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직원 1천9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정부 결정에 취업준비생들이 반발하고 나선 이른바 ‘인국공 사태’ 갈등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정부와 여권 인사들은 논란 확산의 원인이 보수 언론에서 출발한 가짜 뉴스와 왜곡 보도에 있다며 “을과 을의 갈등을 부추기지 말라”고 경고하고 나섰지만, 취업준비생들은 여전히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잘못된 정보가 국민을 얼마나 불안하게 하는지 알 수 있다"며 "정규직 전환 문제 등 여러 사안이 잘못된 혼란을 가져오고 있어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들이 사라져 가고 있다"며 "이런 일로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는 행위가 더는 나오지 않도록 자중하라"고 전했다.
특히 김두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금 더 배우고 필기시험 합격해서 정규직됐다고 비정규직보다 2배 가량 임금을 더 받는 것이 오히려 불공정하다"며 "취준생 일자리를 빼앗는다는데 거짓이다. 정년까지 보안 검색 업무만 하기 때문에 사무직 위주인 정규직 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해당 발언에 대해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야권의 비판이 이어지자 27일 반격에 나선 것. 김 의원은 "그렇게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청년들 바람이 연봉 3천500만원 보안검색이냐. 생계 걱정 없이 5년, 10년 취업 준비만 해도 되는 서울 명문대 출신들이나 들어갈 신의 직장에, 감히 어디서 비정규직들이 공짜로 들어오려 하느냐는 잘못된 특권의 그림자가 느껴지는 것은 저만 그런 것이냐"고 했다.
하지만 취업준비생들은 채용 공정성에 대한 시비나 일자리 감소 등에 대한 합리적인 문제 제기를 했음에도 정부는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는 것을 두고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김두관 의원의 발언이 현실에서 벗어났다며 비판하는 내용의 청원까지 올라와 27일 오후 6시 기준 1만5천 이상 동의하고 있다.
55만명 이상이 가입한 온라인 카페 '공기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임(공준모)'에 최근 개설된 '인국공 문제 토론방' 게시판에는 관련 글이 이어진다. 네티즌들은 정규직이 1천500명 정도 불과한 인국공에 1천900명의 정규직이 새로 들어오면 신규 채용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공기업은 기획재정부 총액인건비제로 기관 전체에 대한 인건비를 배정 받는다. 직접 고용으로 직원이 2배 늘어난다고 해서 인건비 총액이 늘어나진 않는다. 인건비가 부족해 나누는 와중에 신규 채용 규모가 유지될리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대구지역에서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가 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구 혁신도시에 입주한 한국가스공사는 정규직 직원 노조의 반대에 막혀 전국 1천여명의 비정규직들의 정규직 전환에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지역 지자체와 공공기관, 지방공기업에 종사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대상 1만1천784명 가운데 4천316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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