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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타워] 개를 모독하는 정치

2020-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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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아니다.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 발생했다.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에 위치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 사무실에서 '계란 테러'가 발생했다. 누군가 김 의원 사무실에 계란을 던졌다. '문재인 폐렴, 대구 초토화, 민주당 OUT' '신적폐 국정농단, 혁명, 문재인을 가두자'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도 붙여 놓았다. 총선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라는 어수선한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다. 김 의원은 대구 수성구갑에 출마한다. 경찰은 '계란 테러'의 범인을 붙잡았다. 다행이다. 어떤 식으로든 사법처리가 이뤄져야 한다. 결코 폭력이 정당화돼선 안 된다.

대구를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대구의 이미지가 더럽혀져서는 안 된다. 대구는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주목을 받았다. 외신들은 대구 시민들에게 찬사를 보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정부가 대구를 봉쇄하지 않았음에도 방문을 자제하라는 정부 권고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따라주고 있다'고 했다. ABC방송은 '대구에는 두려워하는 군중이 없다. 침착함과 고요함만 있을 뿐'이라고 보도했다. '대구 봉쇄'가 거론될 때도 시민들은 참았다. 분노했지만 집단으로 따지지 않았다. '대구 사람들은 참 점잖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정치권의 성찰도 필요하다. 차별과 혐오를 조장해서는 안 된다. 대중에게 영향력 있는 인사라면 더욱 그렇다. 스스로를 '진보 어용 지식인'으로 칭하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자신을 한번 돌아봐야 한다. 유 이사장은 지금 대구시민들에게 가장 눈총을 받는 인물이 됐다. 소름끼치는 말 때문이다. 유 이사장은 권영진 대구시장을 공격하면서 '코로나19를 열심히 막을 생각이 없지 않나란 의심까지 든다'고 했다.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정당의 단체장을 정치적으로 공격하는 것이야 얼마든지 있을 수 있지만, 지켜야 할 선이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구는 물론 전 세계에서 사망자가 속출한 현실을 감안하면 유 이사장의 말은 '망언'이다. 경제도 엉망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라는 탄식이 일상화됐다. 대한민국의 보건복지부 장관까지 지낸 인물이 전염병을 일부러 막지 않았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는 게 충격적이다. 유 이사장은 이 문제만큼은 대구시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차별과 혐오는 '편가르기'에서 시작된다. 내편, 네편을 갈라놓고 내편만 챙긴다면 증오의 싹이 튼다. '계란 테러'를 당한 김 의원은 "상대의 존재를 부정하는 증오의 정치에 맞서겠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상대를 인정하지 않으면 차별과 혐오, 증오가 형성된다.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판이 그렇다.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다. 자꾸 언급하는 게 불편하지만 유 이사장이 대표적이다. 유 이사장은 '보수 정당에서 세종대왕이 나와도 안 찍는다'고 했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위성정당' 같은 편법을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당당하게 쓴다.

'개판이라고 하고 싶은데, 개한테 모독이 될까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정당 만들기 과정를 보면서 SNS에 올린 글이다. 동의한다. 이런 식이면 총선이 끝나도 '개를 모독하는 정치'가 판을 칠 것이다. '계란 테러'도 언제든, 어디에서든 일어날 수 있다. 어쩌면 더 심한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조진범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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