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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폭염 속 한낮 야외활동 자제하세요" 온열질환 주의보

2020-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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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이후 폭염이 이어지면서 대구경북지역에서 온열질환으로 인한 환자와 피해가 생겨나고 있다. 24일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올해 온열질환자 처치 건수는 총 18건으로, 이 중 장마가 끝난 8월 중순 이후에 발생한 경우가 전체의 72%가량인 13건을 차지했다. 이처럼 온열질환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수준이 아니라 목숨을 잃는 경우도 일어나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5시쯤 경북 예천군에서 A(여·52·부산시 거주)씨가 밭일을 하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7일 오후 숨졌다. 병원 이송 당시 A씨의 체온은 41℃ 이상이었다. 온열질환으로 숨진 사례는 경북에서는 올들어 처음, 전국에서는 두 번째였다. 경북지역의 경우 지난해에도 2명이 온열질환으로 숨졌다.

목 마르지 않게 수분 충분히 보충
휴식시간 짧게 자주 가지도록 해야
집에 에어컨 등 냉방시설 없다면
가장 더운시간엔 무더위쉼터 활용
잠잘 때에는 적절한 온도 유지를

◆온열질환의 종류는

이처럼 날씨가 갑자기 더워지면 증가하게 되는 온열질환은 크게 △열실신 △열경련 △열탈진 △열사병으로 나눌 수 있다.

열실신은 더위로 인한 피부혈관확장 및 수분 소실이 적절히 보상되지 않아 뇌로 가는 혈액량이 줄어들어 발생하는 현기증이나 실신을 일컫는다. 꼭 여름이 아니더라도 사우나 등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열경련은 적절한 전해질의 보충 없이 더운 환경에서 장시간 신체활동을 한 경우 발생한다. 종아리나 대퇴 또는 어깨의 근육이 수축하며 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경우를 열경련이라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열신신과 열경련은 모두 체온이나 의식은 정상이며, 그늘지고 시원한 곳에서 적절한 수액과 전해질 공급을 하면 대부분 회복된다. 단, 염분 공급을 위해 과량의 소금을 섭취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고, 적절한 수분과 전해질의 보충이 함께 이뤄져야만 한다고 전문의들은 말했다.

열탈진과 열사병은 무더운 날씨에서 발생 가능한 온열질환들 중 비교적 심각하거나 중증의 온열질환으로 분류된다.

열탈진은 전해질과 수분의 소실이 상대적으로 심해 신체 혈액량이 부족하게 되고, 그로 인해 저혈압이나 어지러움, 두통, 피로감이나 구토 등이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때로는 경미한 의식변화가 발생할 수도 있다. 체온이 39℃에서 40℃ 가까이 올라갈 수 있고, 열사병과 구분이 어렵거나 열사병으로 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열사병에 준해서 치료한다.

열사병은 온열질환들 중 가장 드물지만 가장 심각한 경우로 생명이 위험할 수 있는 중증질환이다. 신체의 체온 조절 시스템이 망가지고, 심부 체온이 40℃ 이상으로 올라가며, 중추신경계의 손상으로 환자는 경련, 의식 이상 등을 보인다. 특이하게도 땀은 거의 없거나 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열사병은 장시간 동안 더운 환경에 노출되어 과다하게 외부에서 열 공급이 이뤄지거나 신체 활동 등으로 신체에서 열이 과다하게 발생해 신체 내부에 열이 과도하게 쌓여 발생한다. 치료에 특별한 약물이나 시술은 없고, 해열제로는 열이 잘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외부냉각이나 차가운 식염수를 이용한 위 세척, 방광 세척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빨리 체온을 떨어뜨리는 처치를 하면서 증상에 맞춰 환자 상태를 회복시킨다. 특히 열사병은 뇌기능과 간이나 신장 등 신체 장기가 전반적으로 손상될 수도 있어 경과가 나쁘거나 때로는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열사병의 경우 신체에 열이 축적되는 조건, 경련이나 의식변화, 체온상승이 있다면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심부 체온을 일상 환경에서 측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피부체온 측정에서 40℃까지는 측정되지 않더라도 정황상 의심된다면 반드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야외활동을 피할 수 없을 때, 온열질환을 예방하는 방법은

이런 온열질환은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소아, 기저 질환을 보유한 노년층 등 모든 나이에서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소아나 노년층의 경우 신체의 열 발산 능력이나 열에 대한 적응능력이 떨어지기에 열 축적에 취약할 수 있다. 중장년층의 경우 생업으로 인한 육체활동을 피할 수 없거나 잦은 음주 등이 발생률과 관련 있을 수 있다.

이런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보다 물이나 이온음료 섭취량을 늘리고, 자주 그늘진 곳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휴식시간은 장시간 한 번에 쉬기보다는 짧게 자주 가지는 것이 좋다. 잘 때에나 쉴 때는 선풍기나 에어컨을 사용함으로써 체온조절에 신경 써야 한다. 외출 중이거나 집에 냉방기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경우, 가장 더운 시간에는 인근 무더위쉼터로 이동해 더위를 피하는 것이 좋다. 무더위 쉼터는 대구시와 각 구군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할 수 있는 만큼 미리 위치를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다만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운영 시간에 변동사항이 많을 수 있어 홈페이지를 미리 확인해둘 필요가 있다.

이런 예방 노력에도 온열질환이 발생했거나 주변에서 온열환자를 발견할 경우 119에 신고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서늘한 곳으로 환자를 옮겨 잘 눕힌 후 옷을 벗기고 미지근한 물을 뿌려 바람을 불어준다거나, 얼음주머니나 차가운 음료수 캔 등으로 겨드랑이나 다리 사이 등에 마사지를 하는 등 응급처치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또 환자의 호흡상태 등을 잘 살피면서 만약 환자가 구토를 한다면 고개를 옆으로 돌려 기도가 막히지 않게 해야 한다. 이후 119 상황실 요원이 지시하는 대로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응급처치를 하면 된다.

영남대병원 김정호 교수(응급의학과)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는 상황 속에서 2018년 일본에서는 하루 사이 11명이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있었고, 온열질환에 취약한 노년층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우리나라, 또 전통적으로 폭염의 고장인 대구 지역에서 앞으로도 주의 깊게 고민해야 할 질병"이라며 "예방이 가장 중요하지만, 만약의 상황에 대비한 대처방식 등을 숙지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 도움말=김정호 영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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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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