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재호 전 달성중 교장 지도강사 도움
강일선씨 '그래도 삶은 아름답다'
이성희씨 '천천히 부드럽게'
정귀분씨 '솔잎 붓에 핀 향기'
주화식씨 '나의 인생 나의 길'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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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를 넘기자 채 마르지도 않은 인쇄향이 방금 오븐에서 구워낸 빵처럼 풋풋한 향기로 배어 있다. 60대 시니어들이 일생을 회고하며 파노라마처럼 펼쳐 놓은 진솔한 삶의 행적이 자서전으로 잉태돼 당당히 세상 밖으로 나왔다.
대구 달성군 북부노인복지관(관장 김흥수)은 지난해 6월부터 6개월간 어르신들의 자서전 쓰기 과정의 강좌를 개설했다
예재호(전 달성중 교장) 지도강사의 도움으로 자서전을 쓰는 방법, 실습, 실무 등을 익히며 과정을 마쳤다. 수강생 10여 명은 '기억을 만나다 그 첫 번째 이야기'란 공동 명제로 글쓰기에 참여해 그중 4명이 수개월의 산고 끝에 지난해 12월 자서전을 출간했다.
예재호 지도강사의 감수를 거쳐 320~450쪽 분량 4권의 자서전은 자신의 정체성을 새로이 발견해 삶의 질 향상에도 도움을 얻고 배움의 욕구를 가능케 한 기회를 제공했다고 한다. 또한 자서전 내용도 자화자찬과 미사여구로 보기좋게 분칠한 글귀와는 사뭇 다르다. 오롯이 때묻지 않은 명쾌하고 질박한 서술이 박옥혼금(璞玉渾金) 같은 진솔한 자기고백의 삶으로 고사란히 담겨 있다는 것이 많은 사람의 공통된 후일담이다.
다양한 색깔의 인생소회를 담은 자서전에서 강일선(여·66)씨의 '그래도 삶은 아름답다'는 "이제부터라도 남을 배려하는 삶을 살고 싶다"며 노년의 꿈을 소박하게 그렸고, 이성희(67)씨는 '천천히 부드럽게' 자서전을 통해 "나의 여생은 사회를 위해 작으나마 선행을 실천하겠다"는 자기 의지를 표출했다.
정귀분(여·69)씨는 '솔잎 붓에 핀 향기'에서 "이제껏 살아온 삶을 반추하며 문학과 사랑을 실천하는 뜻있는 삶을 영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주화식(69)씨는 '나의 인생 나의 길'에서 "이제부터는 새로운 각오로 살아 가면서 더 겸손하고 배려하는 자세로 삶을 살겠다"는 신념을 자기회한으로 담백하게 써놓았다
평상의 삶을 소재로 솔직하게 서술한 자서전에는 어르신들의 삶의 애환과 삶의 지혜가 그대로 녹아 있다. '노인 한 사람이 사라지면 도서관 하나가 없어지는 것과 같다'는 서양 속담에서 노마지지(老馬之智)의 교훈을 어르신들의 자서전에서 얻을 수 있다.
이번 시니어들의 자서전 쓰기의 특화된 프로젝트는 달성군 북부노인복지관에서 기획했고, 예재호 지도강사는 본사업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운영 기반을 구축하며 출간에 이르기까지 지도와 감수로 마무리했다. 더불어 시니어 자서전 쓰기 특화사업은 단발성에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 나갈 것이라고 한다.
글·사진= 이외식 시민기자 2whysik@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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