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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생각의 병' 조현병

2022-01-04

흐트러진 생각의 현 조율한다는 의미
피해망상·환청 등이 대표적인 증상
좋은 치료약 더 많이 나오는 한 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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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호순〈곽호순 병원장〉

조현병을 앓고 있는 분에게 "당신은 무엇 때문에 입원하였다고 생각합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이 질문에 "내가 입원을 한 것은 공경하고 사랑하고 이에 내빈들을 찾는 데에 있어서는 물질문명의 강경책을 응용하며, 정서를 만끽하는 대응책을 구현해서는 반드시 불의를 산출하게 됩니다. 그리고 산업화한 민족주의자는 청결해야 하며 정통성이 없는 해결은…. 그런 것들에 있어서는 정관이 무너집니다. 그러므로 주입을 기도해 현실감각의 부딪히는 그 순간까지 협동정신으로 기개를 펴나가야 할 것입니다"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이분의 대답은 생각의 흐름이 심하게 헝클어져 있고 문장의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질문에 적절한 대답도 아니며 사용하는 단어들도 서로 어울리지 않고 문맥에 맞지 않습니다. 뜻이 정확하게 전달이 되지 않으며 처음에 의도했던 것과 달리 생각이 엉뚱한 곳으로 가 있습니다. 매우 헝클어져 있고 혼란스러운 생각입니다. 이렇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조현병을 앓고 있는 사람만이 가능합니다. 조현병은 '생각의 병'이기 때문입니다.

조현병은 과거에는 '정신분열증'으로 불렸습니다. 정신이 분리된다는 의미로 그렇게 불렸습니다. 이 병은 역사가 매우 깁니다. 먼 과거부터 있어 왔고 우리가 '정신병'이라고 두려워했던 제일 대표적인 병이 바로 이 병입니다. '정신분열증'이라는 말이 너무 부정적이고 어두운 상처가 많아서 앞으로는 '조현병'이라는 이름으로 고쳐 부르기로 했습니다.

'조현'이라는 말은 현악기의 줄을 조이거나 풀어서 원하는 높이의 음으로 맞추는 것을 의미합니다. 생각의 줄을 조절하여 흐트러진 생각이 조화롭게 조절이 되고 다른 생각들과 어우러져서 아름다운 화음을 낼 수 있도록 만들어가야 한다는 의미로 '조현병'이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이제 정신병이라는 어두운 의미와 그리고 치료할 수 없다는 좌절과 무섭고 두렵다는 편견들을 가진 '정신분열증'이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대신 조절이 가능하고 새로운 치료법을 기대하고 조금은 삐걱거리는 화음이 있더라도 같이 더불어 살아갈 희망을 품은 '조현병'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야 합니다.

조현병은 매우 다양한 증상을 나타내는 병입니다. 현실에 맞지 않고 전혀 엉뚱한 생각을 하는 것을 '망상'이라고 하는데 이는 조현병에 흔히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망상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 안타깝게도 조현병에서는 '피해망상'이 가장 많습니다. 그래서 피해망상을 가진 조현병 환자들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두려워하고 피합니다. 친구도 피하게 되고 직장 동료들도 피하게 되고 가족들과의 관계도 피하게 되면 결국 사회적으로 위축이 되고 자기 역할을 수행할 수 없게 됩니다. 또 조현병에서 흔히 보는 증상으로 '환청'이 있습니다. 환청은 외부에서 청각의 자극이 없는데도 마치 실제 소리처럼 무엇인가 들리는 현상을 말합니다. 혼자만 듣는 소리이지요. 이 소리는 대부분이 자기에게 나쁜 말을 하는 것 같습니다. 비난하는 소리, 간섭하는 소리, 은근히 비꼬는 소리, 꾸짖는 소리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환청이 들리는 조현병 환자들은 대부분 기분이 좋지 못합니다. 친구와 대화를 하다가도 환청이 들리면 전혀 엉뚱한 말을 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중얼거릴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혼자 실없이 웃을 수도 있고 혼자 화를 내기도 합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 눈에 기이하고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드러나는 증상들을 양성증상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감정이 둔하거나 말이 적고 아예 표현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치 우울증처럼 의욕도 없고 흥미도 없어 보이며 지능이 떨어져 보이는 것 같은 증상들도 나타나는데 이를 음성증상이라고 합니다. 음성증상이 더 걱정되는 증상입니다. 이렇게 여러 증상들을 나타내는 병이 바로 조현병입니다. 조현병을 치료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 왔습니다. 덕분에 지금은 조현병의 치료약들이 많이 개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미흡합니다. 조현병을 앓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치료법이 더 개발되기를 기대하는 그런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곽호순 〈곽호순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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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호순 곽호순 병원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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