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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0일 오후 경북 구미시(갑) 당원협의회를 방문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이 대통령선거 경선 시작 전부터 '내홍'에 빠지는 양상이다.
당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가 이달 중 예비후보 토론회(18일, 25일) 등의 활동을 추진하면서 11일 각 후보 진영 또는 지도부 간 갈등까지 터져 나온 것이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작심한 듯 경준위의 활동을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토론회를 하거나 쪽방촌에서의 봉사활동은 경준위가 출범할 때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고 그런 것을 하겠다고 보고한 적도 없고 하라고 (최고위원회에서) 용인한 적도 없다"며 "하는 게 좋다고 쳐도 후보자가 참여하지 않는다고 비난에까지 이르니 후보자들 입장에서는 불공정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또 "경선 선거운동의 하나로 합동 토론회 또는 TV토론 등이 당헌·당규에 규정돼 있지만, 이는 선거관리위원회의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최고위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에서 경준위의 이같은 행보가 '윤 전 총장의 약점을 일부러 드러내겠다'는 의도로 오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윤 전 총장이 이준석 당 대표와 설전을 벌이고 있는 만큼, 경준위를 통해 견제에 나섰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친윤계' 인사인 정진석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남을 내리누르는 게 아니라 떠받쳐 올림으로써 힘을 기를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진정한 현실 민주주의"라고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말을 게시했다. 이는 당 주최 행사에 윤 전 총장이 잇따라 불참한 것을 두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이 대표를 겨냥한 메시지로 풀이됐다.
여름휴가 중인 이 대표는 정 의원이 글을 올린 지 약 두 시간 만에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반박에 나섰다. 이 대표는 "돌고래를 누르는 게 아니라 고등어와 멸치에게도 공정하게 정책과 정견을 국민과 당원에게 알릴 기회를 드리는 것"이라며 "돌고래팀(윤 전 총장 측)은 그게 불편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주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대권 주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경준위의 결정을 '독단'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경준위의 독단이 선을 넘었다"며 "경준위는 바로 경선 일정과 방식 등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이는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 대권주자 유승민 전 의원 캠프 측 김웅 의원과 오신환 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준위가 결정하는 사안을 최고위에서 손바닥 뒤집듯 하려는 의도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다만 윤 전 총장은 토론회를 문제 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떤 이슈나 방식의 검증 내지는 면접, 토론에 대해 당당하게 응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며 "(토론회 참여는) 당에서 공식 요청이 오고 캠프 측에서 얘기가 있으면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에 대한 비판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김태흠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 후보들의 군기반장 노릇을 자처하고 자신이 출연자인 양 본인 존재감을 높이는 데 혈안"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전국을 돌며 자기를 알리기에도 모자란 후보들을 이리저리 오라 하며 몇 번씩이나 소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총선 후보들도 이런 식으로 다루지 않는다"라면서 "심지어 당 대표가 나서서 대선 후보들을 직접 공격해 흠집을 내고, 어떻게 단점을 부각시킬지 방법 모색에 몰두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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