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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Y인터뷰] 변창훈 대구한의대 총장

2016-09-10

“한방과 뷰티 접목한 한방화장품, 학교기업 성공사례로 만들 겁니다”

20160910

대구한의대가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올 들어서만도 프라임사업(PRIME·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사업), 코어사업(CORE·대학 인문역량 강화사업) 선정을 비롯해 정부재정지원 사업에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 또 한방화장품을 비롯한 한의학의 세계화에도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경북도, 경산시가 학교 인근에 2018년까지 글로벌코스메틱밸리를 조성하고 있으며, 글로벌 K뷰티 화장품산업육성도 공동으로 추진 중이다. 한방·바이오산업·의과학 분야 특성화대학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대구한의대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었다. 2013년 8월 재정지원제한대학에 지정되자 총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당시 변창훈 부총장은 잠시 총장 직무대행을 맡다가 2013년 12월23일 제7대 총장에 취임했다. 학교 위기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등판한 것이다. 이후 학교는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3년전 학교 비상 상황때 총장 취임
전직원이 위기탈출 위해 변화 모색
학생들에게 좋은 여건·혜택 주려고
정부재정지원 사업에 참여 좋은 성과

식품·화장품·테라푸드·뷰티 등
한의학 응용학문 발전 가능성 많아
10년전부터 산업화에 적극 나서

한방화장품 中·태국 완제품 수출
향후 학교재정에 도움될 것 기대
글로벌 K뷰티 화장품산업육성에

경북도·경산시와 공동으로 추진


▶취임 당시 학교가 상당히 어려운 환경이었습니다.

“재정지원제한대학이라는 단어 자체를 언급하기도 싫습니다. 당장의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최대한 빨리 재정지원제한대학에서 벗어날 길을 찾아야 했습니다. 구성원의 힘을 모아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회의시간부터 당겼다고 들었습니다.

“통상 회의를 하면 준비하는 데 30분 정도 걸립니다. 그리고 오전 회의가 끝나면 점심시간까지 남은 시간을 허비합니다. 간부들이 회의 참석하면 그 부서는 사실상 업무가 올스톱됩니다. 할 일이 많은데 오전 시간은 회의하느라 다 보내게 됩니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회의를 오전 8시에 시작해 9시에 끝내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했습니다.”

▶학교 환경을 변화시키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학교 전 구성원이 참여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습니다. 제 기억에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회의를 했습니다. 확대보직자회의, 교무위원회, 본부보직자회의, 팀장회의 등 각급 회의를 2년 가까이 주말과 휴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주재한 것으로 기억납니다.”

▶상당히 적극적으로 움직이셨네요.

“저 혼자 열심히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 대학 상황이 어떤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등에 대해 구성원과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찾아가는 단과대학 회의, 교수협의회, 총학생회 등과 정기적으로 만났습니다. 그리고 다른 대학에서는 한 해에 한두 번 있을까 말까 한 전 직원이 참석한 회의를 한 달에 한 번 정도 개최했습니다. 수시로 직원연수를 통해 학교가 처한 환경을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한 뒤 학교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공감대를 넓혀갔습니다.”

▶대학 구성원들과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소통을 강화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가시적인 성과가 도출됐습니까.

“재정지원제한대학 탈피가 최우선 목표였습니다. 모든 평가요소별로 최단기간에 개선할 수 있는 부분부터 찾았습니다. 다음 평가에서 재정지원제한대학에서 바로 벗어났습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학교 비전을 가지고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보고 그동안 추진하다 이런저런 이유로 흐지부지됐던 각종 사업의 전면 재검토에 들어가 이 가운데 당장 적용이 가능한 사업을 추려 신성장사업으로 분류해 다시 추진했습니다. 산업단지캠퍼스 조성, 글로벌코스메틱비즈니스센터, 한방웰니스산업, 테라푸드사업, 듀얼공동훈련센터 선정 등의 성과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학교발전을 위해서는 재정적인 안정도 중요한데 수년간 등록금이 동결되면서 어려움도 많지 않습니까.

