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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재산권 지장 '84년째 불편한 동거'…메릴린 먼로 방문땐 동촌일대 인파 소동

2020-07-31

■ 대구시민 아픔 서린 K2의 역사

건설된 지 올해 84년째를 맞는 대구 군공항(K2)이 30일 경북지역 이전이 확정되면서 향후 관련 후속 행정절차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30일 대구시에 따르면 김영만 군위군수는 31일 국방부에 공동후보지(의성 비안·군위 소보)에 유치신청을 접수한다. 이로써 지난 1월21일 실시한 주민투표 다음날 의성군만 신청한 반쪽짜리 공동후보지 유치신청이 6개월 만에 비로소 관련 절차에 부합하는 모양새를 갖추게 됐다.

이에 국방부는 8월 초쯤 군공항이전 선정실무위원회를 연다. 선정실무위는 군공항 이전 최종부지 선정건을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군공항 이전부지선정위원회'에 상정한다.

선정위는 8월 중순쯤 제7차 회의를 열고 대구 군공항이전 부지를 최종 확정한다. 2014년 5월 대구시가 국방부에 이전 건의서 제출로 시작된 K2 이전 사업은 6년 만에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일제강점기 때인 1936년 일본군이 활주로를 설치하면서 시작된 K2 역사는 84년째 대구시민과 영욕의 세월을 함께했다. 통합신공항이 2028년 개항이 예상되면서 K2는 그때까지는 지금의 형태를 유지하게 된다. 아직 8~9년은 현 위치에 머무르게 되는 셈이다.

K2 활주로는 대구에 최초로 들어선 군 공항(민항은 1961년 첫 취항)시설이다. 이후 제11전투비행단이 국가안보전략차원에서 1970년 김포에서 대구로 이전했다. 이 당시엔 도시 외곽에 위치했지만 도시화·산업화에 따라 도심이 외곽으로 급속도로 팽창하면서 소음 및 고도제한, 도시계획 문제가 지역의 핵심이슈로 등장하게 됐다.

소음피해로 대구시민의 24만명이 고통을 겪었다. 같이 군공항 이전을 추진한 수원(14만명)·광주 (1만명)와는 피해 규모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다. 고도제한 영향을 받는 면적은 114.33㎢다. 대구 도심 면적의 3분의 1가량이 재산권 행사에 지장을 받은 셈이다.

상황이 이렇자 대구 동구·북구 주민은 2007년 K2이전 주민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이때부터 군공항 이전 운동이 본격화됐다. 당시 시민 40만명이 이전촉구 서명에 동참했다.

이처럼 시민들의 아픔이 묻어난 K2지만 역사적으로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세계적 명배우 메릴린 먼로의 방문이 그것이다. 1954년 먼로는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스타 조 디마지오와 결혼한 뒤 일본으로 신혼여행을 갔다가, 한국전쟁의 피로에 지친 주한(駐韓) 미군의 열화 같은 요청으로 한국을 전격 방문한다. 그녀는 미(美)군용기를 타고 서울이 아닌 K2에 내렸다. 당시 세계적 스타를 보기 위해 동촌 일대가 그녀를 보기 위한 인파로 대소동이 벌어졌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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