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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타는 일반남녀…멜로 드라마 같은 연애 예능에 꽂히다

2018-06-04
썸타는 일반남녀…멜로 드라마 같은 연애 예능에 꽂히다

안방극장이 연애 예능 전성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다만 기존 프로그램이 연예인과 일반인의 만남, 또는 실제 연예인 커플의 일상을 주로 관찰해왔다면, 최근의 방식은 일반인 청춘남녀들이 주인공이 돼 서로에게 관심을 표하고 ‘썸’을 타는 모습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짝짓기 프로그램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극적이지 않은 일반인들의 만남이지만 웬만한 멜로 드라마 못지않은 짜릿한 전개로 시청자들은 매회 ‘대리 설렘’을 느끼며 몰입중이다.

하트시그널·로맨스패키지 등
판타지+리얼리티에 ‘대리만족’
연예인 대신 일반인이 주인공
시청자들 더 설레고 쉽게 공감
호캉스 등 젊은트렌드도 반영


◆다시 전성기 맞은 짝짓기 예능

이성의 존재에 대한 관심과 심리적 교류에 대한 욕망은 누구도 쉽게 거부 못할 본능이다. 때문에 과거 큰 인기를 얻었던 ‘사랑의 스튜디오’에서부터 요즘 젊은 층이 열광하는 ‘하트시그널’, ‘로맨스 패키지’까지 짝짓기 아이템은 오래전부터 방송의 큰 축이었다.

20대의 로맨스를 다룬 드라마에 MC들의 연애상담을 더한 tvN ‘모두의 연애’, 처음 만난 이성과 낯선 공간(부다페스트)에서 데이트하며 색다른 낭만을 더했던 SBS ‘잔혹하고 아름다운 연애도시’, 실제 ‘남사친’(남자사람친구)과 ‘여사친’(여자사람친구)의 여행을 통해 진짜 사랑찾기 과정을 담아냈던 Mnet ‘내 사람친구의 연애’ 등이 최근 참신하고 색다른 포맷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짝짓기 프로그램은 이처럼 출연자 간 미묘한 감정을 나누고 만남에 성공한다는 큰 틀 안에서 변주를 거듭하며 꾸준히 명맥을 유지해오고 있다. 물론 판타지와 리얼리티를 둘 다 충족시킨다는 전제하에서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짝짓기 프로그램은 채널A ‘하트시그널’, SBS ‘로맨스 패키지’, tvN ‘선다방’이다. 이들 세 프로그램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전파를 탔다. 그렇다면 왜 갑자기 짝짓기 프로그램이 늘었을까. 방송계 한 관계자는 사회적 분위기에 더해진 방송계의 변화를 그 이유로 꼽았다. “아무리 5포세대라곤 하지만 연애, 사랑은 언제든 이슈가 되는 주제들”이라며 “방송계 역시 예능 소재가 포화된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새로운 연애 프로그램이 최소 3편 더 대기 중”이라고 전했다.

◆일반인 캐릭터들이 주는 현실적 공감과 설렘

“연애나 결혼을 안 하는 사람이 많아져 연애가 드라마 같은 판타지가 됐다.” ‘로맨스 패키지’ 를 연출하고 있는 박미연 PD의 말이다. ‘로맨스 패키지’는 3박 4일간의 주말 연애 패키지를 콘셉트로, 2030 세대의 트렌드로 떠오른 ‘호캉스(호텔+바캉스)’와 연애를 접목시킨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박 PD는 “주말을 이용해 여행을 가는 것처럼 호텔에서 짝을 찾으면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했다”며 “특히 호텔에서 낯선 이성을 만난다는 게 로망을 자극한다”고 설명했다.선남선녀들이 한 공간에서 ‘썸’을 타고 삼각관계를 형성하면서 느껴지는 설렘과 긴장은 판타지 같으면서도 리얼함을 준다. ‘로맨스 패키지’의 시청자평 다수도 “나도 저렇게 썸을 타고 싶다”였다. 실제로 지난달 조사한 콘텐츠파워지수(CPI) 순위에 따르면 ‘로맨스 패키지’는 ‘영향력 있는 프로그램’ TOP 50 중 2위에 올랐다.

‘하트시그널2’ 역시 젊은층 사이에서 대박을 치며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하트시그널2’의 시청률은 2~3%(닐슨코리아)대에 머무르고 있지만, 온라인 화제성은 지상파 인기 예능 프로그램 못지않다. 출연자들은 그저 짝을 찾아 썸을 타는 임무에 충실할 뿐이지만, 100% 공감대를 형성한 시청자들은 그들의 리얼한 연애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낀다.

맞선 전문 카페가 무대인 ‘선다방’은 판타지 요소보다는 리얼리티에 좀 더 주목한다. 매회 포장되지 않은 날것 그대로 시청자들의 연애감정을 자극하며 호평을 얻고 있다. 출연자의 면면도 ‘하트시그널2’나 ‘로맨스 패키지’처럼 화려(?)하진 않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을 법한 ‘현실밀착형’ 출연자들이기에 시청자들이 보다 쉽게 공감하고 설렐 수 있다는 평가다. 긴장하고 떨림을 감추지 못하는 그들의 모습 역시 현실성을 높이는 요소 중 하나다. 이들의 꽁냥꽁냥한 첫 만남을 보는 것이 마치 카페 옆자리에서 소개팅을 하고 있는 커플을 몰래 보고 있는 듯한 즐거움까지 선사한다는 반응이다.

‘선다방’을 연출하고 있는 최성윤 PD는 “‘사회생활의 중추인 20대 중반부터 40대까지를 응원하는 콘텐츠가 왜 많지 않을까’란 고민에서 시작된 프로그램”이라며 “2545세대의 만남을 통해 그들의 연애관과 사랑관, 더 나아가 삶에 대한 이야기에 함께 공감하며 응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용섭기자 hhhhama21@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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