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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비만이 게으름 탓? 최선의 선택은 수술"

2020-01-14

식욕억제호르몬 이상으로 폭식 잦아
지방도 너무 커져 운동·식이요법 한계
보존적 치료 후 5년 내 재발 95% 넘어
동산병원 작년 '비만대사수술' 50건
부작용 없이 평균 28.6㎏ 감소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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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비만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국내 성인인구의 고도비만 유병률은 급증해 10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고, 특히 20~30대 초고도 비만율이 매우 높아졌다.

국내 비만수술은 2003년 139건에서 2015년까지 6천881건으로 늘었다. 그만큼 의료진의 수술 경험이 쌓이면서 치료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됐고, 환자들의 요구와 만족도도 높아졌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계명대 동산병원 관계자는 "비만대사수술 한 환자들의 평균 나이는 30대로, 향후 젊은 층의 고도비만 해결에 비만대사수술이 효과적인 치료방법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지난해부터 비만관련 질환이 동반된 심한 고도비만환자의 수술이 보험 적용되는 만큼 환자 부담도 줄어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고도비만은 위험한 질병

비만인구는 늘어나고, 고도비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수술로 비만을 벗어나는 것에는 거부감이 있다. 이는 고도비만을 개인의 잘못된 습관으로 보는 경향이 강한 탓에 운동과 식이요법 등을 통해 정상 체중을 되찾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영성 계명대 동산병원 비만대사수술센터장(가정의학과)은 "비만은 단순히 미용의 문제가 아니라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등의 합병증을 유발하는 질병이다. 그런 만큼 생활습관 교정으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적절한 비수술적, 수술적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만은 대부분의 성인병을 유발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며 심지어 생명도 단축시킨다. 하지만 비만의 원인을 단순히 개인의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터부시해 버리는 사회통념과 잘못된 인식 속에서 많은 비만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무리한 다이어트와 검증되지 않은 약제를 사용해 개인의 건강을 해치고 그로 인해 비만 치료의 성공률 역시 매우 낮다는 것이 서 센터장의 판단이다.

계명대 동산병원 비만대사수술센터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성인 인구의 3분의 1은 비만이다.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인 고도비만 환자는 우리나라 인구의 약 4.8%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비만으로 매년 2조원 이상, 고도비만으로 7천억원 이상 엄청난 경제적 비용을 치르고 있다고 서 센터장은 설명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비만으로 인해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대사성 질환과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이 동반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지고 이와 더불어 담석증, 지방간, 수면 무호흡증, 통풍, 불임 등 여러 합병증을 유발한다는 것. 거기다 유방암, 자궁암, 대장암, 췌장암 등 각종 암의 위험인자이기도 하다.

◆비만대사 치료의 끝이 아니라 시작

고도비만인 경우 '게으름이 낳은 결과' 혹은 '비만은 운동이나 식이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고 생각해 대부분 운동과 식이요법을 시도한다. 하지만 고도비만은 일반비만과는 달리 식욕억제호르몬의 이상으로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고 폭식을 하는 경우가 잦고 지방세포의 크기 또한 비정상적으로 커져 있기 때문에 운동 및 식이요법만으로는 치료에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런 경우 최선의 선택이 바로 수술이라는 것.

고도비만의 보존적 치료 후 5년 내 비만 재발률은 95%가 넘는다. 따라서 고도비만은 개인의 의지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현대사회가 만들어낸 환경적, 사회경제적 문제에 요인이 있는 심각한 질환으로 인식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치료법인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체중 감량뿐 아니라 고혈압, 당뇨 등 고도비만과 관련된 대사성 질환의 치료 효과가 뛰어나 '비만수술'이라는 용어보다 '비만대사수술'이라 불리는 이유도 여기 있다. 이에 고도비만 환자들에게 수술은 최후의 선택이 아니라 최선의 선택이 되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그렇다고 수술만으로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수술 후에도 적절한 조언 및 식단, 운동, 잘못된 생활습관 교정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 복강경 위절제술과 문합술에 많은 경험과 충분한 자격을 가지고 있는 외과의사 등이 수술을 해야 하지만, 그 이후에도 적절한 영양 관리와 운동 카운슬링을 지속적으로 해 줄 수 있는 비만 영양코디네이터, 운동치료 전문가, 비만관련 질환에 대한 각 분야의 전문의가 한 팀으로 치료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가장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대구에서도 지난해 적잖게 수술 진행

동산병원 비만대사수술센터는 지난해 수술 50건, 평균 28.6㎏ 감량하고도 부작용이 전혀 없는 등 지역 내 최고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동산병원이 지난해 진행한 50건의 비만대사수술 이후 환자의 3개월 후 평균 몸무게는 17.2㎏, 수술 6개월 후 평균 28.6㎏ 감소했다.

동산병원 비만대사수술센터는 가정의학과를 중심으로 위장관외과·내분비대사내과·정신건강의학과·심장내과 등의 여러 전문의의 다학제 진료를 통해 치료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접근하고 있다. 또 비만전문 코디네이터와 전문영양사들이 수술 전 상담부터 수술 전후 식사요법 및 체중조절 교육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여기에 여러 국내외 학회에 참가하여 활약하고 있고, 동산병원 주관의 비만 심포지엄도 5년째 꾸준히 개최, 국내 비만수술의 연구와 교류 활동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에서 주관하는 비만대사수술 기관인증 제도를 통해 기관인증을 받았다.

지역 의료계 한 관계자는 "수술비와 거리 등에 불구하고 수도권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지만, 수술 이후 관리도 정말 중요한 만큼 자기가 사는 곳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서영성 계명대 동산병원 비만대사수술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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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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