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화학과 교수 |
지구온난화, 미세먼지, 미세플라스틱 같은 환경위기와 관련된 말들을 자주 듣게 되면 막연한 부담감과 불안감을 느끼곤 한다. 인류는 어떠한 환경 위기를 겪었고 앞으로는 어떠할까. 역사를 보면 우리는 산업혁명 후 꾸준히 환경 위협에 노출되어 왔지만 지금까지 슬기롭게 잘 극복해 왔다. 즉 기술과 삶의 형태가 바뀌면서 인류는 환경 측면에서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여 왔고 또한 마주친 문제들을 새로운 기술이나 규제를 통해 잘 해결해 왔다. 그러나 한 문제가 해결되면 곧 또 다른 새로운 숙제가 주어졌다. 예를 들어 산업혁명으로 인해 런던형 스모그가 덮쳐 많은 사람이 죽고 템스강이 심하게 오염되었으나 현재 런던은 환경적으로 우수한 도시로 거듭났다. 덜 정제된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산성비와 적절한 정제 없이 배출된 다양한 폐가스로 대기의 높은 질소산화물 농도도 큰 걱정거리였으나 이제는 거의 해결되어 심각한 상태는 아니다. 한동안 성층권의 오존층 파괴로 인한 지구로의 자외선 유입이 큰 걱정이었으나 프레온 가스의 규제 등으로 파괴된 오존층이 현재는 상당히 복구되고 있고 앞으론 과거의 기억이 되리라 기대된다.
최근에는 대기의(먼 성층권이 아닌) 오존 농도 증가로 오존 경보를 들을 때가 있고, 종종 미세먼지로 큰 고통을 받고 있어 언제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냐는 걱정을 한다. 그리고 강물, 바다, 해산물, 대기 등에 널리 분포하여 우리가 본의 아니게 섭취하게 되는 미세플라스틱이 인류에 어떤 위협이 될지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산화탄소와 지구온난화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근시일 내에 특단의 조처를 하지 않으면 몇십 년 후에는 인류가 살 수 없는 아주 심각한 상황이 될 수 있다. 지구온난화는 인간의 삶의 방식을 완전히 바꾸지 않고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단순히 많은 나무를 심고 쓰레기를 재활용하고 친환경적인 생활을 해도 현재의 많은 인구와 삶의 방식으로는 지구온난화는 풀 수 없다. 모든 사람이 아무리 비용이 높더라도 이산화탄소 발생이 적은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이산화탄소가 대기로 배출되지 않도록 하고 이산화탄소는 다른 유용한 물질로 변환·활용할 때 지구온난화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지구온난화, 미세먼지, 미세플라스틱과 오존 같은 말을 더 이상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오면 우리는 또 어떠한 환경문제를 맞게 될까. 어쩌면 비관론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몇십 년 후 인간이 살 수 없는 세상이 올지도 모르지만.
경북대 화학과 교수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