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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대구·경북 글로벌 선도기업] 삼익THK

2018-10-02

독보적 LM시스템 활용…‘수직다관절 로봇’ 주목

20181002
대구 국제자동화기기전 삼익THK 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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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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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익THK 공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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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운명은 대개 시장의 흐름이 급격하게 바뀌거나 새로운 산업이 등장할 때 갈린다. 시장의 변화나 새 산업의 등장에 대비한 업체들은 이를 기회로 삼는다. 삼익THK는 혁신을 지속해온 지역 중견 장수기업이다. <삼익THK 제공>

삼익THK의 주력사업은 기계 자동화 설비의 필수 장치인 ‘LM가이드(Linear Motion Guide)’다. 기계 직선운동 시스템인 LM가이드는 각종 기계설비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LM가이드 분야에서 국내 1위로 통하는 삼익THK는 요즘 ‘첨단 로봇산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로봇산업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다.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간이 하던 일을 대신하는 로봇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신성장동력을 찾는 일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거액을 들여 이뤄낸 혁신이 매출로 이어지지 않으면 낭패를 보기 때문이다. 삼익THK는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70년대 공업용줄·쌀통 名家
91년 LM시스템 국내최초 생산
지금까지 ‘점유율 1위’ 유지

87년 설립한 삼익기술硏 통해
2000년대 메카트로닉스 투자
첨단 로봇개발 사업에 발디뎌

지난해 매출 3711억으로 성장
대구시 고용친화 대표기업 선정


◆LM가이드 국내 1위 중견기업으로

삼익THK는 창립 60주년을 앞둔 장수기업이다. 1960년 공업용 손공구인 ‘줄’을 만들던 ‘삼익공업사’에서 출발했다. 당시 산업은 경공업 중심이었던 터라 삼익THK의 줄은 다양한 분야에서 주문이 쇄도했다. 일본과의 기술 제휴를 통해 품질을 높여 1970년대 국내 줄 시장점유율이 80%에 달할 정도로 입지를 굳혔다. 하지만 삼익THK는 새로운 먹거리 확보 행보를 이어나갔다.

첫 번째 혁신 단행은 1970년대 들어서면서다. 농업의 선진화로 전국에서 쌀 소비량이 크게 늘었다. 1977년에는 쌀 자급자족을 달성할 정도였다. 쌀 보관 용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던 그때 삼익THK는 주방용품인 ‘삼익쌀통’을 제조·판매했다. 쌀통의 핵심기능은 계량화였다. 당시 국민들은 뒤주나 쌀독에 쌀을 저장했는데 밥을 짓는데 필요한 쌀을 계량화하기 어려웠다. 이런 불편함에 착안해 삼익쌀통은 3단계로 구성된 스위치를 누르면 쌀의 양을 계량해줬다.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공급 부족까지 초래할 정도로 인기였다. ‘삼익쌀통’은 1970년대 최고의 히트 상품 중 하나가 됐고 기업의 명성도 높아졌다.

두 번째 혁신은 1980년대 이후 급속한 산업화와 더불어 이뤄졌다. 기계 자동화에 필수적인 LM가이드에 주목했다. 산업화로 인해 생산설비 수요가 증가하면서 각종 기계설비의 핵심 부품으로 꼽히는 LM가이드 수요가 급증했다. 이를 통해 첨단 자동화 설비부품업체로서 또 기술집약적 기업으로 성공적인 변신을 했다.

삼익THK는 먼저 1984년 일본 THK와 제휴해 LM시스템 판매를 담당하는 국내 대리점을 맡았다. 기계 직선운동 시스템인 LM시스템은 공장 자동화 메커니즘을 위한 필수적인 장비였지만 당시 국내에서는 생소한 분야였다. 시장 선점을 통해 수년간 기술력을 축적한 삼익THK는 1991년 국내 최초로 LM시스템을 생산했고 지금까지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맞아 로봇산업 선진화

핵심 기계부품의 국산화가 가지는 의미는 크다. 핵심 부품을 수입에만 의존할 경우 가격경쟁에서 밀리고 부가가치도 그만큼 떨어지게 된다.

