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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 출산율 세계 꼴찌

2020-07-06

초등학교 동창회와 고향 밴드에 단골로 올라오는 1960~70년대 사진을 보면 대부분 산과 들, 시냇가, 골목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모습이다. 벼 익는 봇도랑에서 주전자 들고 미꾸라지 잡는 개구쟁이들, 눈 쌓인 초가 마당에서 눈사람 만드는 아이들, 연 날리며 썰매 타는 겨울 논…. '제 먹을 것은 제가 타고 난다'는 생각을 가진 우리 부모들은 그때 육아 걱정을 하지 않은 것 같다. 아이들은 서로서로 돌봐주며 저절로 컸다. 정부에서는 식량난 때문에 산아제한 포스터를 동네 골목골목에 붙여 놓았다.

시간이 얼마 흐르지 않은 것 같은데 세상은 너무나 딴판으로 바뀌었다. 어릴 때 300여 명이 모여 살던 내 고향 산골은 이제 사람 사는 집을 찾기 힘들다. 대낮에도 인적을 찾아볼 수 없다. 도시처럼 붐볐던 면소재지 장터도 텅 비었다. 입학할 아이가 없어 초등학교도 폐교됐다. 국토의 실핏줄이라 할 수 있는 면 단위에서는 곧 아이를 볼 수 없게 됐다.

얼마 전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조사 대상 198개국 중 198위를 차지했다는 충격적인 뉴스가 나왔다. 합계출산율이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추산되는 아이의 평균 수를 뜻한다. '2020년 세계인구현황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1명. 코로나19까지 겹쳐 앞으로 출산율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조영태 서울대 교수는 이처럼 저출산이 계속되면 '2024년 지방 대형마트 철수 도미노, 2027년 지방 백화점 중심의 상권 몰락, 2035년 여성 3명 가운데 1명이 65세 이상인 할머니 전성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비수도권 인구가 계속 줄어들면서 나타날 수 있는 사회 공동화 현상이어서 관심이 간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천문학적인 예산을 쓰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별 효과가 없는 것 같다. 육아 부담과 현실적인 비용 때문에 결혼마저 기피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출산을 강요할 수는 없다. 아이를 잘 낳고 잘 키울 수 있는 나라환경을 만드는 게 우선이지만, 현 상태에선 이를 기대하기도 힘들어 국가 앞날이 걱정이다.
심충택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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