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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왼쪽ㆍ74)이 프레스룸에서 할리우드 스타 배우 브래드 피트(오른쪽ㆍ58)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여우조연상 시상자로 나선 피트는 윤여정을 수상자로 호명했다.연합뉴스 |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은 배우 윤여정(74)은 올해 연기 55주년을 맞았다.
1966년 TBC 탤런트 공채로 시작해 김기영 감독의 '화녀'(1971)에서 보여준 파격적인 연기로 처음 주목을 받았다. 이후 다양한 장르와 각양각색 캐릭터들을 자신만의 개성으로 소화하며 탄탄한 필모를 구축해왔다.
윤여정은 그런 자신을 종종 '노배우' '생계형 배우'라고 표현한다. 70대인 현재까지 현역 배우로 활동하고 있고, 이혼한 뒤 홀로 두 아들을 양육하기 위해 다시 연기를 시작했으니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처럼 정력적으로 활동하며 성과를 이뤄낸 이는 찾아보기 힘들다.
1971년은 배우 윤여정에게 최고의 전성기였다. 여우주연상과 신인상 등을 안긴 영화 '화녀'는 물론 드라마 '장희빈'으로 인기와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1975년 가수 조영남과의 결혼과 미국행을 선택하면서 공백기를 갖는다. 여배우가 결혼하면 은퇴가 당연하던 시절이었다.
13년 만에 조영남과 이혼한 그는 복귀작으로 임상수 감독의 '바람난 가족'(2003)을 선택했다. 투병 중인 남편을 두고 공개적으로 불륜을 선언하는 시어머니 역이다. 다른 배우들이 고사했던 역할이지만 돈이 필요했던 윤여정이 선뜻 나섰고, 그간의 공백기가 무색하게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 영화로 임 감독의 눈도장을 찍은 윤여정은 이후 '그때 그 사람들'(2005) '오래된 정원'(2006) '하녀'(2010) '돈의 맛'(2012) '나의 절친 악당들'(2015) '헤븐:행복의 나라로'(2021) 등 그의 작품에 다수 출연하며 찰떡호흡을 과시했다.
이재용 감독과도 '여배우들'(2009) '죽여주는 여자'(2016)로 만났고, '하하하'(2009) '다른 나라에서'(2011) '자유의 언덕'(2014) '지금은 맞고그때는 틀리다'(2015) 등 홍상수 감독의 작품에도 여러 편 출연했다. 지난해 사랑받은 독립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감독 김초희)에는 노개런로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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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여정(사진제공=후크엔터테인먼트) |
TV 드라마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빛을 발했다. 김수현, 노희경 등 스타 작가들의 러브콜이 이어졌고, 통상 나이 든 여배우들이 떠맡는 '국민 엄마' 역할보다는 시대의 흐름에 맞는 역을 스스로 창조했다. '미나리'에서도 전형성을 벗어난 독창적인 한국 할머니의 모습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렇게 김수현 작가와는 1980년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사랑과 야망'(1987∼1988)을 시작으로 '사랑의 뭐길래'(1991∼1992) '목욕탕집 남자들'(1995∼1996) 등의 작품을 함께 했고, 노희경 작가와는 '거짓말'(1998)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1999) '디어 마이 프렌즈'(2016) 등으로 인연을 이었다.
최근에는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과 유머 감각으로 예능도 접수했다. 나영석 PD와 '꽃보다 누나'(2013)로 인연을 맺은 후, '윤식당'(2017∼2018) '윤스테이'(2021)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예능 프로그램을 이끌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2015년 배두나가 주연한 넷플릭스의 '센스8'과 현재 촬영 중인 애플TV플러스의 드라마 '파친코'까지 해외 활동도 왕성히 이어가고 있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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