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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뛰놀고 반려견 배려한 자연 속에서 힐링…SNS 인증샷으로 입소문

2018-11-23

■ 핫플 베이커리카페 현장속으로
◆‘오 퐁드 부아’ 엿보기

20181123
오 퐁드 부아 전경. 스몰웨딩을 겨냥한 대구 달성군 가창면 오 퐁드 부아의 대표적 포토존은 비닐하우스를 창고형으로 개조한 광장존. 한꺼번에 100여 명이 앉을 수 있는 대형 공간이다.

지난 13일 오후 3시쯤 오 퐁드 부아 입구. 난 깜짝 놀랐다. 카페 인근 마을안길형 도로변은 밀려든 승용차로 뒤덮여 버렸다. 주말 예식장 입구 같다. 좀 된다는 업소도 평일 오후는 적막강산. 그런데 여긴 ‘손님폭탄’을 맞아버렸다. 주말에는 1시간쯤 대기해야 한다. 그동안 환영받지 못했던 아이들과 반려견을 적극 배려한 것도 인상 깊다. 실내까지 반려견이 들어갈 수 없지만 대신 외부에 포진한 100여석은 반려견존이다. 이 집에서 가장 유명한 캐릭터는 8살짜리 올드잉글리시쉽독인 ‘엘리’다. 엘리도 사랑받는 포토존이다.

식물원·동물원 같은 시드니 카페 매료
대숲 둘러싸인 4950㎡ 폐허식당 인수

웨딩홀 처럼 치장한 비닐하우스 광장
플라워 아치존·잔디밭·에메랄드그린
바람·햇살·고독·사색 머무는 테이블
슈바게트·감자크림치아바타 인기메뉴


여사장 이지혜씨. 올해 31세. 너무나 앳돼 보여서 처음에는 매니저인 줄 알았다. 한때 보육전문가가 될 심산도 있었지만 자기 길을 찾기 위해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떠난다.

그녀는 거기서 ‘카페사냥꾼’이었다. 틈만 나면 카페투어에 나섰다. 특히 시드니에 있는 카페 ‘그라운즈 오브 알렉산드리아’에 매료된다. ‘나도 카페주인이 되고 싶다’란 독백을 한다. 그 카페는 멋진 식물원이었고 동물원이었다. 코너마다 꽃 등 별별 살거리와 볼거리를 장착해 놓았다. 그녀는 거기서 ‘성공한 카페’의 특징을 간파한다. 주인만의 꿈과 열정이 담긴 콘셉트, 그걸 중심으로 모든 인테리어와 상호, 로고, 소품의 이미지를 하나로 통일한다는 것.

2016년부터 신개념 카페 오픈 준비를 한다. 일단 장소 선정이 가장 난해했다. 그런 와중에 아버지의 지인을 통해 현재 자리를 소개받는다. 여기엔 오리닭백숙 전문 청암동산이 있었다. 오래 영업을 하지 않아 거의 폐허지경이었다. 그녀는 포스작렬하는 대나무숲을 보고 두 주먹을 불끈 거머쥔다. 대지 4천950㎡(1천500평)에 딱 맞는 체적의 대숲이 있었다.

조망을 최대한 넓게 볼 수 있는 면적의 통유리창 12개를 달았다. 이젠 너무 흔해져 버린 에폭시, 수평몰타르 공법, 우드타일 등을 버리고 레드파인을 한번 그을린 탄화목을 깔았다.

◆웨딩홀 같은 비닐하우스 광장

한옥 옆에 엄청난 넓이의 비닐하우스도 웨딩홀 광장처럼 치장했다. 천고도 8m로 올렸다. 생화를 16개의 조명등 갓에 덮어 씌웠다. 정면에는 항상 계절감이 나는 플라워아치존으로 꾸몄다. 가을과 초겨울에는 서양갈대 중 하나인 팜파스로 장식된다. 역시 여성상위시대, 10명 중 9명은 여성. 입구에는 잔디밭을 조성했다. 사계절 푸른 기운을 드리우는 70그루의 에메랄드그린을 심었다. 카페 맨 상단부 대숲존 앞. 고독과 사색이 머무는 테이블 4개를 놓았다. 바람이 곱게 흐르고 햇살이 머무는 시간에는 일망무제의 기분을 느끼게 한다. 가창댐 옆 동재미술관카페 테라스석 못지않다. 홍보 없이 개업을 했지만 인스타그램과 블로거 등을 통해 입소문이 급속도로 번져나갔다. 제빵사 2명이 300여개의 빵을 구워낸다. 오전 11시, 12시30분, 오후 3시에 새 빵이 깔린다. 여기엔 한 끼 밥 같은 브런치스타일의 빵이 많다. 가장 인기가 좋은 슈바게트, 그리고 감자크림치아바타, 마늘크림바게트, 캄파뉴(시골빵), 무화과캄파뉴, 앙버터 등을 포진시켰다. 그녀는 너무 모던한 기존 카페문화와 반대로 갔다. 머그잔 손잡이 하나에도, 그리고 벽돌 한 장, 트레이 등에도 남다른 디테일을 심었다. 일반 벽돌 대신 고벽돌을 사용했다. 트레이 바닥도 코르크소재를 깔았다. 그녀는 항상 이웃한테 미안해 한다. 그래서 인사도 먼저 하고 빵도 나눈다. 틈만 나면 아버지와 담배꽁초 등 쓰레기줍기에도 나선다. 역시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걸 사업으로 설정해야 살 수 있는 시절인 것 같다.

글·사진=이춘호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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