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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김수영 논설위원이 만난 사람] 공식 출범 경북문화재단 이희범 대표

2020-07-13

"경북 전통·역사 토대로 콘텐츠 개발…행복예술 트럭 운영"

이희범경북문화재단대표이사
지난 10일 출범한 경북문화재단 이희범 대표이사는 "경북문화재단이 세계를 감동시키는 신한류 중심플랫폼으로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경북문화재단이 지난 10일 공식출범했다. 경북문화재단은 16개 광역문화재단 중 가장 늦게 설립됐다. 올해 초 재단 대표이사가 취임하고 조직도 구성됐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공식출범이 계속 늦춰졌다. 코로나로 경북지역 예술인은 물론 예술계 전체가 고사 직전이다. 이를 알기 때문에 이희범(71) 재단 대표이사의 마음은 더 무겁다. "코로나라는 어려움을 지역민이 똘똘 뭉쳐 잘 이겨냈다. 재단도 늦게 출범했지만 힘을 합쳐 열심히 뛰면 문화강국 코리아를 이끄는 견인차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바람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산업자원부 장관,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해비치재단(현 정몽구재단) 이사장 등 다양한 경험을 거쳤기에 이 말에 왠지 믿음이 간다.

40년 만에 고향서 일해 행복
도민행복하게 하는 게 목표
창의·혁신·명품·복지문화
행복경북위한 4대목표 추진

예술인 안정적 창작활동 지원
경북지역 오지 많고 고령화
문화예술 필요한 곳에 찾아가

지역문화단체와 협의체 구성
문화융성·관광객유치에 총력


▶안동이 고향이다.

"안동에서 태어났지만 고등학교 때 서울로 떠났다. 40여 년 만에 고향에 와서 일하니 감회가 새롭다. 공무원으로 출발해 구미공단과 포항제철을 만들 때 실무를 맡았다. 하지만 안동에서 일할 기회는 없었다. 어릴 적 살던 곳이 안동댐 건설로 수몰됐다. 가족이 모두 서울로 이사를 했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그래서 더 강하다. 당시 학교에 가려면 강을 2개 건너야 했는데 여름철 비가 많이 와서 다리가 물에 잠겨 발을 동동 구르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귀향해 안동에 한옥 짓고 사는 게 꿈이다. 그 꿈이 이제 한층 가까워진 것 같다."

▶그동안 고향에서 일할 기회가 있었을 것 같은데.

"공무원으로 있을 때나 다른 일을 할 때 고향은 일부러 오지 않았다. 산소가 아직 안동에 있어 1년에 한 번 정도 오지만 늘 오래 머물지 않았다. 고향 친구도 잘 만나지 않았다. 안동시장 나온다, 국회의원 출마한다는 등의 이야기가 있어서 고향에 오는 게 편치 않았다. 하지만 이젠 일흔이 넘었으니까 이런 오해는 사지 않을 것이다. 재단 대표이사 공모에도 편하게 도전했다. 여생을 고향에서 보내고, 그나마 힘 있을 때 고향에서 봉사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관계, 재계를 두루 거쳤다. 문화예술 분야에서 일한 경험은 있는가.

"공과대학을 나와 공직에서 30여 년간 있다 보니 문화를 접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하지만 한국무역협회장을 할 때 강남문화재단 이사장까지 맡게 돼 문화예술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당시 강남구오케스트라도 창립했다. 오케스트라는 아직도 운영되고 있다. 그다음에 문화 관련 일을 많이 하는 해비치재단 이사장도 맡았다. 그 경험이 경북문화재단 운영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경북문화재단의 가장 큰 목표는 무엇인가.

"문화는 한마디로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이다. 경북문화재단은 경북도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 할 수 있다. '문화예술로 만드는 새바람 행복 경북'을 재단의 미션으로 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일자리 만드는 창의문화 △남녀노소가 함께하는 혁신문화 △세계를 감동시키는 명품문화 △도민 모두가 행복한 복지문화라는 4대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경북의 전통과 역사를 기반으로 한 문화예술콘텐츠를 개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경북은 청정 동해안과 소백산맥, 영남의 젖줄인 낙동강이라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기반으로 찬란한 가야문화와 신라문화, 한국의 정신문화를 이끄는 유교문화 메카로 자리매김해왔다. 전국 지정문화재의 15%를 보유하고 있고 전국의 세계문화유산 13종 중 5종을 가진, 그야말로 민족문화의 뿌리이다. 경북은 화랑, 선비, 호국, 새마을 등 4대 정신을 일으킨 곳이기도 하다. 이를 토대로 한 문화콘텐츠 개발이 재단이 앞으로 해야 할 큰 과제다."

