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10329010004323

영남일보TV

  • 유영하 의원 “대구 되살리기, 누구보다 자신있어”
  • 전시관을 채운 그리운 목소리 … 김광석 사후 30주년 추모 행사

[CEO 칼럼] 혐오와 차별의 방아쇠, 그를 잠그는 과학과 인권

2021-03-30

2021032901001049300043231
김성아 사회적기업 〈주〉공감씨즈 대표

봄이다. 마음이 간질간질하다. 2월 말 시작된 백신 접종과 함께 조심스레 희망을 품어서일까. 백신 접종으로 집단 면역을 이루고 코로나19가 끝나야 여행도 가든지 말든지 할 것이니 숙박·여행업체 대표로서도 이 봄은 희망과 간절함의 시소를 타고 있는 듯하다.

집단 면역에 이르는 길은 오직 이른 시일 내 많은 사람이 백신 접종하는 속도전의 문제로만 여겨진다. 그러나 3월 초 경기도를 시작으로 서울시, 대구시 등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잇따라발표한 '외국인 노동자 대상 코로나19 전수검사' 행정명령은 집단 면역의 '집단'은 누구까지이며, K-방역의 근거 기반은 무엇이냐는 물음을 다시 던졌다.

서울시는 많은 이주인권단체와 각국 대사관 항의가 빗발치고 논란이 확산되자 시행 이틀 만에 행정명령을 권고로 바꿨다. 국가인권위원회는 3월22일 "행정명령이 이주민의 평등권을 침해하였는지에 대해 '헌법' '국가인권위원회법' '인종차별철폐협약' 등 국제기준, 유엔이 '각국의 방역 등 공중보건 조치가 차별과 인권침해로 연결되지 않도록 마련한 지침' 등을 근거로 검토하였고, 코로나19 감염가능성이 국적에 차이가 있지 않음에도 합리적 이유 없이 이루어진 행정명령은 외국인에 대한 차별적 조치로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다른 지자체들은 고수하였고 대구시는 외국인 근로자 신규 채용 시 진단 검사를 의무실시하라는 2차 행정명령까지 고시했다. 지난해 봄 대구는 '대구사람 병원 출입금지' 공고문 앞에서 울었다. 그 누구보다 차별의 아픔을 잘 아는 대구가 한발 더 나아간(?) 행정명령을 내렸다.

지자체들이 행정명령의 근거로 든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장이나 지자체장은 '감염병 의심자'에 대해 건강진단을 포함한 여러 조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감염병 의심자'를 규정한 제2조(정의)에 명시된 가, 나, 다 세 가지의 목 어디를 찾아봐도 감염병 의심자가 외국인 노동자로 이어지는 그 신묘한 법률 해석 적용 과정은 이해하기 어렵다.

또 하나의 현실적 우려는, 입국 외국인에 대해 '상호주의 원칙에 따른 국가별 코로나19 격리입원치료비 지원'이 상이한 데서 보듯이 이번의 행정명령과 같은 조치로 재외국민이 겪을 차별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미국, 호주, 유럽 등 서방국가에서 아시아인 대상 혐오범죄와 인종 차별이 증가한다는 뉴스들은 이러한 우려를 증가시킨다.

인종 차별은 외국에서나 빈번하고 심각하지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흔하지 않은 문제라고들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보듯이 인종주의의 가능성은 우리 안에 존재한다. '외국인 노동자'에는 어떤 외국인이 들어가는지 우리 스스로 물어보면 알 수 있다.

추적, 검사, 치료, 백신 접종 등 공중보건 조치는 과학과 인권을 두 중심축으로 삼아야 한다. 지금까지의 알려진 지식에 근거하는 과학, 그리고 헌법적 가치(헌법 제10조)인 개인의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이 두 축이다. "혐오는 늘 존재하며, 특정 '방아쇠'에 반응한다. 혐오와 차별이 나쁘다는 사실의 제시보다 새로운 프레임의 제시가 효과적일 것"(국가인권위원회 코로나19와 혐오의 팬데믹 빅데이터분석 용역 결과 보고서, 2020년 7월)이라 한다. 자칫 이번 행정명령들이 그 특정 방아쇠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김성아 <사회적기업 〈주〉공감씨즈 대표>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