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관련된 '가짜뉴스'가 급속히 퍼지는 '인포데믹'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인포데믹은 정보를 뜻하는 '인포메이션(information)'과 전염병을 의미하는 '에피데믹(epideminc)'의 합성어로 잘못된 정보가 매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는 현상이다.
최근 코로나 19 재유행 국면에 접어들면서 각종 루머가 생성되고 있어 방역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보수 성향의 인플루언서(인터넷 상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광화문 집회발 검사 결과가 조작됐다는 소문이 퍼졌다. 방역당국은 가짜 양성은 있을 수 없다며 유언비어를 유포한 이들을 추적하고 있다.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26일부터 시행된다는 잘못된 정보가 퍼져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지난 2~3월엔 코로나 19의 증상과 예방법에 대한 가짜뉴스가 퍼져 방역에 혼선을 초래했다. 지난 3월 초 경기 성남의 한 교회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은 인포데믹의 대표적인 사례다. 이 교회 교인들은 예배 시작 전 소독을 한다며 소금물을 입에 뿌렸는데, 이 과정에서 여러 사람이 같은 분무기를 사용하면서 감염이 확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방역당국은 코로나 19를 소금물로 예방할 수 있다는 잘못된 정보가 집단감염의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가짜 뉴스는 국경을 넘어 빠르게 확산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데이터사이언스그룹이 중국에서 생성된 가짜뉴스 200여건을 분석한 결과, 한국과 미국에 공통으로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마늘 섭취, 소금물 헹구기 등 민간요법과 숨 참기로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자가 진단법 등 잘못된 정보가 퍼지는 데 불과 몇 분이 채 걸리지 않지만, 사실이 아님을 확인하는 데는 며칠 혹은 몇 주가 걸린다는 것이 연구팀의 분석이다.
잘못된 정보를 담은 유튜브 영상도 인포데믹을 부추기고 있다. 이건호 대구가톨릭대 교수(가정의학과) 연구팀에 따르면, 유튜브에서 코로나 19 관련 한국어 영상 105개 가운데 37.1%(39개)가 거짓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잘못된 정보를 담은 영상은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영상에 비해 조회 수가 1.47배 높고 댓글 수는 1.42배 가량 많아 가짜 뉴스의 영향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인포데믹 현상의 원인이 되는 허위정보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2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여러 가지 다른 목적에서 생산되는 가짜뉴스와 허위정보는 방역당국의 차단과 억제조치를 무뎌지게 만들 것"이라며 "분초를 다투며 싸우고 있는 방역당국의 조치를 신뢰하고 실천하는 것이 우리 스스로 위기를 극복하는 가장 중요한 무기"라고 밝혔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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