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늪 조금씩 벗어나는 대구 공연계
![]() |
| 올해 열린 제15회 딤프 공식초청작 넌버벌 어린이극 '네네네'의 공연 모습. <딤프 제공> |
■2019~2021년 대구 지역 공연장 공연 건수(단위 : 건, 공연통합전산망 자료)
![]() |
◆백신 접종, 감염 주춤하면서 공연 늘어
지난해 대구지역 공연은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부침을 겪었다. 특히 지난해 2월 18일 대구에 첫 번째 확진자가 나온 이후 몇 달 간 대구 지역 공연장은 사실상 공연장 문을 걸어 잠갔다. 공연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해 3~5월 대구지역 공연장 공연 건수는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월별로 보면, 3월 2건, 4월 3건, 5월 4건이다. 6월부터는 조금씩 공연이 늘어나면서 8월 공연 건수는 44건에 이르렀다.
이후 무관중 공연을 하거나, 거리두기를 하면서 조심스럽게 공연을 진행했지만, 8월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공연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상황이 이어졌다. 이에 9월 공연 건수는 22건으로 줄었다. 연말을 맞아 공연이 늘어나는 듯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면서 크리스마스 콘서트, 송년음악회 등 연말 공연이 잇따라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공연 건수는 전년도(94건)의 70% 수준인 66건에 머물렀다.
올해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감염 규모가 안정화되면서 공연 건수가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2월 공연 건수는 각각 16건이었고, 3월 34건, 48건이었다. 특히 5월과 6월 공연 건수는 각각 70건·73건으로,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5·6월 공연 건수(26·59건)와 비교해도 크게 늘었다.
![]() |
| 지난해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2020 월드 오케스트라 시리즈' 공연을 앞두고 직원들이 공연장 좌석 간격 배치를 확인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
코로나19 감염상황이 안정화되면서, 공연장에는 대관 신청도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공연이 갑작스럽게 취소되거나 연기됐던 지난해와 다른 모습이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은 하반기 대관 일정이 꽉 찼다. 동구 아양아트센터도 지난 5월 대관 신청이 마감된 후에도 대관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수성아트피아 관계자는 "지난달 4차 대관 신청에 50건이 들어왔다. 직전 3차 대관 신청에 10건이 들어온 것과 비교하면 4배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내려가면서, 객석 운영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 칸 또는 두 칸 띄워 앉기를 해야 했지만, 개편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상 1단계에선 객석 운영에 제한이 없다. 지역 밴드들이 무대에 오르는 라이브 공연장도 여전히 스탠딩 공연을 할 수 없지만, 관객 수 제한은 없다.
이에 따라 대구문화예술회관의 경우, 오는 17일부터 전체 좌석을 모두 운영하는 공연이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를 좀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부분 공연장은 객석 운영 확대를 아직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거리두기 단계는 낮아졌지만, 당분간 전체 객석의 50~60% 수준만 운영하겠다는 게 대부분 공연장의 방침이다.
이는 미리 예매가 진행된 공연이라도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 전체 객석 예매를 한꺼번에 취소했다가, 거리두기 단계에 따른 방역 수칙에 맞춰 예매를 다시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거리두기 단계인 1단계에선 관객 수 제한이 없지만, 2단계부터 객석을 한 칸씩 띄워야 한다.
지역 공연장 관계자는 "트로트 공연 등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공연이 아니라면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객석 수가 줄고 수익이 달라지는 것 때문에 공연기획사의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소극장도 활성화 기대
대구지역 연극계도 코로나19에 따른 공연계 장기침체를 우려하면서도 하반기 공연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조심스레 드러냈다. 연극계 관계자들은 "아직까지 피부로 느끼는 변화는 없다"면서도 "하반기부터 공연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코로나19가 1년 넘게 이어지면서 방역수칙 준수에 대한 창작자와 관객들의 거부감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대구지역 극단 상당수는 하반기 공연을 늘릴 계획으로, 이에 따른 극장 가동률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남구 대명동의 A소극장은 올해 전반기 극장 가동률이 약 20%에 머물렀지만, 하반기에는 70%의 가동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인근 대명공연거리의 B소극장 역시 올해 상반기 예년 수준의 공연 횟수를 기록했으며, 하반기에는 더 많은 작품으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극단 처용 성석배 대표는 "코로나19가 2년 연속 이어지면서 지역 극단들이 위축된 상황인 데다, 최근 연극계에 대한 정부 지원마저 줄어 힘든 상황이라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은 물론 (하반기에는)전반기보다 많은 작품을 선보여 현재의 난관을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딤프' 지난해보다 작품 수 2배 늘어
5일 막을 내리는 제15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딤프)도 코로나19가 한창 확산했던 지난해보다 활발한 축제를 선보였다. 지난해 제14회 딤프는 코로나19 여파로 축제 역사상 최초로 가을인 10월로 개막을 연기했고, 축제 기간도 18일에서 10일로 축소했으며 총 9개 작품을 오프라인 무대에 올렸다. 또한 거리 두기 지침에 따라 전 공연을 객석의 30~50%만 활용했다.
반면 올해는 딤프 개최 시기가 다시 여름철로 돌아왔으며, 객석도 공연장 전체 객석의 50~60%가량을 운영했다. 또한 지난해 보다 두 배 늘어난 18개의 뮤지컬 작품을 오프라인으로 선보였다. 코로나19에 익숙해진 관객 반응도 달라졌다. 관객들은 발열 체크와 출입명부 작성 등의 방역 절차에 한결 익숙했고, 거리 두기 객석으로 표시된 좌석에 잘못 앉는 사례도, 그에 대한 항의도 전혀 없었다는 게 딤프 측의 설명이다.
딤프 박정숙 사무국장은 "여전히 코로나19로 인한 우려가 존재하지만, 딤프를 찾은 관객 모두가 방역 지침을 준수해 안전한 축제를 치러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임훈 기자 hoony@yeongnam.com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임훈
최미애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