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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헌의 시네마 라운지] 리턴 투 센더

2016-04-01

설득력 없는 마무리…엉성하기 이를 데 없는 복수 스릴러

[윤정헌의 시네마 라운지] 리턴 투 센더

‘나를 찾아줘’(2014)의 고혹적 히로인 로저먼드 파이크가 그녀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스릴러의 맵시로 봄 스크린에 납시었다. 그러나 미스터리한 단서를 조각 조각 맞춰 나가며 절정의 긴장감을 드라마틱하게 해소하는 스릴러의 정석에 비춰 볼 때 ‘리턴 투 센더’는 엉성하기 이를 데 없는 미완성교향곡이다.

뛰어난 외모와 패션센스를 자랑하는 베테랑 외과 간호사 미란다(로저먼드 파이크)는 철물점을 운영하는 늙은 아버지(닉 놀테)와 단 둘이 살고 있다. 단골식당에서 호흡곤란에 빠진 손님을 능숙히 응급처치해 살리는 등 미란다는 커리어와 여성성, 모든 면에서 병원 안팎의 절대지존 관심 대상이다. 그러다 보니 병원 동료들의 미팅 주선이 쇄도한다.

어느날 데이트 대상을 기다리던 미란다의 집으로 불량배 윌리엄(실로 페르난데즈)이 들이닥치나 이를 소개팅 상대로 오인한 미란다는 강간을 당하고 만다. 그후 정신적 외상에 시달리던 미란다는 교도소에 수감된 윌리엄에게 편지를 보내지만 계속 반송되는데.

영화 제목 ‘리턴 투 센더’(return to sender;송신자에게 반송)가 시사하는 바처럼 영화는 자신을 강간한 치한에게 끊임 없이 반송되는 편지를 보내는 여인의 이야기다.

성폭행이 사회적 이슈로 등장한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건만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시대마다 이를 담아내는 틀에 따라 천차만별이었다.

‘리턴 투 센더’에선 성폭행 피해여성의 대처방식을 획기적 역발상으로 풀어낸다. 홀아버지와 함께 사는 노처녀의 결벽적 이상심리를, 강간범에게 처절하게 보복하는 피해여성의 엽기적 단서로 치환시키는 스릴러의 현현기법이 퍽이나 이채롭다.

그러나 모든 서사예술엔 대단원이 가장 중요한 법이거늘 이 영화엔 스릴러의 알맹이라 할 ‘설득력 있는 마무리’가 부재(不在)한다. 관객들의 관심사인 결말의 구체상을 가장 비인과적으로 증발시킨다. 허무개그엔 ‘허무’라도 남거늘, 아무 것도 없다. 경일대 사진영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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