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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이사람] 경북대 총여성동창회장들

2018-05-18

“선·후배 만나 추억담·문화포럼·음악회·…평생교육의 場”

[이사람] 경북대 총여성동창회장들
경북대 총여성동창회 4명의 회장들이 경북대 본관을 배경으로 나란히 섰다. 왼쪽부터 김난희(2대)·박순화 전 회장(3대), 이태순 현 회장(5대), 이기남 전 회장(초대). 오른쪽 아래 작은사진은 최오란 전 회장(4대).
[이사람] 경북대 총여성동창회장들
경북대 총여성동창회가 지난해부터 열고 있는 문화포럼을 마친 뒤 기념촬영하고 있는 모습.
[이사람] 경북대 총여성동창회장들
지난해 9월 전남 화엄사에서 연 문화포럼.
[이사람] 경북대 총여성동창회장들
지난 4월 연 문화포럼.

인터뷰 일정을 몇 차례 조정한 끝에 하루를 잡았다. 그런데도 결국 한 명이 오지를 못했다. 모두 유명인사들이라 한자리에 모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 인터뷰이는 경북대 총여성동창회장들이다. 1995년 창립된 경북대 총여성동창회는 그동안 5명의 회장을 맞았다. 이기남 <재>원암문화재단 이사장(84)을 초대 회장으로 모신 뒤 김난희 TML선교회 예수의원 원장(72)을 2대 회장, 박순화 전 <사>대구경북여성과학기술인회 회장(70)을 3대 회장, 최오란 전 국제소롭티미스트 한국협회 회장을 4대 회장으로 추대했다. 현재는 5대 회장인 이태순 국제소롭티미스트 대구지역 회장(68)이 동창회를 이끌고 있다.

업무상 美일정 최오란 前 회장 불참
초대∼現 5대회장 캠퍼스에 한자리

총동창회 나갔다가 대부분 남성들뿐
李 초대회장, 女동창회 설립 마음먹어

모교 기금마련展·소식지‘누이’발간
다양한 문화예술 사업…활발한 활동
동문·교수·가족 등 참여범위도 확대

선배들 성공한 인생경험담 배움 기회
경대인의 자부심 느끼고 결속력 다져
세상 밝히는 작은 등불 되고자 솔선



인터뷰 때문에 이기남 전 회장은 서울에서, 박순화 전 회장은 청도에서 왔다. 국제소롭티미스트 미주연합회 재정위원인 최오란 전 회장은 업무상 미국에 가 있어 참석하지 못했다. 회장들의 면면만 봐도 경북대 총여성동창회의 힘이 느껴졌다. “적지 않은 나이에다 대구에서 떠나 있는 사람이 있어서 자주 모이기 힘들다”고 했지만 이들은 “이번 인터뷰 때문에 오랜만에 얼굴을 보게 되어 좋다”고도 했다. 그들과의 3시간여 대화 속에서 대부분의 이야기는 총여성동창회와 옛 학창시절의 추억담이었다. 그 대화에는 경북대를 나왔다는 자부심과 여성사회인으로서의 긍지가 진하게 스며 있었다.

김난희 전 회장이 “총여성동창회의 설립은 이기남 초대 회장의 노력 때문이었다”고 말문을 연다. 자연스레 이기남 초대회장에게 시선이 갔다. ‘인류의 문맹퇴치’를 목표로 설립된 원암문화재단의 이사장인 이 전 회장은 사범대 가정교육과를 졸업한 뒤 국내외의 한글 보급 및 문맹 퇴치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인 재원이었다. 1988년 MAC베이스 한글서체를 한국 최초로 개발했으며 2007년 <사>훈민정음학회를 창립했다. 2009년에는 인도네시아 무문자민족인 찌아찌아인이 사용하는 말을 훈민정음으로 표기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 기사는 뉴욕타임스에도 크게 실리고 일본에서는 20여 신문에 보도됐다. 2010년 훈민정음 중국어를 개발하고 2017년 <사>훈민정음세계화재단을 창립했다.

“결혼 후 바로 서울로 올라갔지요. 하지만 경대인으로서 늘 자부심을 가지고 학교의 큰 행사에는 가급적 참여하려 노력했습니다. 1993년 사범대 동문회장을 맡으면서 학교 일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지요.”

이 말 끝에 총여성동창회를 만든 이유를 설명했다. “사범대 동문회장을 맡고 있을 때 경북대 총동창회에 나오라고 해서 나갔더니 참석자 중에 여자는 저밖에 없었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이미 경북대에는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많았는데 총동창회에서 활동하는 여성은 거의 없더군요. 총동창회가 남성 위주로 돌아가는 것을 보고는 여성동창회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1995년 11월 총여성동창회의 창립 총회가 열렸으며 이 전 회장이 초대 회장을 맡았다. 연이어 부산지회(회장 박귀선), 서울지회(회장 정옥순)가 결성됐다. 하지만 이 초대 회장은 서울에 살다보니 회장직을 이어가는데 한계를 느껴 2000년 사퇴했으며 그 당시 부회장이었던 김난희 전 회장이 회장으로 추대됐다.

