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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137> 멀버리

2014-09-13
[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멀버리

언제부터인가 패션계에 ‘잇 백(it bag)’이라는 말이 등장하며, 잡지나 SNS 등에서도 이 단어를 흔히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특별한 어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이 그 가방이다(It’s the bag)’라는 뜻으로, 누구나 갖고 싶어하는 바로 그 가방을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해마다 잇 백으로 선정되는 명품 브랜드의 가방들은 가격에 관계 없이 날개 돋친 듯 판매되고 있으며, 할리우드 스타와 잇 백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되었다. 스타들의 사진 속에 등장하는 명품 가방은 큰 주목을 받게 되고, 매장마다 품절 사태가 벌어지는가 하면 수많은 제작 요청이 뒤따르는 등 잇 백과 스타의 관계는 브랜드에 있어 엄청난 마케팅 효과를 불러 일으킨다. 잇 백으로 선정되는 데는 다양한 조건과 이유가 있겠지만 다른 어떤 브랜드보다도 특정 스타에 의한 혜택을 톡톡히 받아 인지도를 높인 브랜드가 있다. 바로 영국에서 탄생한 가방 브랜드 ‘멀버리(Mulberry)’와 할리우드 모델 ‘알렉사 청’과의 관계가 그러하다.

[장현미의 브랜드 스토리]  멀버리

멀버리는 유명 모델 알렉사 청과 합작하여 2010년 알렉사 청의 이름을 딴 ‘사첼 타입 알렉사 청’ 가방을 탄생시켰고, 그녀는 TV쇼와 각종 행사에 이 가방을 들고 나오며 대중에 멀버리 가방을 알리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 가방은 현재까지도 꾸준히 사랑받는 베스트셀러 제품으로 등극하였고, 세계적으로 멀버리 브랜드를 빛낸 잇 백이 되었다.

이러한 멀버리의 역사는 지금으로부터 40여년 전인 197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업자인 ‘로저 솔’은 생일 선물로 받은 500파운드로 가죽 초커 목걸이를 만들어 유명 백화점과 편집 매장에 판매하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멀버리라는 브랜드명은 그가 학교를 걷다 보았던 뽕나무를 떠올려 브랜드 로고와 이름이 탄생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멀버리 브랜드를 검색하면 뽕나무에 관한 검색 결과가 항상 따라다닌다. 하지만 이 하얀색 멀버리 나무는 단순한 뽕나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지혜’를 상징하는 나무를 의미한다.

이후 멀버리는 1996년 작은 규모의 기업이 상장하는 영국의 주식시장인 AIM에 상장하고, 이듬해에는 런던 첼시 지역에 최초의 독립매장을 오픈하는 등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는 듯 했으나 연이은 브랜드의 적자를 면치 못하였다. 이에 브랜드의 경영권이 로저 솔에서 그의 모친인 ‘크리스티나 옹’으로 넘어가면서 적자 브랜드 멀버리에 리포지셔닝 미션이 주어지게 된다. 당시 멀버리의 가장 큰 문제점은 ‘브랜드의 포커스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에 브랜드를 회생시킬 방안으로 핸드백에 집중하는 ‘잡화 브랜드’로 리포지셔닝 되면서 미국과 일본에서 성공적인 론칭을 하게 되었고, 2004년에는 상장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하는 등 유러피언 글로벌 브랜드로 급상승한다.

멀버리는 제품 생산에 있어 인간의 오감 중 촉감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이러한 신념을 제품에 반영하고 있다. 질 좋은 가죽을 사용함에 따라 시간이 지날수록 제품의 컬러가 더욱 세련되게 태닝되며 그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그래서 멀버리의 가방은 막 구입해도 10년 정도 사용한 듯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특징이 있다. 일반 가죽에 비해 부드러운 멀버리 특유의 ‘다윈 가죽’은 부드럽게 처리하는 과정에서 곡물 씨앗이 가죽에 박혀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현재 멀버리에서 선보이는 대부분의 가죽제품은 영국에서 생산되며, 칠컴튼에 위치한 ‘루커리’ 공장과 브리지워터에 위치한 ‘윌로우’ 공장에서 600여명의 숙련된 장인에 의해 탄생되고 있다. 멀버리 제품은 최상급 가죽의 자연미와 실용성이 더해져 자연스러우면서도 영국 고유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어 매 시즌 창의적인 제품으로 브랜드의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프리밸런스·메지스 수석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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