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겨울준비 분주
![]() |
| 이마트24가 김장철을 맞아 '피코크 조선호텔 포기김치'를 판매한다. 신세계그룹 제공 |
갑작스러운 비 소식과 함께 가을이 물러가고 이른 추위가 찾아와 월동 준비에 나서는 이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이제 막 가을 패션을 즐기려던 이들은 다시금 옷장을 열어 겨울옷을 꺼내고 있고, 각 가정에서는 김장을 준비하기 위해 분주하다. 유통업계도 저마다 고객 입맛에 맞는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대형마트 및 편의점은 먹거리 경쟁력, 백화점은 겨울 패션 경쟁력을 강화해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날씨변화에 따라 김장준비도 분주
백화점·대형마트 잇따라 배추 확보
산지계약재배로 저렴한 가격에 판매
이마트24선 호텔김치세트 판매 눈길
삼립, MZ세대 입맛 잡을 제품 출시
로제·민트초코호빵 등 대박 터트려
◆'금(金)추' 조짐에 가격 경쟁 붙은 절임배추…간편식 김장 키트도 인기
가격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으로 4인 가족 김장비용을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면 31만 원, 대형마트에서 구매하면 35만7천원이 들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핵심 재료인 배추와 일부 부재료 가격은 올랐지만 전체적인 비용은 적게 들어가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지난해 김장 비용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이었던 고춧가루 값이 크게 내려갔기 때문이다.
주재료인 배추의 경우 무름병 피해와 늦가을 기습 한파 등으로 가격이 크게 올랐다. 배추 1포기당 가격은 5천500원으로 지난해보다 약 38% 급등했다. 양념류 중에서는 마늘과 소금 등 가격이 올랐지만 고춧가루 가격은 크게 떨어졌다. 고춧가루 3㎏ 기준 가격은 8만~10만800원으로 지난해보다 25~33% 하락했다. 생강도 공급량이 늘면서 가격이 내렸고, 새우젓과 멸치액젓 등도 코로나19에 따라 각종 축제 및 행사가 취소되면서 수요 감소에 따른 가격 하락을 보였다.
이에 각 대형마트 등에서는 급등하는 배추 가격을 잡아 고객을 끌어들임과 동시에 김장에 필요한 각종 재료를 함께 팔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 10일까지 절임배추 사전예약 행사를 진행하며 발 빠르게 고객 선점에 나섰다. 이마트는 5개월 전부터 경북 문경과 전북 고창 등 전국 주요 배추산지에서 계약재배를 통해 물량을 확보해 왔다. 절임배추임에도 불구하고 배추 소매가보다 저렴하게 시장에 내놓을 수 있었다. 특히 이마트는 지난해 절임배추 물량 1만 상자를 3일 만에 완판하며 김장 트렌드 변화를 확인한 뒤 올해는 물량을 대폭 늘려 3만5천 상자를 준비했다.
롯데마트는 산지 피해가 비교적 적은 전남 해남산 배추 물량을 사전 확보해 장바구니 물가 부담 낮추기에 나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절임배추 사전예약 물량을 125% 확대해 판매하고, 무 역시 72% 물량을 늘려 11월 중순부터 다양한 김장채소를 부담 없는 가격에 제공할 방침이다.
편의점업계도 김치 시장에 뛰어들었다.
세븐일레븐은 대용량 포장김치뿐만 아니라 1~2인 가구를 위한 소포장 별미김치, 프리미엄 김장 재료 등 11종 판매에 돌입한다. 배우 김수미표 레시피와 양념을 활용한 김장 김치, 황태채를 넣은 강원도식 황태포기김치, 얼갈이 열무김치 등이 대표적이다.
이마트24도 김장철을 맞아 '피코크 조선호텔 포기김치' 판매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다음 달 15일까지 전국 매장을 통해 '조선호텔 포기김치'와 '포기김치+열무김치' '포기김치+총각김치' 등 총 3종 상품을 주문 판매한다.
코로나19 기간 늘어난 가정간편식(밀키트) 수요 트렌드도 눈에 띈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3일까지 김장 키트 판매가 지난해 대비 3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4인용으로 구성된 김장 키트는 이미 만들어진 양념을 절임 배추에 채워 넣기만 하면 돼 편리하면서도 직접 만드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
| SPC삼립이 성수기를 맞아 역대급 매출을 기대하고 있는 호빵. SPC삼립 제공 |
◆겨울철 대표 간식 벌써 찾는다
11일 SPC삼립에 따르면 겨울철 대표 간식으로 자리 잡고 있는 '삼립호빵'은 지난 10월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특히 지난 달 말 출시한 '로제호빵'과 '민트초코호빵'은 출시 열흘 만에 40만개가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로제와 민트초코는 'MZ(밀레니얼+Z)세대'가 선호하는 대표적인 간식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추위와 다양한 이색 호빵으로 깜짝 매출 성장을 이룬 SPC삼립은 호빵 성수기인 12월이 다가오면서 역대급 매출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1970년 처음 호빵을 출시한 원조격인 SPC삼립은 수십년째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닐슨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호빵 시장에서 SPC삼립이 89.6%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든든한 한 끼 대용 어묵 상품도 매출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11월 들어 즉석 어묵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3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철 대표 간식인 호빵과 군고구마 매출도 같은 기간 덩달아 늘어나는 등 이른 한파로 겨울철 대표 간식을 찾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고객 수요를 감안해 세븐일레븐은 프리미엄 수제어묵 전문 브랜드 '고래사어묵'과 손잡고 어묵 간편식 상품을 출시한다. 한 끼 식사로 손색없는 어묵탕 도시락을 비롯해 인기 어묵 4종을 담아낸 어묵우동 등이 대표적이다.
◆겨울패션 공들이는 백화점 업계
일찍 찾아온 추위로 겨울이 길어질 조짐을 보이면서 백화점들은 겨울 패션 상품 판매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12일부터 전국 16개 점포에서 해외패션 브랜드의 가을·겨울 시즌오프 행사를 진행한다. 총 180여 개의 남녀 수입 의류 및 잡화 등 해외 패션 브랜드가 참여하고, 정상가 대비 10~50% 할인해 판매한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겨울이 지난해보다 추울 것으로 보고 패딩 및 코트 등 외투 물량을 약 20% 늘릴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노스페이스 화이트라벨과 손잡고 '노벨티 눕시' 한정판 패딩을 단독 판매 상품으로 내놨다. 노벨티 눕시 패딩은 지난해 한정 판매를 통해 2배 이상의 재판매 프리미엄이 붙을 정도로 MZ세대의 인기를 끌었던 상품이다. 이 같은 인기에 해당 패딩은 1인당 두 벌씩만 살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김형엽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