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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낙동강 물길따라…떠나자! 상주 핫플레이스]〈10〉 상주박물관과 자전거박물관

2020-09-28

뿌리깊은 상주 역사·자전거도시 명성 '흥미진진한 시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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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2일 개관한 상주박물관. 상주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유물 2만4천213점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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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바퀴로 달려온 행복한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마련된 자전거박물관의 기획 전시. 1950년대 상주에서 자전거점을 운영한 이들의 소중한 기억들을 들여다볼 수 있고, 당시의 수리도구와 가계부, 펑크수리비, 부품교환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과거의 어떤 특정한 방을 열고 들어간다. 그곳에는 한 도시의 최초의 모습이라 할 것들의 파편들이 펼쳐져 있다. 그리고 일련의 사건들이 전개되고 있는 바로 그곳에 또 다른 사건, 또 다른 사건들이 쉼 없이 이어진다. 구석기인들은 저 긁개로 무엇을 긁었을까. 저 동검은 무엇을 향해 날을 세웠고, 저 오리모양 토기는 누구와 함께 묻혔을까. 저 바퀴는 불과 몇 십 년 전까지 이 방문 밖의 거리를 달렸을 테지. 고요한 소란이 걸음마다 깨어난다. 이곳은 과거의 시간이 충실하게 지켜지는 장소, 박물관이다.

2회 연속 우수인증 상주박물관
경북도내 유일 발굴조사 전문기관
2007년 개관…유물 2만4213점 보유
석각천인상·신라금동관 등 대표적
6월부터 200여점 모아 특별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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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박물관 전시실.


#1. 상주박물관

뜰이 넓다. 공원 같다. 연못이 있고 정자가 있고, 무대가 있고 분수대가 있고, 큰 은행나무 아래에는 흔들의자도 있다. 호젓하고 상쾌하고 여유롭다. 그 가운데 석탑과 석등 따위의 석조 부재들이 무겁게 놓여 있다. 상주지역에서 발견된 오래된 시간들이다. 그들 중 온전한 모습으로 서 있는 선정비가 하나 있다. 특이하게도 '손중돈'과 '권기' 두 목민관의 업적이 하나의 비문에 새겨져 있다. 1545년의 것으로 상주 지역에 현존하는 목민관의 석비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라 한다. 500여 년 전 상주 사람들이 존경했던 이들을 여기서 만난다.

상주는 역사가 깊은 고장이다. 통일신라시대 때 9주에 속했고, 고려 때는 8목의 하나이고, 조선시대 때는 200여 년간 경상감영이 있었다. 고려 때 경주와 상주에서 한 자씩을 따서 경상도를 만든 것만 봐도 상주가 얼마나 오래전부터 중요한 곳이었는지 알 수 있다. 게다가 상주의 구석기 유적은 영남내륙지방에서 가장 오래된 고적이다. 오랜 시간과 이 땅의 특별함을 이야기해 주고 나아가 상주 사람들이 살아온 역사적 증거로서 존재하는 곳, 바로 상주박물관이다.

2007년 11월2일에 개관한 상주박물관은 지하 1층, 지상 1층 규모다. 기획전시실과 상설전시실, 어린이체험실, 수장고, 전통의례관, 관리시설 등을 갖추고 있고, 유물 2만4천213점을 보유하고 있다.

안으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바닥에 펼쳐져 있는 '상주목 영남지도'를 통해 옛 상주지역의 번성을 느낄 수 있다. 상설전시실에서는 구석기·신석기·청동기·철기 등 선사시대에서부터 사벌국과 신라문화, 상주의 불교문화, 임진왜란과 상주의 유교문화, 그리고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상주의 시대적 흐름과 역사, 문화유적과 출토지, 유물 등이 체계적인 설명과 함께 전시돼 있다. 이 가운데 선사시대의 오리 모양 토기, 4세기경의 것으로 추정되는 마형대구, 신라금동관, 보물 661호인 석각천인상 등은 매우 특별한 유물들이다.

