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입지 용역은 정부가 외국기관에 의뢰해 결정하도록 일임
② 정부는 용역 발주 조속히 추진하되 용역기간은 1년 미만
③ 원활한 용역 위해 정부에 적극 협조하고 유치경쟁 않는다
좀처럼 실마리가 풀리지 않던 남부권 신공항 논의가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영남권 5개 시·도지사는 19일 막판 협의를 갖고, 그동안 논란이 됐던 공항 성격 등 제반사항 모두를 정부에 일임하기로 극적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날 대구 호텔수성에서 열린 영남권 5개 시·도지사협의회는 공동 성명을 통해 “신공항의 조속한 추진을 위해 공항의 성격·규모·기능 등 입지선정을 위한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에 관한 사항은 정부가 외국의 전문기관에 의뢰해 결정하도록 일임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용역발주를 조속히 추진하되 용역기간은 1년을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날 5개 시·도지사는 신공항 사전타당성검토 용역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에 적극 협조하고, 유치 경쟁을 하지 않는다는 데도 뜻을 함께 했다.
이날 극적 합의는 사전타당성 용역을 앞두고 지난해 10월초 5개 시·도지사가 공동성명서에 합의한 사항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이다. 결과적으로 지난해말 국토교통부가 지자체에 합의를 종용하며 제시했던 △1안 단계별 검토 △2안 외국용역기관 일임 △3안 정부결정 일임 가운데 2·3안을 절충한 셈이다.
당초 대구 등 4개 시·도는 통합 신공항에 대한 입지타당성 조사를 실시후 경제성이 없으면 김해공항 존치를 가정한 가덕신공항 건립을 논의해보자는 국토부의 투 트랙(Two-track) 단계별 검토안을 수용하기로 했지만, 부산은 이에 응답하지 않았다. 외국 용역기관 및 정부 결정에 일임하겠다는 안에도 묵묵부답이었다. 막판 서병수 부산시장의 통큰 결정으로 합의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회의에선 신공항이 반드시 필요하고 시급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해 그동안 각자 주장해온 모든 것을 내려놓고 대승적 합의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 부산시장도 “공항의 성격·기능· 규모에 대해 각 시·도가 생각하는 게 다르지만 이 모든 것을 테이블에 올려 객관적인 용역기관에 평가를 받기로 했다. 정부는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신공항 입지를 선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공은 정부로 넘어가게 됐다. 공항건설에 대한 소신을 갖고 강력하게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가 됐다는 게 지역 공항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생각이다.
결정을 미적거리고 지자체의 합의만 종용한다는 비난을 받아온 정부도 부담을 내려놓게 됐다. 국토부는 합의만 되면 당장 다음달 용역발주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한편 이날 5개 시·도지사는 신공항 합의건 외에 △수도권 규제완화에 대한 대책논의 촉구 △영남권 관광발전 공동노력 △영남권 5개 시·도에서 열리는 전시·박람회 등의 상호 홍보에 대해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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