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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2020년 영화·드라마 결산] 극장가, 코로나 직격탄…박스오피스 처참한 성적표

2020-12-24

올 극장매출 작년 절반도 안돼

신작 실종…장기 상영 현상도

봉준호 아카데미상 수상 위안

집콕으로 TV 시청 시간 늘어

OTT 가파른 성장세로 이어져

종편·케이블 콘텐츠 화제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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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한국 대중문화계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중에서도 영화계는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인한 관객 감소가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며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 14일 발표한 '코로나19 충격: 2020년 한국 영화산업 가결산'에 따르면 올해 극장 매출 추산액은 전년 대비 73.3% 감소한 5천100억원대로 추정된다. 상대적으로 드라마 시장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TV 등을 통한 콘텐츠 시청 시간이 늘어났다. 이는 OTT의 가파른 성장세로 이어졌다. 올해 국내 영화와 드라마의 핵심 이슈를 되짚어봤다.

◆불 꺼진 극장, 그럼에도 한국 영화는 빛났다

올 초까지만 해도 영화계 분위기는 더할 나위 없었다.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에 이어 영화 '기생충'이 지난 2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총 4개 부문 수상이라는 낭보를 전하면서다. 이어 홍상수 감독도 '도망친 여자'로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감독상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전 세계의 이목이 한국에 집중되며 K-무비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한층 더 높아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광풍처럼 몰아닥친 코로나19는 한국 영화산업의 지형을 일거에 바꿔놓았다. 지난해 무려 5편의 영화가 1천만 관객을 넘거나 이에 가까운 수치를 보여줬다면 올해 박스오피스 성적표는 참패에 가깝다. '남산의 부장들'이 475만 관객을 동원해 1위를 차지했고,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와 '반도'가 각각 435만, 381만 관객으로 뒤를 이었다.

문제는 이후에도 코로나19의 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 여파는 제작·개봉·상영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무너뜨리며 극장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신작영화는 자취를 감췄고, 영화감독들의 드라마 진출을 촉발시켰다. 반면 OTT는 코로나19로 인한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다. 전 세계 유료 구독자 수 1억9천500만명을 보유하고 있는 넷플릭스는 올해 3분기에만 가입자가 2천810만명 증가해 지난해 실적(2천780만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투자·제작사들은 부가판권을 포기하면서까지 넷플릭스호 탑승을 바라는 실정이 됐다. 이미 '사냥의 시간' '승리호' '콜' '낙원의 밤' '차인표' 등이 승선을 마쳤고 앞으로도 행렬은 이어질 전망이다.

잇단 신작들의 개봉 연기로 인해 독립·예술영화와 재개봉작 상영 확대, 장기 상영이라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났다. 2020년 11월 영진위 통합전산망 공식통계 기준 320편의 독립·예술영화 개봉작이 51만 4천814회 상영되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23.8% 상승한 수치이다. 재개봉작 상영도 증가했다. 최근 4년간 재개봉한 영화는 평균 87.5편으로 연간 100편을 넘지 않았으나 올해는 250편으로 크게 늘었다.

시대의 요구를 반영한 때문일까. 남성들의 부재를 대신해 충무로는 많은 여성 감독, 여성 서사, 그리고 여성 배우의 활약이 눈에 띄게 늘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 '남매의 여름밤' '디바' 등 감독과 주연 배우 모두 여성이 주축이 되었고,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내가 죽던 날' 등은 여성 배우가 그들의 이야기를 주체적으로 들려줘 호평을 받았다. 한편, 칸·베니스·베를린 등 전 세계 대부분의 영화제는 비대면, 온라인, 무관객으로 진행되었다. 부산국제영화제도 온라인 상영과 함께 최소한의 관객으로 극장 상영의 전통을 이었다.

◆드라마의 진정한 성패는 콘텐츠라는 사실 입증

영화계보다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드라마 시장도 상황은 복잡했다. 역시나 넷플릭스가 콘텐츠를 직접 제작·유통하면서 국내 미디어 생태계를 뒤흔드는 키맨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킹덤 시즌2' '인간수업' '보건교사 안은영'을 제작해 이슈 몰이에 성공했고,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에 투자해 지식재산권(IP)을 확보했다. 이는 긍정적인 효과로도 나타났다. 종편과 케이블 드라마가 창작자의 개성을 존중하고 자유로운 환경이 조성된 넷플릭스 제작 시스템에 더욱 자극을 받은 것이다.

해마다 시청률 상위권을 굳건히 지탱하고 있는 건 고정층이 확고한 지상파 주말극이다. '부부의 세계'는 철옹성 같은 주말극 시간대를 비집고 들어가 전체 드라마 시청률 순위 3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탄탄한 원작의 뼈대에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김희애의 노련미로 올해 최고의 화제작이 되었다. 또 '스토브리그'에서 시작된 신진 작가들의 활약은 올해 드라마계가 얻은 쾌거다. 같은 연장선에서 '하이에나' '아무도 모른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블랙독' 등이 좋은 평가를 받으며 운신의 폭을 넓혔다.

반면 기대를 모았던 '더 킹: 영원의 군주' '비밀의 숲 2'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김은숙 작가 특유의 말맛과 캐릭터 맛이 부족했고('더 킹: 영원의 군주'), 대사 완급과 사건 진도가 아쉬웠다('비밀의 숲 2')는 평이다. 하지만 '사랑의 불시착'은 일본의 한류 4차 붐을 일으키며 선전했다. 대만 또한 '사랑의 불시착'과 함께 '싸이코지만 괜찮아'를 가장 인상에 남는 드라마로 꼽았다. '싸이코지만 괜찮아'는 최근 아시아권에서 가장 많이 본 콘텐츠 1위를 차지했다.

김광원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한류붐을 이끈 드라마들의 중심에는 넷플릭스가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드라마 업계의 변화를 주도하는 건 OTT만이 아니다. 52시간 근무제 도입은 한국 드라마계가 맞닥뜨린 최대 이슈 중 하나였다. 이를 계기로 좀 더 내실을 기할 수 있게 회차를 축소하고 시즌제를 도입하는 식으로 체질 변화를 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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