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
    스토리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150217.010160744280001

영남일보TV

임대료 낮춰도 ‘텅 빈’ 1천억짜리 건물

2015-02-17

개관 코앞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 임대 빨간불
1월부터 세차례나 공고 냈지만 접근성 떨어져 섬유기업들 외면
불켜진 사무실·상가 10% 안돼

임대료 낮춰도 ‘텅 빈’ 1천억짜리 건물
16일 오전 대구 동구 봉무동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DTC) 건물 외벽에 사무실·상가 임대를 홍보하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다. 오는 5월 개관할 예정이지만 현재 임대율은 10%대로 저조한 실정이다.

16일 오전 찾은 대구시 동구 봉무동 이시아폴리스 내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DTC). 대구시와 산업통상자원부가 무려 1천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지은 건물답게 외관은 웅장했다. 개관을 3개월 앞둔 현재 공정률은 100%로, 최근 준공검사까지 마쳤다. 조경공사도 마무리된 상태다. 비즈니스센터와 섬유박물관 앞에는 각각 대구의 섬유산업을 형상화한 조형물도 설치됐다.

하지만 본관격인 비즈니스센터 내부로 들어서자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건물 전체 가운데 불이 켜진 곳은 1층 임대사무실과 3층에 들어선 DTC 사무실,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 사무실 등 단 3곳밖에 없었다. 나머지 지하 2층부터 지상 9층까지는 비어있었다. 텅 빈 내부가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임대사무실도 한산했다. 직원 3~4명만 업무를 보고 있을 뿐 임대를 문의하러 오는 사람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전화벨도 좀처럼 울리지 않았다. 건물 바깥에 내걸린 임대 홍보 현수막만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DTC 관계자는 “아직 사무실과 상가 임대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실적은 저조한 편”이라며 “최근 임대료를 낮추고 선착순 수의계약 형태로 입주 업체를 모집하기로 하면서 임대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와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는 두 달간의 시험가동을 거친 뒤 5월29일에 DTC를 개관할 예정이다. 그러나 개관을 3개월쯤 앞둔 지금까지 비즈니스센터의 업무시설과 상업시설 임대율은 10%를 밑돈다. 시가 지난 1월부터 3차례에 걸쳐 사무실(72곳)과 상가(31곳) 임대 공모를 냈지만 현재까지 임대 실적은 10개 업체로 저조하다. DTC 운영 예산의 상당부분은 비즈니스센터 임대 수익으로, 계획대로 임대가 되지 않을 경우 DTC는 운영난을 겪을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구시는 16일부터 비즈니스센터의 사무실 및 상가 임대료를 10% 낮추기로 했다. 입주업체 모집 방식도 전자공개입찰에서 수의계약으로 바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임대율을 올리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섬유업체들이 밀집돼 있는 3공단과 염색공단·서대구산단 등과도 다소 떨어져 있는 데다 기업들이 기존의 사무실을 놔두고 굳이 DTC에 입주할 만한 매력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역 섬유업계의 관계자는 “문제는 임대료가 아니다. 우선 접근성 자체가 떨어지고 DTC에 입주할 만한 규모가 되는 업체들은 이미 시내에 자체적으로 사무실을 마련하고 있는데 굳이 DTC에 들어갈 필요가 있겠느냐”며 “기업들이 기존 사무실을 놔두고 DTC에 입주할 만한 혜택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 관계자는 “사실 임대료는 주변 시세와 비교했을 때 지금도 높은 편은 아니다”라며 “지역 섬유기업들의 마케팅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기관들을 입주시키고, 각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DTC의 매력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사진=박광일기자 park85@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남일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