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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나라’ 국기 수놓는 다문화가정 아이들

2018-08-22

계명대 ‘신의 한 수’ 봉사단
초등생 14명에 자수 가르쳐

‘엄마의 나라’ 국기 수놓는 다문화가정 아이들
계명대 사회복지학과 ‘신의 한 수’ 봉사단이 대구 성서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아 다문화가정의 아이들과 자수를 놓고 있다.

“엄마 이름이 들어간 앞치마, 베트남 전통의상 아오자이를 새긴 펜슬케이스, 모국을 상징하는 용이 들어간 에코백, 연꽃이 새겨진 티매트, 전통가옥인 수상가옥을 수놓은 파우치, 금성홍기를 새긴 책갈피 등이 지금까지 제가 만든 작품이에요.”(정유선·대구 신당초등 2년)

“전통가옥 게르를 수놓은 파우치가 제일 마음에 들어요. 6세 때 몽골 외할머니께서 처음 바느질과 뜨개질을 가르쳐주셨어요. 바늘에 찔릴까봐 조금 무서웠지만 지금은 너무 재미있어요. 2세, 5세 동생에게도 바느질을 가르쳐줄 거예요.”(아짜·대구 신당초등 3년).

“3세 때 몽골에 갔었는데 그때 외가에서 선물 받은 백조귀고리와 목걸이예요. 엄마 나라의 모습을 수놓아 선물해 드릴 것을 생각하면 너무 기뻐요. 이렇게 더워 치과기공 일을 하느라 많이 힘드실 텐데, 아마 작품보면 깜짝 놀랄 거예요.”(김민경·대구 신당초등 3년)

대구의 무더위가 40℃에 육박하던 지난달 24일 달서구 성서종합사회복지관 2층 프로그램실. 다문화가정 초등생 14명이 봉사단원들의 도움을 받아 책갈피에 엄마 나라 국기가 들어간 자수를 놓고 있었다. 먼저 모국의 국기에 대한 유래를 배우고, 밑그림을 그린 후 수를 완성한 다음 소감을 나눴다.

이 프로그램은 계명대 사회복지학과 ‘신(新)의 한 수(繡)’ 봉사단이 성서종합사회복지관과 함께 달서구청에서 위탁을 맡아 진행하는 사업이다.

윤해민 단장(계명대 사회복지학과 4년)은 “달서구 신당동의 경우 외국인 밀집지역으로, 신당초등은 다문화가정 학생이 절반에 이르고 달서구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의 지녀(8~13세)가 1천500명에 달하지만 이들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은 부족하다”면서 “이에 이 프로그램 공모 사업에 지원,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청일점인 이희찬군(15·신서초등 6년)은 “어머니 나라는 루마니아다. 엄마에게 선물하려고 티매트에 백장미를 수놓았다. 평소 게임이나 휴대폰을 보는 게 일상이었는데 이젠 바느질을 곧잘 한다. 9월 말 바느질 작품전시회에 엄마를 초대해서 깜짝 파티를 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강사로 나선 자수전문가 조애정씨(45·대구시 중구)는 “자원봉사자들은 교육 1시간 전에 미리 와서 프랑스 자수 기법을 공부하고, 이를 다문화가정 자녀와 1대 1로 가르쳐주는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학생과 다문화가정 자녀가 자연스럽게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는 모습이 뿌듯하다. 거기다 작품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완성도가 좋아진다. 자신의 다른 얼굴 모습이나 어머니를 부끄럽게 여겨 자기 정체성의 혼란을 극복하게 되는 과정이 눈에 보일 정도로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역시 빠른 속도로 다문화 사회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타 문화에 대한 배타적인 태도를 고수하는 측면도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에 ‘신의 한 수’ 봉사단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만든 작품으로 전시회를 열거나, 캠페인에서 홍보물로 활용해 다문화 인식 개선에 나설 작정이다.

글·사진=김호순 시민기자 hosoo0312@gmail.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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