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180509.010230803560001

영남일보TV

[문화산책] 익숙한 변화

2018-05-09
[문화산책] 익숙한 변화
김민정 <대구문학관 전시담당>

위로의 인사를 건넬 때 흔히들 ‘시간이 해결해 줄 거야’라는 말을 한다. 사실 시간이 해결해준 것은 없다. 실제로는 스스로가 해결하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매일 조금씩 변화하고 적응한다. 외적인 변화는 물론이고 경험에 따라 내적인 변화도 수없이 생긴다. 낯선 공간, 낯선 사람들과 만나 어느새 자연스럽게 함께하고 있지는 않은가?

달구벌대로 중에서도 중심지 범어네거리, 2002년에는 붉은악마들의 함성이 밤새도록 들렸던 곳이기도 하다. 범어네거리의 지하공간을 본 적이 있는가?

지하철 2호선과 도심을 잇는 지하공간에는 ‘범어아트스트리트’가 있다. 이름 그대로 범어동에 있는 예술 거리다. 2012년부터 대구문화재단에서 위탁운영하고 있는 이곳은 예술인들의 입주스튜디오와 전시나 공연을 할 수 있는 대안 공간 그리고 문화예술체험교육실로 구성되어 있다. 시민과 예술가들이 소통하는 도심 속 이색공간으로 신선하게 시작되었던 이 공간은 6년 차에 접어들며 더 이상 새롭지 않은 일상의 한 부분이 되어 버렸다.

누군가에게 이따금 알 수 없는 무언가를 계속 하는 곳으로 생각될지도 모른다. 그런 범어예술길이 변화를 시도한다. 익히 알고 있는 기획자의 프로젝트가 아니다. 이번 범어길 첫 기획은 참여자로 활동하던 장하윤 작가의 기획자 데뷔무대다. 2012년 대구문화재단 신진예술가지원사업에 선정된 장 작가는 이듬해 대구문화예술회관 올해의 청년작가에 선정되었다. 지속적인 작품 활동은 물론이고 결혼과 임신, 출산이라는 변화가 있었다. 이어 그것을 작품에 녹여 최근 ‘변화되는 삶’ 개인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오는 11일 금요일, 또 다른 변화를 시도한다. ‘리스토어 범어-위로’로 시민들에게 공간과 공간의 연결고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어른은 낯선 것을 익숙하게 만들어주고, 아이는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본다는 말이 있다. 학자는 낯선 것을 익숙하게 해주고, 예술가는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해준다. 해가 지날수록 낯섬보다는 익숙함과 편안함을 우선시하게 되는 것 같다. 어른의 익숙함과 학자의 노력, 그리고 아이의 낯섬과 예술가의 시선으로 익숙한 모든 것을 새롭게 본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또 다른 변화를 시도하는 일이다.

최근 많은 복합문화공간들이 생겨났다. 변화의 흐름으로 더 이상 범어지하공간은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번 ‘리스토어 프로젝트’를 통해 또 다른 변화에 새롭게 적응해보는 것은 어떨까? 익숙한 것을 낯설게, 낯선 것을 익숙하게 말이다.김민정 <대구문학관 전시담당>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