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TV

대구시, 건설 공론화 움직임…시민단체는 중단 촉구

2018-11-27

‘팔공산 구름다리 논란’ 힘겨루기 양상

팔공산에 설치를 추진 중인 구름다리 조감도. <대구시 제공>

대구지역 시민단체로 구성된 ‘앞산·팔공산 막개발 저지 대책위원회’가 26일 오후 대구시청 앞에서 팔공산 구름다리와 앞산 관광명소화사업 관련 예산 전액 삭감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팔공산과 앞산의 개발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대구시와 시민사회단체가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을 놓고 힘겨루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민단체가 환경훼손 등을 이유로 구름다리 설치를 반대하자 대구시는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찬성 여론을 형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구시는 팔공산 케이블카 하차장(해발 816m)에서 동봉쪽 낙타봉(해발 917m)까지 연결하는 폭 2m, 길이 320m 규모의 전국 최장 구름다리(현수교 형태) 건설을 3년 전부터 추진 중이다.

◆교통약자에 편의 제공

대구시는 오는 29일 오후 2시 동구 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팔공산 구름다리 설치사업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한다. 환경단체, 인근 주민 및 단체, 동화사 등 이해관계자들을 초청해 지금까지의 추진 사항과 향후 계획 등을 설명하고 주민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관광객 감소로 쇠락하고 있는 팔공산권을 핵심관광지로 조성하고, 교통약자에게 팔공산의 풍광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구름다리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구관광종합발전계획(2016~2021)의 7개 핵심전략사업 중 선도사업으로 지정돼 추진 중이며, 기본설계 및 경관심의를 완료하고 구름다리의 형태 및 규모를 결정한 상태다.

대구시
29일 동구지역서 설명회 열기로
인근주민 등 초청 찬성여론 수렴

시민단체
야생동물 서식환경 파괴 등 주장
국립공원 지정 장애요소 지적도

기본설계에 따르면 구름다리의 개발 면적은 주탑 기초 및 엥커리지블록 등 349㎡ 정도다. 대구시는 “5천㎡ 이상 개발 때 진행하는 환경영향평가 대상이 아니지만, 시민단체의 환경훼손 우려를 감안해 환경영향성검토용역을 발주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용역 결과는 대구시가 산하 사업소인 건설본부에 의뢰한 것으로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았다. 대구시 관계자는 “팔공산 상인들은 구름다리 건설을 찬성한다.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하고 제시된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려되는 환경 훼손

환경운동연합, 경실련, 참여연대 등 대구 7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팔공산 막개발 저지 대책위원회’는 26일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팔공산 구름다리 설치사업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팔공산에 인공조형물을 건설하면 자연환경이 훼손돼 독수리, 수달, 삵, 담비 등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파괴될 것”이라며 “이는 결국 생태적 환경 보전 상태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국립공원 지정에 장애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또 “구름다리에 접근하기 위해선 왕복요금이 1만1천원(어른 기준)인 케이블카를 이용할 수밖에 없어 케이블카 사업자의 배만 불려주는 특혜 시비를 낳을 것”이라고도 했다.

2020년 7월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도심근린공원)이 자동으로 해제되는 이른바 ‘공원일몰제’ 예산과 비교한 지적도 나왔다. 대책위에 따르면 시가 올해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책정한 예산은 119억원이고, 팔공산 구름다리를 짓는 데 드는 비용은 140억원이다. 이를 두고 대책위 관계자는 “폭염과 미세먼지 등 기후변화와 대기오염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는 공원 조성 사업보다 팔공산을 훼손하는 다리 건설비용이 더 많은 사실이 개탄스럽다”고 했다.

진식기자 jins@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