 교육 전반에 걸쳐 숨 가쁜 일정이 이어진다.

당장 올해 초등 3·4학년생은 새 교육 과정(2009년 개정)의 적용을 받게 된다. 2016년까지는 전국의 모든 초·중·고교에 통합교과서 및 스토리텔링형 수학 교과서가 도입된다. 초등 과학 교과서는 이른바 ‘융합인재교육(STEAM)’을 포용했다. 국어과의 경우 ‘듣기·말하기·쓰기’와 ‘읽기’로 구분됐던 과목이 ‘국어’로 통합되는 대신 ‘국어활동’이 신설되는 등 다른 과목의 변화도 크다.


초등 수학
관심 있는 주제로
부모와 대화 나누며
정리하는 시간 가지면
개념 이해 빨라질 듯

초등 과학
기술·공학·예술·수학 등
다른 교과와 연계
STEAM 요소 반영
학생 스스로 깨치는
능동적 교육
교사의 역량 중요해져

◆스토리가 있는 수학

“심사위원 아저씨, 우리도 대회에 나가게 해 주세요.” “대회에 나갈 수 있는지 너희들의 실력을 한번 봐야겠구나.” (…중략…) “너희들 꽤 빠르구나!” “얼마나 걸렸어요? 대회에 나갈 수 있나요? ”돼지는 헐떡거리며 물어보았어요. “글쎄, 1분은 안 되는데 정확히 얼마나 걸렸을까?”

세움이는 다리를 다쳤다. 동물 친구들은 다친 세움이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달리기 대회에 나가기로 했다. 상금을 타려고 달리기 연습을 하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학생들은 분·초 단위의 시간을 자연스레 익힐 수 있다. 올해 3학년들이 배우게 될 수학 교과서 중 스토리텔링 특화 단원인 5과 ‘시간과 길이’의 도입 부분이다.

이번에 개정된 초등 3~4학년 수학 교과서는 사고력을 키워주기 위한 방안으로 스토리텔링 기법을 도입함과 동시에 과정 중심의 활동을 설계해 창의성과 표현력을 기르도록 했다. 학생들에게 추상적이기만 한 수학 개념을 실생활이나 동화 등의 상황을 통해 습득케 했다. 수학적 정의나 공식을 제시하고 관련 문제를 풀게 한 기존 교과서와 다른 점이다.

가령 ‘역대 재산피해가 가장 많았던 태풍과 피해액’ ‘대구 시민 구장의 입장 관객 수’ 등 생활 속에서 큰 수의 개념을 익힐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제시하는 식이다. 또 전래동화인 ‘의좋은 형제’ 이야기를 통해 형제가 똑같이 쌀을 나눠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물어 나눗셈의 개념을 익히게 하기도 한다. 세계 국기의 모양을 통해 그 속에 숨어 있는 다양한 도형을 찾아보면서 도형에 대한 개념도 공부할 수 있다. 수학적 개념과 원리를 초등학생 눈높이에서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적절한 상황과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다.

다만, 풀이과정 등을 서술하는 문제가 많아져 자칫 학생들이 어려움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학적 개념에 대한 논리적 서술도 중요해 논리력을 기반으로 한 문장력도 요구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 전문가들은 부모가 아이와 함께 수학과 관련한 대화를 나눠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기존 암기나 반복 교육에서 벗어난 만큼 학생들의 흥미를 높이기 위해서 관심있는 주제에 대해 탐구하고, 이를 부모와 함께 이야기하며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수학적 개념에 대한 이해가 더욱 빠를 수 있다는 논리다.

학년에 따른 단원별 변동 사항도 체크해야 한다.

기존 4학년 1학기 수학 교과서에 실렸던 ‘분수’와 ‘규칙찾기’ 단원의 경우 3학년으로 이동했다. 즉, 올해 4학년이 되는 학생들은 빠진 단원과 관련한 내용을 보충 학습을 통해 배워야 할 필요가 생겼다.



◆‘과학’만으로는 이해 힘들어

과학 교과서에는 순수 과학뿐만 아니라 기술, 공학, 예술, 수학 등 다른 교과와 관련한 내용을 지도할 수 있도록 ‘STEA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rts & Mathematics)’ 교육 요소와 내용이 반영됐다. 실생활과의 연계를 강화한 것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STEAM은 과학 기술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와 이해를 높이고, 과학 기술을 기반으로 한 융합적 소양과 실제 생활에서의 문제 해결력을 키우는 교육 방식이다. ‘물질’ ‘에너지’ ‘생명’ ‘지구’ 등 4개 단원별로 최소 2시간씩 STEAM 교육 요소 및 내용을 반영했다.

예를 들어 3학년 1학기 ‘자석의 이용’ 단원은 자석을 이용한 장난감을 학생 스스로가 설계해 만든 뒤 완성된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어느 부분을 개선할지 토의하는 방식을 포함시켰다. 또 4학년 1학기 ‘식물의 한살이’ 단원은 산림 연구원·식물학자·농업 연구원 등 식물과 관련된 다양한 직업을 소개함으로써 진로 교육에 도움이 되도록 구성했다.

과학 역시 미리 학년별 교육 과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4학년 1학기 교과 과정에 포함된 ‘혼합물의 분리’의 경우 지난 교육 과정에서는 3학년 2학기에 포함됐던 내용이다. 따라서 4학년은 이를 대체해 ‘지표의 변화’ 단원에서 공부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 반면, 지난해까지 4학년 교과서에 실려 있던 ‘지표의 변화’는 올해부터 3학년 1학기 교과서에 자리한 채 학생들과 만나게 됐다.

한편 STEAM 교육의 특성상 교수법이 중요해 일선 교사들의 고충이 배가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기존 교육이 하나의 문제에 맞는 하나의 정답을 요구하는 비교적 단순하고 수동적인 교육이었다면, 이 교육방식은 융합적인 사고를 키우고 학생 스스로가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야 하는 능동적 교육이다. 그만큼 교사의 역량이 중요하다는 것.

정책 반영의 속도가 급작스럽다는 데서 교사들의 볼멘소리가 터져나온다. 실제로 정책 시행을 앞두고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교사들조차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 비난 여론이 높았던 게 사실이다.
백경열기자 bk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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