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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대구 동대구로 대구경북디자인센터~MBC네거리, 노인에게 '가혹한' 구간

2021-05-07

횡단보도와 횡단보도 사이가 멀고
도로 중간에 일종의 '교통섬' 역할을 하는 화단
어르신들 쉽게 무단횡단 유혹 받을 수 있는 곳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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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대구 동대구로에서 무단횡단을 하다 고립된 어르신들을 경찰이 교통을 통제하며 대피시키고 있다. 그로부터 2년 뒤 동대구로에서 안타까운 교통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영남일보 DB


대구 동구의 왕복 10차로 규모(화단 포함)의 동대구로에서 '무단횡단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4일 오후 1시쯤 대구시 동구 동대구로에서 길을 건너던 80대 여성 A씨가 달려오던 SUV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보행자의 무단횡단이 사고 원인으로 추정되지만, 사고 발생 구간의 구조적인 문제점이 지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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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구 동대구로의 한 지점에서 건너편으로 건너기 위해선 성인걸음으로 약 9분 간 522m를 걸어야 한다. <네이버 지도 캡처>

동대구로의 대구경북디자인센터 앞 횡단보도부터 MBC네거리 쪽 횡단보도까지는 약 500m의 간격이 있다. A씨는 두 횡단보도의 중간지점쯤에서 맞은 편으로 길을 건너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정상적인' 방법으로 길을 건너기 위해선 출발지점에서 횡단보도를 거쳐 목적지까지 약 500여m를 걸어야 한다. 한 지도 앱에 따르면 이는 성인 걸음으로 9분 정도 걸리는 거리인데, A씨가 80대 노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보다 2배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그러나 무단횡단을 할 경우 도로를 가로질러 건너편 90여m만 걸어도 된다. 5배 이상 차이 나는 거리다.


사고가 난 구간은 횡단보도와 횡단보도 사이가 멀고, 도로 중간에 일종의 '교통섬' 역할을 하는 화단이 있어 어르신들이 쉽게 무단횡단의 유혹을 받을 수 있는 곳인 셈이다.


이 때문에 A씨가 길을 건넌 지점에 횡단보도가 있으면 불행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동대구로와 같은 주간선도로에선 200m 거리를 두는 조건에서 횡단보도를 설치할 수 있다. 단, 대구경찰청 교통안전시설심의회에서 주관하는 심의를 거쳐야 한다.


해당 구간의 문제점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6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동대구로의 횡단보도 간 이격거리가 상당하다는 판단 아래, 2015년 3월 심의가 이뤄졌다. 그러나 "도로 중간에 수목이 많으니, 이 나무들을 제거하고 나서 재상정을 하라"는 결과가 나오면서 흐지부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 당국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사망사고가 일어난 만큼 심의를 다시 받아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무 제거 등 조건이 충족되면 다시 이 안을 재상정하겠다"고 밝혔다. 동구청 측은 "대구경찰청 심의회에 이 안이 상정돼 논의될 수 있고, 대구시에서 사고 TF팀이 꾸려져 동대구로 보행자 안전 방안을 찾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횡단보도 설치'라는 결과가 도출될 것인지는 미지수이다. 동구청 관계자는 "횡단할 사람 수, 통과 차량 수, 교통소통 문제 등을 모두 검토해야 한다. 횡단보도 설치로 신호등이 촘촘해져 신호를 오인하는 착시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결과 등이 나오면, 보행자 교육이나 '무단횡단 금지' 현수막 게재 등으로 끝낼 수도 있다"며 "육교나 지하도 등 설치도 고려될 수 있지만, 이는 '차량 중심적'인 방법이라는 점에서 시대적 환경과 다소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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