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조의 생애와 실크로드의 유리, 직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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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경북대 박물관에서 열린 실크로드 특별전'이구조의 생애와 실크로드의 유리, 직물전'에서 참가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경북대 박물관 제공> |
경북대 박물관에서는 지난 8일부터 11월 16일까지 박물관 2층 특별기획전시실에서 경북대 인문학술원 실크로드조사연구센터 설립기념·경북대 박물관 실크로드 특별전'이구조의 생애와 실크로드의 유리, 직물전'을 연다.
이번 특별전은 경북대 인문학술원 실크로드조사연구센터 설립 후 인문학술원과 경북대박물관이 함께 기획한 특별전시다. 이번 전시에서는 '실크로드'라는 큰 주제아래 세계적인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일본 국립민족학박물관 명예교수인 이구조(九祚-일본명 가토 큐조-加藤 九祚)선생의 출생부터 타계까지 불굴의 생애와 학문을 펼칠 선생의 일대기를 조명하고, 직물과 유리기(琉璃器) 등 동서간 문명교류를 밝힐 수 있는 실크로드 유적의 유물이 전시된다.
특히 이번 특별전은 1922년 5월 18일 경북 칠곡 약목면 덕산동에서 광평이씨 정랑공파 24대 손으로 태어난 이구조 선생이 11세 때 단신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세계적인 실크로드 연구가가 되기까지 파란만장한 일대기가 재조명된다.
이구조 선생은 시베리아와 중앙아시아의 실크로드 관련 저서 20권, 공저 8권, 번역서 23권을 집필해 이 분야 학문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그는 일본서 둘째 형과 말 마구간 같은 허름한 집에서 기거하며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하고 학비가 없어 철공소의 노동자로 일하며 검정고시로 고졸 자격을 취득해 사립 명문 조치대학 독문과에 입학했다. 1944년 학병으로 징집돼 관동군에 편입됐다가 1945년 8월 소련군에 체포돼 4년8개월간 시베리아에서 가혹한 강제노동을 했다. 석방 후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이었으나 한국전쟁 상황이라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 후 일본 출판사에 취직한 이구조박사는 시베리아 포로시절 익힌 러시아어 능력을 살려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의 유명 서적 번역과 자신의 경험을 살린 시베리아 관련 연구로 학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해 54세에 일본 국립민족학박물관 교수로 임용된다. 정년 퇴임 뒤 일본 사립대로 옮긴 이구조선생은 25년간에 걸친 우스베키스탄 남부의 불교유적 발굴로 세계의 실크로드 연구를 한단계 진전시켰다.
2014년 10월 고향 방문을 계기로 경북대박물관에서 강연을 하는 등 경북대와 인연을 맺은 이구조선생은 2016년 9월12일 우즈베키스탄 카다테파 발굴현장에서 서거했다. 그리고 유언에 의해 이구조선생이 갖고 있는 장서는 경북대박물관에 기증 됐다.
이구조선생은 이러한 공로가 인정돼 일본 정부 훈장과 우즈베키스탄으로 부터 최고의 영예인 우호훈장을 받았다.
지난 8일 개관식에서 이구조 선생의 일대기가 자세히 소개됐다. 이어진 초청강연회에서는 정수일 한국문명교류연구소 소장이 '우리에게 실크로드는 무엇인가?', 요시미츠 츠네오(由水常雄) 일본 노도지마 유리공방 대표의 '고대-현대 유리기법의 변화와 역사적 의의', 박천수 경북대 실크로드 조사연구센터장의 '유리기로 본 실크로드의 변천'이라는 주제로 각각 특강을 했다.
이번 특별전에는 세계적인 유리연구자이며 공예가인 요시미츠 츠네오(由水常雄)가 제작한 다양한 유리기 복제품을 통해 고대 유리제작 기법의 면면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또 초원로, 오아시스로, 해상로에서 출토된 로마, 페르, 이슬람 글라스 복제품과 함께 신라 고분에서 출토된 유리기 복제품을 함께 전시함으로써 실크로드를 통해 글로벌 국가로 발전해가는 신라의 또다른 면모를 살펴 볼 수 있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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