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유사시 자위대 진출 관련
한국정부의 거부가 원인인 듯
최근 아베 정권이 안전보장법제 국회 통과 이후 자위대 전력 강화에 노골적으로 나선 가운데 일본 정부가 문경군인체육대회에 자위대를 출전시키지 않은 배경을 두고 말이 많다. 일본은 국제군인스포츠위원회(CISM) 회원국이 아니어서 출전 의무는 없지만, 영국 등 다른 비회원국이 흔쾌히 참가한 것과 비교되기 때문이다.
4일 대회 조직위에 따르면 이번 대회를 맞아 일본과 영국 등 40여개 CISM 비회원 국가에 참가 독려 공문을 보냈다. 이에 영국과 투르크메니스탄 등은 병력 수십 여명을 파견해 육상 등 일부 종목에 출전시키기로 했다. 조직위 측은 일본에 공문과 유선을 통해 수차례 참석 의사 여부를 타진했지만 일본은 시종일관 애매모호한 제스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위 관계자는 “일본은 대회 개최를 얼마 남겨 놓지 않고 불참 의사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대신 일본은 영관급 장교 1명과 부관 등 4명을 지난 2일 개회식이 열린 문경 국군체육부대에 보냈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40여개국 장차관급 고위 인사들이 대회 개최 축하를 위해 참석한 점을 고려해 일본 정부가 외교적 결례를 피하기 위한 면피성 조치로 보인다.
일본의 대회 불참은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 진출과 관련해 한국 정부에 대한 불만의 표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난 1일 한반도 유사시 한국내 3만7천여명 일본인의 대피 방안을 협의하자는 일본의 제안을 한국이 거부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창남기자 argus6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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