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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학의 박물관에서 무릎을 치다] 사이버 박물관

2020-04-17

디지털 수장고와 아날로그 감성

[김정학의 박물관에서 무릎을 치다] 사이버 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www.museum.go.kr) & 국립현대미술관(www.moca.go.kr). 네이버 운영자 NHN과 제휴해서 만든 대한민국 대표 버추얼 뮤지엄. 국립중앙박물관의 다양한 유물을 고해상도로 볼 수 있으며,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뮤지엄 뷰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김정학의 박물관에서 무릎을 치다] 사이버 박물관
대구교육박물관(www.dge.go.kr/dme). 개관 때부터 열린 기획전을 모두 360도 화면으로 촬영해 둔 영상을 통해 흡사 전시장 안에서 직접 관람하는 느낌으로 지나간 기획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
[김정학의 박물관에서 무릎을 치다] 사이버 박물관
구글 아트 프로젝트(artsandculture.google.com). '세상의 모든 예술을 디지털로 연결시키겠다'는 야심으로 출발한 구글 아트 프로젝트는 전 세계 주요 미술관의 작품을 실제 현장에서 보는 것보다 더 생생한 느낌으로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다.
[김정학의 박물관에서 무릎을 치다] 사이버 박물관
콩연구회 사이버 박물관 (www.soyworld.or.kr/museum/cybermuseum/launch.htm). 〈사〉한국콩연구회가 만든 사이버박물관. 콩을 주제로 건강관, 역사관, 문화관, 과학관, 미래산업관 등 5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콩과 우리 몸의 건강, 콩 식품 만들기, 콩 섬유 등 콩의 다양한 측면을 재미있게 볼 수 있다.

모두 닫혔다. 전부 걸어 잠갔다. 속수무책이다. 온라인 개학이라는 초유의 사태도 안타깝다. 국내외의 박물관을 찾아 그곳의 이야기를 수런수런 전할 수 있는 길이 막혀 버렸다. 힘든 시간을 보내는 많은 사람을 위로할 수 있는 마음 백신이 되기 위해 많은 기관이 애쓰고 있는 요즘, 박물관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김정학의 박물관에서 무릎을 치다] 사이버 박물관

루브르 모나리자·뉴욕 고흐 컬렉션
마우스 클릭으로 안방에 전해진 감동
원하는 자료·소장품·교육 프로그램
무한정 보관 중인 유물, 온라인 관람
SNS에 공유 '인스타그래머블' 전시
스마트 세상속 경험하는 과거와 미래


◆대체가 아닌 대안으로서 '사이버 박물관'

지난해 9월7일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특별총회에서는 '박물관의 정의를 개정하기 위한 투표'가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125개 회원국 중 88개국이 투표 연기에 찬성하면서 이루어지지 못했다. '교육 및 연구와 향유를 위해 인류사회의 유형 및 무형유산을 수집, 보존, 연구하고 소통하여 전시하는 사회와 사회의 개발에 공헌하는 공중에 개방된 비영리의 영구적인 기관이다'라는 박물관의 정의는 여전히 유효하며, 세상의 모든 박물관은 이를 충실하게 지켜나가고 있다.

정신 못 차릴 정도로 변해가는 세상의 흐름 속에서 정신은 변하지 않되, 시대의 변화에 앞서서 적응하지 않을 수는 없는 법이라 자연스레 사이버 박물관이 생겨나고 있으며, 시간과 공간적 제약을 넘어서서 박물관의 새로운 대안으로 발전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전통적인 방법을 뛰어넘는 다양한 미디어와 논리로 만들어진 디지털 자료로 고전적 의미의 박물관과 온라인 박물관의 시너지 효과를 표현하고 있다고 봐도 괜찮을 것이다. 예를 들면, 루브르박물관에서 '모나리자'를 감상한 후,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유유히 바라보고는 나만의 명작컬렉션을 만들어 지인들에게 전하는 등 우리는 사이버박물관에서 마우스를 가볍게 클릭하는 것만으로도 그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사이버(Cyber)란 현실 세계가 아니라 인간의 상상 속에 존재하는 것으로, 주로 인터넷 같은 통신 환경을 통해서 정보가 교환되고 공유되는 컴퓨터 세계를 가리킨다. 사이버 박물관이란 인간의 상상력이 현실화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인터넷을 이용하여 사용자가 원하는 자료와 소장품 및 교육 프로그램 등의 다양한 정보를 멀티미디어 기술을 통해 공유하는 새로운 형태의 박물관이다.

디지털 기술(데이터베이스·네트워크·멀티미디어 기술)로 소장품을 멀티미디어 정보로 전환, 데이터베이스(DB)에 보존하고, 네트워크를 통해서 공개하는 사이버 박물관은 기존의 박물관(Real Museum)에 변혁을 요구하는 존재이자, 자료의 영구보존이라는 명제와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에게나'라는 개방형 박물관 구상이 동시에 가능한 박물관의 미래에 대해 숙제를 던져준 것은 물론이다.

◆박물관 3.0 시대

지금까지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려왔지만, 인터넷 박물관, 디지털 박물관, e-박물관, 온라인 박물관, 하이퍼 박물관, 웹 박물관, 가상 박물관 등은 모두 비슷한 기능을 하는 사이버 박물관을 가리키는 말이다. 디지털 수장고(Digital Archive)는 유물을 무한정으로 보관할 수 있으며, 굳이 전시회를 열지 않아도 이용자들이 관람할 수 있고, 디지털 데이터는 손실 없이 무한정으로 복사가 가능해서 물리적 수명과 관계없이 보존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사이버 박물관 1세대는 주로 온라인상에서의 디지털 아카이브와 홍보 기능에 한정돼 있었다. 2세대는 상호 소통이 추가되고, 이제 3세대는 '박물관의 벽'을 넘어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커뮤니티 형성, 상호작용성이 강화된 것은 물론이다. 앞으로 빅 데이터, 인공지능, 머신 러닝, 로봇기술의 발전으로 박물관 3.0 시대가 열릴 것이다. 그러면서 어느새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섬을 느끼게 될 것이다.

주로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디지털 네이티브'(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세대를 뜻하는 말)들은 모바일 환경과 SNS 활동이 익숙하고 일상적인 것이기에,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이라는 뜻의 신조어) 전시가 더욱 필요할 것이며, 그럴수록 사이버 박물관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지도 모른다. 다시 말해 사이버 박물관을 통해 많은 수의 박물관들이 '사물 중심'에서 '경험 중심'으로 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역사와 문화의 감동을 간직하기 위해 이용자가 익혀야 할 IT(정보기술)는 끝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알게 모르게 우리는 매우 '스마트'해지고 있어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그래도 기술은 디지털이되, 감동은 아날로그로 지켜가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이제 사회적 거리를 지키면서 오늘 모니터 앞에서 무릎을 쳐 본다.

여러분도 알뜰하고, 경이로운 사이버 박물관을 손쉽게 한번 경험해 보기 바란다.

대구교육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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