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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늙은 창녀의 노래’에서 창녀로 분한 배우 최영주가 열연하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
연극 ‘늙은 창녀의 노래’가 11일과 12일 오후 7시30분 대구 남구 시어터우전에서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1995년 서울 대학로에서 초연됐다. 당시 배우 양희경이 1인 주인공으로 등장해 많은 화제를 낳았다. 대본은 소설가이자 시인인 송기원이 쓴 것으로, 전남 목포에서 직접 겪고 인터뷰한 것을 토대로 하고 있다.
마흔을 넘긴 ‘늙은’ 창녀가 있다. 그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닳고 닳은 여인일까. 뭇남성들의 속을 훤히 제 속 들여다본다는 듯 능수능란하고 어지간한 세파의 유혹에는 한치도 흔들리지 않을까. 작가가 만난 창녀는 그와 정반대였다. 20여년 동안 ‘그런’일을 해오며 다른 세상을 경험할 수 없던 여인은 꽤 순진했고, 심지어 순수하기까지 했다.
어느날 그녀를 찾는 중년의 남자가 나타났다. “늙은 나를 왜 찾소?” 하고 반문하지만, 이내 그와 술잔을 기울이며 이런저런 얘길 나눈다. 구슬픈 노랠 부르며 고향생각을 하다가 처음 만난 사내에게 자신의 기구한 팔자를 하소연하며 눈물을 훔친다. 그리고 가슴속 깊이 묻어둔 슬픔과 아픔을 털어놓는다.
‘늙은 창녀’ 역은 연극 ‘왕초 품바’에서 각시 품바로 열연해 대구지역 팬들에게 익숙한 최영주가 맡았다. 최씨는 “한 사람의 창녀를 이해한다는 것보단 누군가의 인생을 바라본다는 마음으로 접근했다. 굳이 여성이 아니라도 이 작품을 보면 자신의 인생 어느 언저리를 기억하고 숙연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공연의 무대엔 기타 연주와 미술작품의 전시를 곁들여 더욱 기대된다. 재즈 작곡가 이연희가 음악감독을 맡았고, 이동우 가락스튜디오 대표가 직접 기타를 연주한다. 전석 2만원. 010-4537-9922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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