삼익THK의 LM가이드는 위치결정 정도가 탁월한 제품이다. 삼익THK는 이 장점을 활용해 공작기계, 로봇, 반도체 LCD 제조설비 등에 이어 의료기기와 면진(免震) 등 건축분야까지 제품모델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부드러운 곡선을 따라 움직이는 ‘R가이드’와 ‘직곡 가이드’, 직선과 나선운동을 구현하는 ‘볼스플라인’이 대표적이다.

삼익THK는 2000년대 들어 메카트로닉스 사업에 눈을 돌렸다. 메카트로닉스 시스템은 직선운동 시스템의 애플리케이션 모듈이다. 하드웨어에 이어 소프트웨어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 산업용 로봇 개발의 밑바탕을 쌓은 것이다.

직선운동 시스템의 모듈화와 시스템을 종합한 기술은 ‘첨단 로봇’에 구현됐다. 처음에는 단축 직교좌표 로봇을 개발했다. 이 로봇은 저발진 특성이 뛰어난 클린룸용과 고속주행 및 긴 행정거리 적합용 등 다양한 모델로 개발 생산된다.

반도체 웨이퍼 이송과 LCD 패널 이송용으로 나뉘어 생산되는 트랜스퍼 로봇도 활용도가 높다. 먼저 반도체 웨이퍼 이송용 로봇은 웨이퍼 사이즈에 따라 150㎜부터 450㎜까지 4종류를 생산하는데 운동방식에 따라 모델을 확장할 수 있다. LCD 패널 이송용 로봇은 삼성전자가 개발하고 삼익THK가 생산한다. 2천200X2천500㎜ 액정 크기의 8세대 LCD 생산현장에서 쓰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독보적인 LM시스템 기술을 활용해 ‘수직다관절 로봇’을 출시했다. 소형 수직다관절 로봇은 다양한 기능을 구사할 수 있어 제조 분야 수요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로봇으로 꼽힌다. 특히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 현장에서 여러 작업을 수행할 수 있어 산업 분야 적용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익THK의 2020년 목표는 글로벌 산업자동화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주도하는 시대에는 산업용 로봇과 스마트공장이 주목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삼익THK의 주력사업인 LM시스템과 함께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자동화 기기와 로봇산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혁신에 혁신으로 4년 새 이익 5배

삼익THK의 이 같은 혁신이 가능했던 이유는 삼익기술연구소 덕분이다. 1987년 8월 설립된 삼익기술연구소는 시장의 흐름에 민첩하게 대처하고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는 제품개발팀과 장기적인 안목으로 시장을 분석해 필요한 기술을 선행 연구하는 선행연구팀으로 나눠졌다. 회사의 변화를 이끌며 함께 성장해왔으며, 메카트로닉스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사업을 진행하면서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직선운동 베어링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후에도 삼익THK에 적합한 생산기술을 개발하고 사내 생산시스템을 고도화해 여러 발명특허와 실용신안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완료한 자동화와 사용화 제품 및 기술은 6개에 이르고 새롭게 개발한 신제품과 신기술만 10개가 넘는다.

대표적인 실적은 반도체 제조장비와 LCD 제조 및 검사 장비 등 자동화 설비에 대응 가능한 초정밀 고성능 리니어 모터다. 450㎜ 웨이퍼 이송용 로봇 개발 성과와 고속 경량 작업을 수행하는 병렬로봇 개발도 삼익기술연구소에서 이뤄낸 성과다.

최근에는 지진에 대비한 면진 테이블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 테이블은 지진이 발생할 경우 전산 서버와 데이터 장치, 의료기기 등 고가의 장비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었다. 규모 8 이상의 지진 충격에서도 제품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삼익THK 매출액은 2012년 1천868억원에서 2016년 2천510억원으로 4년 만에 3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6억원에서 216억원으로 무려 5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개별기준 영업이익은 3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천711억664만원으로 47.8% 늘었다. ‘잘 나가는’ 기업이 기존 사업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먹거리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결과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

매출 규모만 큰 것이 아니다. 삼익THK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거의 없는 지역에서 ‘고용친화 대표기업’으로 뽑히기도 했다. 대구시가 임금·복지·근로시간 등 고용환경 부문에서 대기업 부럽지 않은 수준을 따져 선정한 17개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근로자 537명의 삼익THK는 우리사주취득기금과 자기계발 학습비 지원, 사내근로복지기금 운영, 헬스클럽, 동호회 지원, 장학사업, 봉사단 운영 등 다양한 고용친화 정책을 펴고 있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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