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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코로나블루 이어 이젠 코로나레드 현상 "분노감이 치민다"

2021-01-22

지난 1년간 대구 심리지원 상담 22만8천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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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신천에 산책 나온 한 시민이 중동교 인근에서 강물에 비친 도심 불빛을 바라보고 있다. 코로나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우울감(코로나블루)에 이어 분노감(코로나레드)을 느끼는 시민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남일보DB

#대구 서구에 거주하는 중학생 A양은 어느날 갑자기 전투기 소리가 무서워졌다. 코로나 19 탓에 집안에서만 생활하다 보니 바깥에서 들려오는 모든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됐고, 수시로 들려오는 전투기 굉음은 A양에게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A양은 "잠도 오지 않고, 입맛도 떨어졌다. 괜히 음식을 입에 넣다가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먹는 건 아닌지 너무 무서웠다"고 털어놨다.

 


# 직장인 B(30)씨는 친구와 문자메시지로 일상적인 대화를 하던 중 화가 치밀어 올랐다. 평소 술자리도를 자주 가지며 친하게 지내던 친구였지만, 자신과 달리 방역지침 준수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친구의 말에 분노를 느낀 것이다. B씨는 "문자로 생각을 전하다 보니 오해도 쉽게 생겼고, 서로 상처받는 말을 쏟아낸 듯하다"고 했다.
 

코로나 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정신적 피로'를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우울감이나 슬픔을 의미하는 '코로나 블루'를 넘어 분노까지 느끼는 '코로나 레드'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21일 대구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에 따르면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중국인 여성이 확진 판정을 받은 지난해 1월 20일부터 이달 20일까지 1년간 대구지역에서 이뤄진 심리지원 상담은 총 22만8천760건에 달한다. 확진자, 자가격리자, 일반시민 등을 대상으로 전화상담 5만6천747건, 문자안내 15만8천196건, 대면상담 522건, 기타 상담 1만3천295건이 이뤄졌다.
 

정신건강복지센터 측은 "지난해 대구지역 대유행 당시에는 직접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될지 모른다는 위협을 느낀 시민들이 많았다. 최근에는 특정 종교인이나 방역수칙 위반 여부를 둘러싼 주위 시선이나 '낙인찍기'에 대한 공포와 우울, 분노를 호소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우울감이나 분노가 지인 간 소규모 모임 증가 등의 일탈행위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신규 확진자 수는 크게 줄었지만, 가족·지인 간 감염 사례가 지속되는 배경이 '코로나 블루'와 '코로나 레드'의 영향 때문으로 판단한다.
 

시는 모임을 자제하고 '심리방역'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시 관계자는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중심으로 심리방역단을 운영 중이다. 상담이나 치료가 필요하면 24시간 내내 1577-0199로 전화해 심리지원을 받을 수 있다. 시민들이 코로나 블루에서 벗어나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온라인 문화 콘텐츠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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