김 전 회장은 2010년까지 동창회를 이끌면서 많은 사업을 벌였다. 그는 “여성들의 위상을 높일 수 있고 여성들이 강한 분야인 문화예술과 관련한 사업들을 다양하게 마련했다”며 “2004년 자랑스러운 여성동문상을 제정해 3차례 수상자를 냈다. 전시·음악회 등 문화예술행사도 다양하게 펼쳤다. 여성동창회 소식지인 ‘누이’도 발간해 여성동창회 소식은 물론 수필·시 등도 게재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은 모교발전기금 마련 전시를 기억에 남는 행사로 꼽았다. “경북대 출신의 화가이자 동창회 총무였던 안남숙씨가 경북대박물관에서 개인전을 열어 작품 판매액 1천500만원을 학교발전기금으로 내놓았습니다. 안 화가를 비롯해 동창회의 많은 회원들이 도와준 덕분에 성공한 행사였지요.”

그는 2008년부터 열고 있는 신년음악회에 대해서도 큰 자부심을 보였다. “여성동창회에서 매년 신년교례회를 열어왔는데 좀더 많은 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음악회로 하자는 제안이 있어 2008년 1월15일 ‘대구·경북 시도민과 함께하는 경북대 신년음악회’를 처음 열었습니다. 이 행사에 대한 반응이 뜨거워 매년 1월15일에 신년음악회를 개최해오고 있지요. 2015년부터는 행사 주최를 여성동창회에서 경북대로 넘겨 행사의 규모를 키웠습니다.”

이 음악회는 경북대 출신의 음악인들이 무대를 꾸려나가는데 경북대 졸업생만이 아니라 그 가족을 비롯해 경북대와 관련한 다양한 사람들이 초대를 받아 수준급의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연주회로 자리잡았다.

박순화 전 회장이 이 음악회에 대해 한마디 거들었다. “신년음악회는 단순히 아름다운 음악만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경대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고 경대인들의 결속력을 다지는 행사였습니다. 매년 자리가 부족할 정도로 호응을 얻었지요.”

2016년부터 이태순 회장이 동창회를 맡으면서 문화예술분야와 관련한 또 다른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매년 총회에서 진행됐던 인문학 강의를 문화포럼으로 확대한 것이다.

이 회장은 “동창회에서는 매년 정기총회 1회, 이사회 4회, 임원 월례회를 열고 있다. 단순한 회의가 아니라 무언가 배울 수 있는, 의미있는 행사를 만들자는 취지로 문화포럼을 기획하게 됐다”며 “여성동창끼리 하다가 경대인과 그 가족으로 참여범위도 확대했다”고 했다.

지난해 6차례 열었는데 미술·음악·경제 등 다양한 주제의 강의를 했다. 특히 지난해 성악가들이 직접 나와서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의 주요 장면을 직접 공연함으로써 관람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강사는 경북대 출신의 동문이나 경북대에 재직하던 교수 등이 맡았다.

이 회장은 이번 인터뷰를 빌려 문화포럼에 함께한 강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강의료가 턱없이 적은 데도 바쁜 시간을 내주고 뜨거운 마음으로 강의해준 강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변변찮은 강의료인데 이를 다시 동창회 발전기금으로 내놓는 분들도 계시고 나중에 또 불러주면 언제라도 흔쾌히 오겠다는 분도 계시는 등 이 행사에 대해 많은 지지를 보내주셔서 힘이 됩니다.”

동창회는 앞으로도 문화포럼을 지속적으로 열 계획이다. 연 4~6회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봄에 처음 문화포럼을 열었을 때만 해도 참여자가 10여 명에 불과했는데 현재는 매번 행사 때마다 30~50명 정도 옵니다. 남자 동문들도 제법 오고 부부동반으로 참여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강의를 마친 뒤에는 식사를 하면서 대화 나누는 시간이 있는데 강의 내용은 물론 학창시절 이야기 등을 나누어서 행사장 분위기가 상당히 좋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참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행사의 내실을 다져 나가려 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총동창회를 하면서 말 못할 어려움이 있다는 속내도 털어놨다. 동창회의 다양한 행사를 통해 경대인이 하나 되는 애교심이 생기고 사회에서 성공한 선배들의 모습을 통해 다양한 배움의 기회도 가진다. 그런데도 가끔씩 불평의 소리가 나오는데 이때가 제일 힘이 빠진다는 이야기도 살짝 곁들였다.

이태순 회장은 “동창회는 현재 회장 1명, 부회장 6명, 이사 30명이 힘을 합쳐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해나가고 있다. 대부분 직장을 가지고 있어 바쁘지만 모교를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열심히 준비한 행사에 많은 동문들이 참여해 기쁜 마음으로 즐기면 좋겠다”며 경대인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김난희 전 회장도 “동창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문화포럼·신년음악회 등은 대학 교육의 연장선상에 있다. 단순한 동창회 행사가 아니라 평생교육의 장이라 생각하면 좋을 듯하다”며 “선배와 후배의 만남은 결국 멘토와 멘티의 만남이다. 동창회 행사를 통해 인생을 좀 더 폭넓게 바라보고 풍요롭게 살아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들은 마지막으로 총여성동창회의 설립 취지를 요약해 들려줬다. “여성이 변해야 세상이 바뀔 수 있다. 세상을 밝히는 것은 커다란 태양이지만 내 방 내 집마다 켜둔 작은 등으로부터 시작되며 우리 모두 세상을 밝히는 작은 등불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여성동창회는 기꺼이 그 불빛을 더욱 밝히는 것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글=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사진=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 초대 회장 이기남 <재>원암문화재단 이사장 △ 2대 회장 김난희 TML선교회 예수의원 원장 △ 3대회장 박순화 前 대구경북여성과학기술인회 회장 △4대 회장 최오란 前 국제소롭티미스트한국협회장 △5대 회장(現) 이태순 국제소롭티미스트 대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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