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형 따라 능선으로 이어진 위치…바람 탔다면 민가까지 확산 가능
박 전 대통령 사저, 불길과 직선 수 km…산줄기로 연결된 연접 지역

대구 달성군 유가읍에 위치한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지난 26일 오후 대구 달성군 옥포읍 함박산(송해공원 뒷편)에서 발생한 산불이 만약 더 확산됐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인근까지 불길이 번졌을 가능성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영남일보 취재결과, 함박산 산불 발화 지점은 박 전 대통령의 사저가 위치한 유가읍 쌍계오거리와 능선으로 연결돼 있다. 불씨가 남서 방향으로 번졌다면 쌍계오거리 일대까지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박 전 대통령의 사저는 2022년 사면 복권 이후 거처로 사용 중인 곳으로, 쌍계사 입구 인근에 위치해 있다.
산불은 지난 26일 오후 7시 29분쯤 화원읍과 옥포읍 경계에 위치한 함박산 8부 능선 부근에서 시작됐다.
발화 지점은 해발 400m 내외의 산 중턱 고지대다. 주변은 낙엽과 마른 수목이 쌓인 급경사 지형이다.
박 전 대통령 사저가 위치한 유가읍 휴양림길 일대는 함박산의 남서쪽 자락에 자리하고 있으며, 산줄기와 숲길로 이어진 연접 구간이다.
불이 바람을 타고 남서쪽으로 확산됐을 경우, 능선을 따라 빠르게 이동해 민가와 사저 인근 숲까지 번질 수 있었다는 게 산림당국의 판단이다.
당시 현장 바람은 초속 6~8m 수준으로 강했다. 특히 야간시간대였고 산불확산의 촉진제가 될 수 있는 낙엽층이 많았던 점을 고려하면 통제에 실패할 경우 위험 범위는 더 확대될 수 있었다.
산림당국은 불길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산불 대응 1단계를 즉시 발령하고, 밤새 진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주불은 27일 오전 8시쯤 진화 됐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번 산불은 등산로가 아닌 지점에서 야간에 발생한 매우 이례적인 사례"라며 “정확한 발화 원인을 철저히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