“학생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기 위해서는 정부재정지원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길이 최선입니다. 구성원들의 능동적인 자세가 밑바탕이 돼 한번 해보자는 열의를 가지고 함께 힘을 모아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세워습니다. 우리 대학 구성원들의 소통과 협업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취임 후 정신없이 달려온 것 같은데…. 앞으로 한의학의 미래, 대구한의대의 미래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설립자께서는 ‘내가 아무리 많은 시간을 투자해 진료해도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제한적’이라는 말씀을 오래전부터 하셨습니다. 진료만으로는 한의학 보급에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산업화가 필요하다고 보신 것입니다.”

▶그게 학교의 미래비전이군요.

“네. 한의학을 근본으로 한 응용학문은 굉장히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의학의 산업화가 한의학을 발전시키고 영역도 확대할 거라고 봅니다. 지금은 동남아를 비롯해 아시아권에서 머물고 있지만 앞으로 세계화해야 합니다. 식품, 화장품, 테라푸드, 뷰티에 이르기까지 발전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봅니다. 저희 대학은 10여년 전부터 한방·한의학의 산업화에 나섰습니다. 학교기업법이 제정되자마자 저희가 제1호로 한방화장품공장을 설립했습니다.”

▶학교기업 한방화장품공장의 발전이 예사롭지 않아 보입니다. 좀 이른 판단이기는 하지만, 향후 학교재정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 같은 인상입니다.

“올해부터 중국과 태국에 완제품을 수출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중국에 반제품인 벌크형태로 수출했는데 품질을 인정받아 본격 수출에 나섰습니다. 앞으로 수출이 얼마나 돼 얼마만큼의 수익이 발생할지 저희들도 관심입니다. 중국 시장이 워낙 커 여건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학교기업 성공사례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대학의 앞날이 밝지만은 않은 환경입니다.

“그렇습니다. 대학에서 교육만이 전부인 시대는 지나갔다고 봅니다. 학교기업을 통한 학생들의 실습과 현장기업과의 교류협력 기반 구축이 중요합나다. 산학협력을 통해 학생들이 글로벌화할 수 있도록 밑바탕을 만들어 줘야 합니다. 예전과는 다른 새로운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총장 취임 후 각종 정부재정사업을 통해 얻은 사업비가 1천억원에 육박한다고 하는데….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노력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그 자체가 자랑이거나 업적일 수는 없습니다. 앞서 이야기했습니다만 우리 학교가 정부재정지원사업에 적극 참여한 것은 학생들에게 하나라도 더 혜택을 주고, 더 나은 여건을 마련해 주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자체가 목적일 수는 없습니다. 학교 구성원들에게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것은 국민세금이니 한푼이라도 헛되이 써서는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이 돈이 시드머니(종잣돈)가 돼 그 성과가 학생과 사회에 돌아갈 수 있는 방향으로 사용되도록 하자고 이야기합니다.”

▶그동안 당면 문제를 해결하느라 정신없으셨군요. 총장이 되면 학교를 어떻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예전에 하고 계셨습니까. 교육철학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아닙니다. 제가 총장이 될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부총장 시절 ACE사업(학부교육선도대학육성사업)을 준비하면서 대부분 대학이 기술적·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데 저는 교육의 본질적인 문제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동양적·철학적 가치관이 바탕이 된 건강한 인재를 키우는 학교라는 방향을 정립했습니다. 평소 부친의 교육철학이기도 합니다.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올바른 정신을 가지며, 사회적인 건강,즉 건전한 사회에 이바지하는 학생을 육성하자는 것입니다.”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초청 특강, 비교과 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함께해온 구성원들에게 하실 말씀이 있을 것 같은데….

“네, 그동안 많은 일을 했습니다. 부하가 많이 걸렸는데도 잘 견뎌주고 학교 발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준 구성원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는 씨앗을 뿌려 놓았다고 생각합니다. 꽃피고 열매를 맺을 때쯤이면 주변 환경변화에도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경쟁력 있는 대학을 만들 것이라 확신합니다.”

글·사진=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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