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접촉성 피부염' 원인과 예방·치료법
그래픽=최은지기자 |
그동안 보지 못했던 감염병인 코로나19의 습격으로 마스크 착용이 온 국민의 필수적인 상황이 됐다. 지난 1월20일 국내 최초 확진자 발견을 기준으로 하면 5개월째, 대구지역 첫 확진자(2월18일)를 기준으로 해도 그런 생활이 4개월을 넘어서고 있다. 더욱이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는 감염 전파를 막고, 우리의 삶을 정상화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것은 물론 많은 순기능을 가지고 있다. 특히 마스크를 착용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코로나19 확산이 큰 차이를 보이면서 본인은 물론 타인에 대한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도 필수 방역물품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 기간이 점차 장기화되면서 그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게 생겨나고 있다. 직장인 김모(44)씨는 "사무실 내에서도 마스크를 써야 하는 탓에 피부와 마스크가 직접 닿는 부위가 가렵기도 하고, 마스크 끈에 쓸린 귓등이 따끔거리는 수준을 넘어 쓰라리기도 한다"고 전했다.
장시간 마스크 사용땐 피부 자극
고온 다습으로 피지분비량 증가
세균증식에 유리한 환경 만들어
접촉성 피부염 등 더 쉽게 유발
마스크는 항상 건조한 상태 유지
유분기 많은 화장품 사용 피해야
외출 뒤 깨끗한 세안과 보습 필수
발병땐 초기에 적절한 약물 치료
◆마스크가 불러온 또 다른 고통
마스크를 착용하면 외부 공기가 안으로 쉽게 들어가지 못하고, 마스크 내에는 고온 다습한 피부 환경이 형성된다. 그로 인해 초래된 높은 온도는 피지 분비량을 증가시키고, 높아진 습도 역시 세균증식에 유리한 환경을 형성해 모낭염·여드름을 유발하게 된다.
현재는 마스크의 공급이 비교적 원활해진 덕분에 마스크가 부족해 2~3회를 어쩔 수 없이 써야 하는 경우는 크게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여러 가지 이유로 마스크를 2~3회 이상 재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문제는 오염된 대기, 개인의 땀, 침 등 분비물로 인해 더러워진 마스크를 반복해 사용하면서 구진·농포 등 피부 병변의 발생 및 악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거기다 마스크를 장기적으로 착용하게 되면서 직접적인 접촉에 의한 '접촉피부염'도 유발한다. 접촉피부염은 크게 자극성 접촉피부염과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으로 나눌 수 있다. 자극성 접촉피부염의 경우, 알칼리나 산과 같은 강한 자극이 아닌 낮은 정도의 자극도 장기간 반복 접촉될 경우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피부가 습기 등에 노출되어 젖어있는 상태에서 좀 더 쉽게 발생할 수 있다. 비누, 세제, 용매, 먼지, 화장품, 귀금속, 염색약 등이 주원인으로 알려져 있는데 마스크를 사용함으로써 초래되는 습윤한 환경에 더해 온종일 마스크를 벗지 못하고 착용하므로 발생하는 반복적인 접촉은 접촉피부염이 좀 더 쉽게 발생할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은 어떤 물질이 피부에 닿은 후 수일 이내 가려움, 발진, 반점 등 피부증상을 초래하는 질환으로, 이 역시 습하거나 더운 환경에서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원인 물질로는 니켈·크롬 등과 같은 금속, 화장품에 포함된 방부제나 향료, 합성수지, 고무 등이 있다. 마스크는 코와 턱, 뺨 등 얼굴의 피부와 직접적으로 접촉할 뿐만 아니라 마스크의 합성섬유, 고무줄, 코 받침 등에 포함된 금속성분은 피부를 지속적으로 자극하게 되고, 일반적인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과 달리 수 시간의 접촉만으로도 쉽게 증상이 발생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은 알레르기 물질에 민감한 사람에게 주로 습진과 같은 증상을 일으키게 되고, 피부염을 일으킨 물질에 한번 민감해진 이후에는 증상이 재발할 경우가 많아 증상이 일시 호전된 이후에도 반복적인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병변이 다시 발생하고, 지속적인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어떻게 치료하나
접촉성 피부염의 가장 기본적인 치료는 원인이 되는 물질의 노출을 피하는 것이다. 의심되는 원인 물질을 찾아 이를 피하고, 보습제 등을 충분히 사용해 피부를 보호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원인 회피만으로 상태가 나아지는 게 더딘 만큼 증상의 정도에 따라 스테로이드·항히스타민 등 경구약, 도포제 등을 적절히 사용해 병변 악화를 막는 게 중요하다. 다만, 여드름의 경우에는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하면 초기에 다소 호전되는 듯하다 오히려 증상의 악화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무작정 연고를 사서 바르기보다는 피부과 전문의 진료 후 적절한 치료를 선택해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좋다.
코로나19 탓에 갑자기 늘어난 마스크로 인한 피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마스크를 벗고 10분 이상 피부를 환기시켜 고온 다습한 환경을 회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오염된 마스크는 가능한 한 재활용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불가피하게 다시 사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에탄올 용액 등으로 가볍게 오염 부위를 닦아낸 후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 보관, 충분히 말린 후 사용하는 등 청결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다만 외부활동 시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착용이 필수적인 요즘에는 피부염이 발생했다고 마스크를 벗어버리고 생활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 만큼 조기에 적절한 약물 사용을 통해 가려움을 해결함으로써 병변 부위를 긁고, 그로 인해 피부병변이 악화되는 것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피부 자극을 유발할 수 있는 유분기 많은 화장이나 기능성 화장품 등의 사용은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깨끗하지 않은 손으로 마스크와 피부를 번갈아 만지는 것은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어 청결을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하겠다.
외출 후 깨끗한 세안도 매우 중요한 요소이나 너무 강한 자극은 피부 장벽을 손상시켜 피부 병변을 악화시킬 수 있어 부드러운 세안 및 충분한 보습제 사용이 필수적이다.
대구 파티마병원 피부과 송창현 과장(피부과 전문의)은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 말했던 '코로나19 이전의 세상은 다시 올 수 없다' '생활 속의 감염병 위험을 차단하고 예방하는 방역활동이 우리의 일상'이라는 말이 다시 한번 떠오르는 요즘이다. 우리의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위해 마스크 사용, 손 씻기 등을 소홀히 할 수 없기에 수시로 환기하여 피부에 적절한 환경을 유지하는 등 우리의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노력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 송창현 대구파티마병원 피부과장(피부과 전문의)
노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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