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침체에도 승승장구
‘홈플러스 스페셜’ 대구 첫선
슈퍼마켓에 창고형 매장 결합
초특가·대용량 상품 대폭 늘려
연내에 15개 점포 순차적 전환
온라인 유통업체의 급격한 성장으로 위기를 맞은 대형마트들이 창고형 할인점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대구도 코스트코 2개 점포와 이마트 트레이더스에 이어 홈플러스가 창고형 매장 대열에 합류하면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26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신개념 유통매장 ‘홈플러스 스페셜’이 전국 최초로 대구에 첫선을 보인다. 1997년 문을 연 홈플러스 1호점 대구점(북구 칠성동)을 리모델링해 27일 홈플러스 스페셜로 개장하는 것.
홈플러스 스페셜 대구점은 슈퍼마켓에서부터 창고형 할인점까지 각 유통업태의 핵심 상품을 모은 것이 특징이다. 대용량 상품과 초특가 상품을 늘려 창고형 할인점의 구색을 갖추면서도 기존의 소용량 상품을 함께 판매한다.
필요한 만큼 조금씩 사는 1인가구뿐만 아니라 박스 단위의 저렴한 대용량 상품을 선호하는 자영업자까지 다양한 소비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상품 대부분을 창고형 할인매장에서 볼 수 있는 박스·팔레트 진열 방식으로 바꿔 직원들의 작업 부담도 줄였다.
홈플러스는 대구점을 시작으로 28일 서부산점, 내달 서울 목동점·동대전점 등을 순차적으로 오픈해 오는 8월까지 10개 점포, 올해 안에 15개 점포를 홈플러스 스페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대구의 창고형 매장 시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에는 1998년 출점한 코스트코 대구점과 2012년 일반 매장에서 창고형 매장으로 전환한 이마트 트레이더스 비산점에 이어 지난 3월에는 코스트코 혁신점이 그랜드 오픈을 한 상태다.
대형마트들이 잇따라 창고형 매장의 형태를 도입하는 데에는 온라인 유통업계의 급격한 성장으로 입지가 좁아지면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창고형 할인매장은 소비심리 침체와 유통업계 경쟁 악화 속에서도 승승장구해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트코 대구점의 연매출은 3천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마트 트레이더스 비산점도 창고형 매장으로 전환한 지 5년 만인 지난해 연매출 1천억원을 돌파했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창고형 할인매장은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와 인건비 상승 등과 맞물려 대형마트 시장의 새로운 출구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따로 창고형 매장을 만들기에는 돈이 많이 들고 규제도 심하다 보니 기존 매장에 창고형 할인매장의 포맷을 도입하는 형태로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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