기획전시실에서는 지난 6월23일부터 '내가 생각하는 땅속의 문화재'라는 특별기획전이 개최되고 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박물관에서 발굴 조사했던 유적과 유물 및 보관·관리 중인 국가귀속문화재 등 상주지역 주요 유적 7개소와 200여 점의 유물을 처음으로 대중에게 선보이고 있다. 문화재 발굴조사의 의미와 절차 등도 알기 쉽게 설명해 주고 있으며 부스 한가운데에는 상상하는 땅속의 문화재를 직접 만들어보는 코너가 마련돼 있다. 어린이체험관에는 탁본, 유적 발굴, 색칠하기, 퍼즐, 도장 찍기 등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체험 놀이가 다양하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하는 '공립박물관 평가인증제'라는 것이 있다. 인증 기간은 발표일로부터 2년이며 2년마다 재평가된다. 상주박물관은 2017·2019년 두번 우수인증기관으로 선정됐다. 경영과 내용 면에서 훌륭하다는 의미다. 또한 상주박물관은 경북도 내 유일하게 학술발굴조사를 실시할 수 있는 발굴조사 전문기관으로 해마다 기획전시, 교육 프로그램 운영, 문화총서 발간 등 지역 향토역사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 최초 자전거박물관
2002년 첫 개관후 2010년 확장 이전
전시실·4D 상영관·체험실 등 갖춰
엄복동 자전거·나무자전거도 전시
1924년 상주서 팔도자전거대회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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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박물관.

#2. 자전거박물관

상주는 '자전거의 도시'라 불린다. 상주의 자전거 보유 대수는 8만5천여 대. 한 가구당 2대 정도로 교통 분담률이 21%에 달한다. 가히 자전거의 도시라 할 만하다.

'자전거 사랑'의 촉발은 9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강점기인 1924년 상주역이 개설됐다. 이듬해 일제는 상주역 개통기념 조선팔도 자전거 대회를 개최한다. 암울했던 당시 '하늘에는 안창남, 땅에는 엄복동'이라고 노래할 정도로 유명했던 자전거 스타 엄복동과 상주 출신의 박상헌이 이 대회에 출전하게 된다. 그리고 일본 선수들을 물리치고 엄복동은 우승을, 박상헌은 우수한 성적을 거둔다. 환호했고, 열광했고, 희망과 자긍심이 넘쳐났다. 이후 상주의 박상헌은 만주·서울·대전 등 각지에서 개최된 전국 자전거대회에 출전해 여러 번 우승을 하는 등 엄복동과 함께 자전거 선수로서 명성을 날렸다. 가슴을 펴고 힘차게 페달을 밟는 일, 그것은 상주의 정체성으로 자라난 자긍심의 연대였을 것이다.

그러한 집합 기억의 연속성을 증명하듯 상주에는 전국 최초의 자전거 박물관이 들어서 있다. 2002년 상주 남장동에 처음 개관했고 2010년에 경천대 아래 낙동강 변으로 확장 이전했다. 2014년에는 1종 전문 박물관으로 등록됐다.

지하 1층에는 자전거 대여소가 있고 1층에는 기획전시실과 4D 상영관 등이 있다. 매표소를 지나 벽면을 따라가며 '자전거의 도시 상주,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코너를 볼 수 있다. 1930년부터 2030년까지의 상주 자전거 역사를 짧게 훑어보는 공간이다. 상주시와 국제 자매도시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이비스시에서 기증한 자전거도 만난다. 이어지는 기획전시실에서는 '두 바퀴로 달려온 행복한 사람들'이 전시되고 있다. 1950년대 상주에서 자전거점을 운영하던 분들의 소중한 기억들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다. 당시의 수리도구와 가계부, 펑크수리비, 부품교환비 등도 귀중한 자료다.

2층은 상설 전시관과 상설 체험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홀에는 상주시청 여자 사이클팀을 기념하는 전시물이 있고 나무와 대나무로 만든 자전거도 보인다. 상설 전시관에는 상주에서 가장 오래된 1947년산 '미야타 자전거', 신기한 5층 자전거, 엄복동 자전거, 1970년대 이전에 주로 사용하던 막걸리 배달용 짐바리 자전거, 빨간 우편배달용 자전거, 쌀 운반용 자전거 등 수많은 자전거가 있다. 자전거의 구조, 움직이는 원리, 안전수칙 10계명도 알게 된다.

상설체험관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새로운 공간으로 모험을 떠나보고, 페달을 굴려 반딧불이의 불빛을 빛나게 하고, 외발자전거를 타고 아슬아슬 곡예사가 되어 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2층 전망대에 서면 낙동강과 함께 탁 트인 전경이 펼쳐진다. 박물관 앞 경천교에 자전거가 달린다.

글=류혜숙<작가·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참고=상주시 누리집, 한국학중앙연구원 누리집

상주박물관 입장료 어른 1천원·청소년 500원…자전거박물관은 무료

Tip

상주박물관 입장료는 어른 1천원, 청소년 및 군인은 500원이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자전거 박물관 입장료는 무료이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관람할 수 있다. 자전거 대여소 이용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2인승 자전거, 미니벨로, 르보아 자전거, 어린이용 자전거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두 박물관 모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현재는 휴관 중이다. 재개관 여부 문의는 상주박물관 (054)536-6160, 자전거박물관 (054)534-4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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