▶'문화강국' 'K-코리아'까지 이끌어가겠다는 계획인가.

"우수한 전통을 가진 경북은 한국 경제성장의 주역이기도 하다. 구미공단과 포항제철 등 주요 산업의 고장으로 최빈국이던 대한민국을 불과 반세기 만에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서게 했다. 역사적 바탕에 이런 산업적 저력이 문화강국을 만들어 가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예술인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결책이 시급한데.

"복지 사각지대인 예술인들을 지원하기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4월 한국예술인복지재단과 MOU를 체결해 예술인복지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 초 800여 명이던 경북도내 예술인 활동 증명자를 2개월 만에 1천100여 명으로 확대했다. 연말까지 3천명을 목표로 지속적인 홍보와 컨설팅을 진행 중이다. 예술인 활동 증명은 프리랜서로 주로 활동하는 예술인에게 안정적인 창작활동 지원과 복지를 제공하는 국가적 사업이다. 재단이 지역 예술인과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다리역할을 해 예술인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도록 하겠다. 이미 예술인 창작활동비 6억원 정도를 지원했다. 조만간 공연예술 창작 활성화를 위해 3억원 정도 지원할 예정이다."


▶경북문화재단은 경북문화재연구원을 확대 개편했다.

"1998년 설립된 문화재연구원을 모태로 하지만 문화예술본부를 신설하고 한복진흥원도 산하단체로 편입했다. 문화재연구원은 그동안 문화재 실태조사, 복원정비계획 수립 등 전문학술연구로 지역 발전에 일익을 담당했다. 300여 권에 이르는 시·발굴조사 보고서를 비롯해 지역 역사와 문화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신라 천년의 역사와 문화' 등을 발간했다. 이런 역량을 기반으로 지역예술인을 포함한 지역민이 함께 예술을 발전시키고 향유할 수 있는 기관으로 만들어갈 것이다."

▶상주에 있는 한복진흥원도 할 일이 많을 듯하다.

"한복진흥원은 지난해 건립됐으나 아직 원장 선임 등 인적 구성이 마무리되지 않아 개원식을 열지 못했다. 오는 10월21일 진흥원 개원식과 이를 기념하는 국제한복패션쇼를 열 예정이다. 경북은 상주 명주, 안동 삼베 등 한복 재료는 물론 한복 관련 우수 인력도 풍부하다. 대한민국의 한복을 전 세계에 알리고 한복문화를 발전시키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한민국 한복진흥원으로 키워나가려 한다. 장기적으로 수출형 한복패션산업의 메카로 만들 것이다."

▶경북은 지리적으로 넓고 노인이 많지만 유청소년은 상대적으로 적다. 이에 대한 대책도 있는가.

"산촌 등 오지가 많고 고령화로 인해 거동이 자유롭지 못한 노인이 많다.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행복예술- 놀라운 트럭'을 운영할 예정이다. 문화예술이 필요한 곳에 언제라도 찾아가 신바람 나는 농촌, 산촌, 어촌을 만들어 갈 것이다. 청소년은 미래 경북, 나아가 대한민국의 주역이다. 청소년들을 위한 예술치유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학업스트레스, 게임중독, 가정폭력문제 등을 예술로 풀어나가는 '청소년 드럼클럽'을 운영한다. 청소년과 중년예술인, 귀향전문인들을 매칭해 상담도 해 줄 것이다. 청소년 문제 해결은 물론 예술인, 귀향인의 일자리 창출에도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경북의 다른 기관들과 연계해 사업의 시너지효과를 높이겠다는 계획도 밝혔는데.

"최근 국학진흥원, 경주문화엑스포, 경북문화관광공사, 경북콘텐츠진흥원 등 지역 문화관련 단체들과 협의체를 구성해 경북의 문화 융성과 문화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올해는 '대구경북방문의 해'이다. 코로나로 실효성을 거두고 있지 못 하지만 이들 단체와 협력해 관광산업을 일으키는데 일조할 것이다. 문화가 산업이 되고 이로 인한 일자리 창출, 나아가 지역경제 활성화가 재단의 궁극적 목표다. 이를 통해 세계를 감동시키는 신한류 중심플랫폼으로 성장시키고 싶다. 살다 보면 버릴 게 있고 버릴 수 없는 게 있다. 절대 버릴 수 없는 게 성씨와 고향이다. 마지막으로 고향에 와서 고향의 꿈을 이루고 싶다."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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